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넘치고 행동은 과소한 시대-'서준식의 생각'을 넘기면서- 갑자기 서준식이 생각난다.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분명 이 땅의 어느 곳에서 변화무쌍한 대한민국을 바라보면서 깊은 시름을 하고 있을 텐데, 소식을 모르고 산지 십 수 년이 넘었다. 서준식? 이젠 많은 사람들 머릿속에서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인권운동가. 그러나 내 기억 속엔 언제나 진실하고 신념에 가득 찬 사람으로, 입이 아닌 근육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절절히 보여준 사람으로 남아 있다. 잊혀져가는 그를 끌어내기 위해 이젠 그보다 더 유명해진 두 형제를 먼저 소개하자. 서준식의 형 서승. 한국에서 오랜 세월 동생 준식과 함께 비전향 장기수로 감옥 생활을 했다. 1990년 출옥해 일본으로 돌아가, 교토의 명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