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소설 3

눈카마스

소설 아닌 소설(4)눈카마스 1. 6월 4일 저녁이 다가온다. 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매년 이날 저녁 7시가 되면 성당을 찾는다. 저녁 미사를 보면서 추모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었다. 그를 추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그 약속을, 나는 오늘도 지켜야 한다. 성당의 종소리가 들린다. 나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2. 1995년 6월 7일 아침이었다.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어, 이게 뭐야. 김수상? 어디서 들어 본 사람인데...” “여보, 누구? 김수상이 뭐하는 사람이야”“아ㅡ ” 내 입에서 장탄식이 터졌다.그날 조간 맨 뒷면 사회면에는 이런 기사가 1단으로 나와 있었다. “김수상, 27세, 대전..

SNS 소설 2015.09.27

밤 하늘 빛나는 별이 되어

소설 아닌 소설(5)밤하늘 빛나는 별이 되어 1. “박변호사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이도 기뻐할 거예요. 생전에 제일 좋아하는 선배님이셨잖아요.” “당연히 제가 와서 술 한 잔 올려야지요. 그 친구 살아 있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만나지 못했어요. 그게 아쉽네요. 제수씨, 꿋꿋하게 살아야 합니다.” 내 사랑하는 후배 김성동이 간지 1년이 되었다. 평상시라면 혼자서 술을 마시는 내가 아니지만 오늘은 예외다. 나는 소주 한 병을 시켜 놓고 한 잔 또 한 잔을 비운다. 김성동!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향기가 나는 사람이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할 줄 모르는 의지의 사나이였다. 낭만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고통 속에서도 사랑의 연가를 불렀고, 도망가는 여인을 붙잡아 기어코 그녀의 손가락에 언약의 ..

SNS 소설 2015.09.27

야곱의 씨름

소설 아닌 소설(2) 야곱의 씨름 #1 나는 그 해가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출발은 좋았지만 그것은 뒤이어 발생한 사건에서 내가 받을 고통을 배가시키려는 짓궂은 신의 장난이었다. 그 해를 피할 수만 있었다면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리 했을 텐데... 하지만 그 운명은 유유히 내 인생 한 가운데로 걸어왔고, 나는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것은 마치 야곱이 하느님과 벌렸던 한 여름 밤의 씨름판이었다. #2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이 밝았다. 2월 초 어느 날 사무장 권충석이 화급히 노크를 하며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변호사님, 이겼습니다. 재판부가 원고 청구 대부분을 인용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변호사 생활 10년 만에 드디어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한 해 전..

SNS 소설 201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