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선언이란 무엇인가 -제70주년을 기념하며-

세계인권선언이란 무엇인가
-제70주년을 기념하며-

오늘은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입니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이 선포한 세계인권선언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정도는 알고 있지만, 세계인권선언이 정확히 어떤 것이고,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해 묻는다면, 제대로 답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오늘 기념일을 맞이해, 제가 잠시 설명 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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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의 영어 명칭은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입니다. 직역하면 ’인권에 관한 보편선언‘입니다. 명칭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인권‘(human rights)이란 단어와 ’보편적‘(universal)이란 단어입니다. 이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인권)는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universal은 universe ’우주‘에서 나온 말이니, ’우주적‘ 혹은 ’모든 곳‘이란 뜻임)는 것입니다. 즉 세계인권선언은 인간이라면, 그가 누구든지(no matter who they are), 그가 어디에서 살든지(no matter where they live), 인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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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영구적인 국제평화를 위해 유엔이란 국제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유엔은 창설 직후 국제평화는 인권보장과 직결됨을 인식하고 인권에 관한 인류사회의 (보편)원칙을 선언하기로 합니다. 그 선언은 유엔 창설 직전 사망한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부인 엘리노어 루즈벨트 여사가 중심이 되는 위원회(UN Commission on Human Rights)가 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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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회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인권원칙과 인권 리스트를 선언문 속에 넣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세계는 넓고 문화는 다양하니까요. 더군다나 많은 국가는 종교에 의해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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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은 각각의 지역과 종교 문화권을 대표하는 이들이 초안 작성에 참여했습니다. 유럽과 기독교(유대교 포함)를 대표하는 프랑스 학자 르네 카생, 아랍권과 이슬람을 대표하는 레바논 외교관 찰스 말리크, 아시아와 유교를 대표하는 P.C. 창(장팽춘)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그러나 초안작성에 가장 큰 공로를 세운 이는 당시 유엔사무국의 인권국장이었던 캐나다 출신의 존 험프리임). 선언 작성 과정에는 유네스코도 참여했습니다. 이 기구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에게 선언에 들어가야 할 인권원칙과 인권 리스트가 무엇인지 물어 보았고, 거기에서 공통분모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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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은 선포 후 세계인권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엔의 지도원리가 되었고 세계 각국의 헌법 등 권리문서에 선언내용이 들어갔습니다(우리 헌법은 세계인권선언 선포 직전에 제정되었지만 그곳에 규정된 기본권은 세계인권선언의 인권 리스트와 놀랄 만큼 유사합니다.). 유엔은 이 선언 뒤에 그 주요 내용을 국제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인권조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성과가 1966년 만들어진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A규약)과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 입니다. 이 두 조약은 세계인권선언과 함께 국제인권법의 ’권리장전‘(Bill of Rights)라고 불립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이들 인권규약을 가입·비준함으로써 두 규약은 이미 우리 국내법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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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세계인권선언은 국제법적으론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이 아닌 ’선언‘에 불과하지만, 20세기에 국제사회가 만든 가장 중요한 인권문서임이 틀림없습니다. 영국인들에게 최고(最古)의 인권문서가 마그나 카르타라면, 온 인류에게 최고(最高)의 인권문서는 세계인권선언입니다. 바로 오늘이 그 탄생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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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하는 영상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든 것으로 세계인권선언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내국인과 외국인,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모든 사람들이 세계인권선언에서 규정한 인권 리스트를 소리 내 읽어주고 있습니다. 한 번 시간 내 음미해 보십시오.

https://www.youtube.com/watch?v=DPFvH6UoiJs&feature=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