2018/11 8

대한민국 법률가 역사에 정의는 있었는가 -김두식의 <법률가들>을 읽고-

대한민국 법률가 역사에 정의는 있었는가 -김두식의 을 읽고- 김두식, 또 하나의 문제작을 낳다와우! 이런 책이 나오다니.... 신간 소개기사를 보자마자 주문을 넣었더니 저녁 늦게 책이 도착했다.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이 책의 진가를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만시지탄! 어찌하여 이런 책이 오늘에야 나왔던가. 이 나라의 법률가들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두 말 할 것 없이 시간을 투자할만한 책이다. 2018년 겨울 문턱에 들어서면서 나온 문제작, 김두식 교수의 (창비)이다. 김두식은 이제 이 시대가 낳은 빼어난 문장가 중 하나라고 부를만하다. 그는 을 비롯해 몇 권의 책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법률가 작가다. 특히 전작 은 특권의식으로 가득 찬 대한민국 법률가들을 이해하..

이들이 있기에 나는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

이들이 있기에 나는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 -이 시대의 작은 영웅들- 내가 이 공간을 수년간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무리 보아도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무시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글을 보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오프라인에서 만나다 보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동시대를 함께 산다는 게 어찌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내킨 김에 생각나는 대로 몇 사람을 열거해 본다. 본인들이 이 글 보면 부끄러워할 것 같아, 신상은 밝히지 않고, 그저 영문 알파벳으로 소개한다. .A 선생. 지방 고등학교 영어 교사. 포스팅하는 글마다 수백 명의 친구들이 열광적으로 ‘좋아요’와 댓글을 단다. 왜 그럴까 호기심이 생겨 유심히 읽어보았더니 그럴만하다. 그의 어린 ..

신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한다는 것, 그것은 어쩜 기적이다

신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한다는 것, 그것은 어쩜 기적이다 (위) 1990년 변호사 1년 차 시절. 서초동 정곡빌딩 사무실에서. (아래) 1990년 가을 개인 사무실을 내고 작은 개업식을 하는 장면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제자들이 법률사무소를 내고 있다. 아마 그들 대부분이 사무실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고객이 찾아와 사건을 상담하고, 적정 수임료를 책정한 다음, 사건의뢰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잘 생각하면 신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어떤 사건이든 당사자에겐 중요하지 않은 사건이 없다. 그 사건은 당사자에겐 생명과 재산 그리고 명예와 관련이 있다. 일생일대 가장 큰 시련일지 모른다. 그래서 자기를 도와 줄 변호사를 찾아,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

사립유치원 논란에 관한 간단한 소견

사립유치원 논란에 관한 간단한 소견 . 사립유치원을 둘러싸고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이 문제가 잘 안 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유치원 운영자들이 갖고 있는 ‘사립유치원의 성격’에 대한 오해이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큰 돈 들여 유치원을 만들었으니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자율적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유재산이니 국가가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사립유치원=사설학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립유치원은 우리 법(유아교육법)상 학원이 아니라 학교다. 돈을 벌기 위한 사설학원이 아니라 육영이라는 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이란 말이다. 때문에 공공성이 강조되며 국가로부터 설립과 운영에서 감독을 받는다. 더욱 유치원 교육은 국가(지방자치단체 포함)가 비용을 부담하는..

로스쿨을 지원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로스쿨을 지원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 이제 로스쿨 입시철이다. 전국의 만여 명 가까운 소위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법조인이 되겠다는 각오로 로스쿨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시즌이 지나면 2천 명 신입생들이 로스쿨에 들어 와 법률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솔직히 요즘 로스쿨 들어오겠다고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선뜻 도전해 보라는 말을 못한다. 로스쿨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가 그들의암울한 미래와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로스쿨 교육을 통해 유능한 법률가를 만들어내긴 어려운 구조다. 그들이 그곳에 들어오면 십중팔구 실망하고 후회하게 되어 있다. 로스쿨을 졸업해도 그들 앞엔 수없이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결코 꽃길은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로스쿨에 들어와 법률가로 양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쾌락주의자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쾌락주의자 요즘 방송국 섭외가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여러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니 그 관련 방송토론에 나를 초대하고 싶단다. 지금도 모 방송국 작가가 문자를 보내 왔는데 아무래도 그런 요청일 것 같다. 나는 이런 요청이 올 때마다 대부분 거절한다. 얼굴 팔고 다닐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얼굴 내밀지 않아도 언론엔 이미 내 이름이 꽤 많이 나갔다. 페북 영향력이 대단해 이곳에 글 쓰는 것만으로도 내 입장은 충분히 언론에 전달된다. 포탈에 내 이름을 쳐보시라, 내 이름 들어간 기사가 셀 수 없이 많다. 사실 내가 마음만 먹었다면 지금쯤 대중적으로 상당히 유명한 사람이 되었을지 모른다. 이십 수 년 전 모 방송국에서 토론 프로를 만들면서 사회자로 나를 섭외했다. 그 요청을 받고 며칠..

행복에 대한 단상

빈센트 반 고흐, 첫 발을 뜨는 아기, 1890. 여기의 세 사람은 어느 누구도 나만의 행복은 없다. 모두가 행복해야 행복이다. 남자는 섹스를 할 때, 상대가 극적 쾌감을 느끼는데서, 절대적 만족을 느낀다. (아마 이것은 여자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한다.) 남자의 오르가즘은 생식기의 마찰에서 오는 물리적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상대가 나 없이는 죽을 것 같은 극한의 갈망을 표현할 때 대뇌를 통해 느끼는 지극한 충족감이다. 따라서 나의 행위를 통해 상대를 즐겁게 해 주지 못한다면, 그것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쾌감은 사실상 없다. 만일 그것을 통해서도 무언가 쾌감을 얻는다면 그것은 동물적 배설이 가져오는 신체적 변화에 불과하다. 나는 그런 섹스를 배격한다. 인간의 행복도 따지고 보면 섹스와 마찬가지다. ..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 아래 본문은 3년 전 이곳에 올린 글이다. 오늘 아침 어느 페친이 이 글을 읽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보게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어느새 3년이 지났는데...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 왔는가. 잠시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 ------ . 조용한 일요일 아침이다. 이 적막한 시간과 공간에 감사하자. . 어젠 길게 산책했다. 평소 만보 걷기가 일상이지만 그 두 배를 훨씬 넘겼다.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가끔은 벤치에 앉아 메모도 했다. 그 메모했던 것을 여기에 옮긴다. . 내가 대학으로 직장을 옮긴 지 어느 새 9년. 나름대로의 꿈이 있었다. 진리를 추구한다는 꿈 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대학에서의 꿈은 이런 것이었다. . 1. 대학은 단순한 기능을 연마하는 곳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