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2025대선

싱가포르에서는 윤석열이란 정치인이 나올 수 없다

박찬운 교수 2025. 4. 25. 08:31

싱가포르에서는 윤석열이란 정치인이 나올 수 없다

-정치 지도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12. 3 내란 이후 오늘까지 일어난 상황을 냉철하게 뒤돌아보면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윤석열이란 사람의 존재다. 대통령이란 막중한 자리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그의 정신 상태가 직접적 원인이다.


윤석열은 탄핵당하고 사저로 돌아오면서  "대통령 5년 하나 3년 하나…다 이기고 돌아왔다" 는 말을 남겼다.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 국가의 최고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쫓겨난 자가 환하게 웃으며 자신이 승리했다고 말하는 것은, 정신 승리라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탄핵 재판과 내란죄 재판 과정에서 이미 만천하에 밝혀진 사실을 반복적으로 부정하며 뻔한 거짓말을 서슴없이 해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변명이나 전략이 아니라, 현실 부정과 책임 회피가 체화된 성격적 결함이자, 정신적 건강 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그의 정신 상태로 보아서는 그는 애당초 어떤 정치도, 어떤 정책도 감당할 주체가 아님이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내란 사태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을 살렸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이 윤석열이란 인간의 됨됨이를 여실히 알고 그를 자리에서 쫓아내 역사의 전환점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야기를 바꾸어 요즘 유튜브를 보니 한 동영상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많이 시청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총리로 취임한 로렌스 웡 총리가 최근 한 강연에서 글로벌 불확실성과 분열의 시대 속에서 싱가포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내용이다. 나는 이 연설의 내용보다 그의 당당하고 지적인 연설에 매우 감동을 받았다. 저런 사람이 싱가포르를 이끌고 가니 세계 최고의 강소국 싱가포르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을 보면서 나는 우리 한국 정치인의 모습, 윤석열과 그의 추종 세력이 오버랩되었다. 트럼프가 망치고 있는 세계 질서에 대응하는 싱가포르와 우리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자는 게 아니다. 그것보다는 정치인 개인의 수준 비교다. 어떻게 싱가포르에는 저렇게 정돈된 마인드의 스마트한 정치인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싱가포르는 유능한 정치인, 유능한 공무원이 앞장서 세계 최고의 강소국을 만들었다. 그럼 유능함이란 공부만 잘하고 머리만 좋으면 되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하면서 싱가포르 헌법을 읽어보니 주목할 만한 조문 몇 개가 발견되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자격 요건과 관련된 조문이다.


싱가포르 헌법 제17조와 제19조는 대통령의 역할을 국가의 재정을 보호하고 공공 서비스의 청렴성을 지키는 것으로 규정하며, 이 책임을 수행할 인물은 반드시 정직성(integrity), 훌륭한 성품(good character), 좋은 평판(good reputation)을 갖춘 자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제45조는 정신적으로 불건전(unsound mind)하다고 확인된 국회의원, 대통령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고 규정한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지도자의 정신적 건전성과 품성, 평판을 법적으로 자격 요건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사회에선 윤석열 같은 사람은 언감생심 지도자의 꿈을 꿀 수가 없다.


국가 지도자는 정직성, 훌륭한 성품, 좋은 평판을 갖추고, 정신적 안정성과 책임감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품격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다. 나는 대한민국에도 싱가포르와 같은 정치 지도자의 자격 요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만간 헌법 개정 시에 우리도 이런 규정을 넣자. 선거 절차에서 이런 최소한의 정신적 건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내 말을 사상 검증하자는 것으로 오인하면 안 됨!). 그리하여 우리 역사에 윤석열 같은 이가 더 이상 지도자로 나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보자. (2025.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