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 7

어머니

어머니 19년 전 이맘 때. 어머니는 생을 마감했다. 68세. 가시기엔 너무 이른 나이였다. 평소 건강한 분이라 일찍 가실 것을 누구도 예상 못했는데... 암 판명 6개월 만에 세상을 뜨셨다. .다행히 돌아가시는 순간 나는 어머니 옆에 있었다. 지금도 그 상황이 선하다. 사람이 숨이 끊어질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함께 있던 누이가 그것을 보자 쓰러졌다. 나는 누이를 업고 한 층 아래 병원 응급실로 뛰었다.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온 것이다.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모습이 누이에겐 크나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39살 팔팔했던 나는 어느새 중년이 되었다. 이제 반백을 넘어 올백이다. 아이들도 컸다. 주변 환경도 많이 변했다.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각났다 사라진다. .오늘 나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

수소경제에 관하여

수소경제에 관하여 최근 수소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다. 다만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수준이 높지 않다. 이 페북 공간마저도 그 논의는 막 시작된 느낌이다. 전문가들의 글들이 가끔 보이지만 혼란스런 상황을 정리해 주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수소경제가 그 일부에 불과한 수소 전기차 논의로 축소되어 갑론을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본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해하는 수소경제는 이렇다. .수소경제의 개념 1. 정부가 이야기하는 수소경제란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구조를 말한다. 즉 화석연료 중심의 현재 에너지..

페이스북의 한계, 우리는 진실한가?

페이스북의 한계, 우리는 진실한가? 6년 동안 이곳에 들어와 글을 쓰고, 남의 글을 읽었다. 덕분에 많은 친구를 갖게 되었다. 가끔은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이곳에서 하지 못한 대화를 이어나간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얼마나 삶의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들의 삶은 명과 암이 공존한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얼마나 이 둘을 진실 되게 말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니 이곳에서 만나는 친구들의 ‘삶의 글’은 대부분 밝은 모습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친구들이 가족들과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맛집 기행을 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책과 영화를 본다. 우리는 그런 글과 사진을 보며 부러움을 표시하고 찬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 행복한 인생이여!..

정국에 대하여 한 마디

정국에 대하여 한 마디 점점 정국이 어려워져가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가 반 토막 났다. 믿을 수 있는 수치인지 모르지만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리 수로 좁혀졌다. 이렇게 가다가는 내년 총선을 기대할 수 없고, 만일 그런 사태가 온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꿈은 영영 우리 손을 떠나게 된다.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참으로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이 같은 상황은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국회의 정치지형이 바뀌지 않았다는 데에서 근본적으로 기인한다. 2017년 5월 정권이 교체된 후 대통령은 수도 없이 개혁을 시도했지만 어느 것도 국회 문턱을 제대로 통과한 게 없다. 자한당은 이번 5.18 망언 파문에서 더욱 분명해졌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공당..

경찰개혁에 관하여

경찰개혁에 관하여 검경 수사권 조정청와대가 추진하고자 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의 기본방향은, 수사기소 분리원칙 아래, 수사는 원칙적으로 경찰이 담당하고(모든 사건에 대한 경찰의 1차적 수사권 및 1차적 수사 종결권 인정), 검찰은 직접수사를 최소화하고(검사의 직접 수사를 일부 사건으로 한정) 경찰수사에 대한 보완적 수사를 하며(검찰송치 후 2차적 수사권),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폐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정을 가로막는 두 가지 상황이 존재한다. 이것이 엄존하는 한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은 결론이 난다고 해도 사실상 매우 제한적인 내용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백지 위에서 자유스럽게 논의하여 미래지향적인 수사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나는 현실적 상황으로 검찰이 수사기소 분리원..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나와 아버지의 관계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좋은 게 없다. 내 생애에서 효자란 소리를 들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아버지는 늘 내겐 어려운 존재다. 요즘 자주 전화를 드리지만, 아버지가 그립고 좋아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설 연휴 아버지를 대하면서 조금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니 새로운 게 아니라 가끔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이런 고백을 이런 자리에서 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지만... 설사 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들으신다고 해도 자식을 그렇게 나무라진 않을 것 같다. 어쩜 이것이 내겐 아버지에 대한 최초의 사랑 고백일지 모른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우리 아버지는 남다른 의지와 ..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얼마 전 페친인 윤진수 교수님(서울대 로스쿨)이 이 공간을 통해 책 한 권을 추천했다. 교토 대학 교수 오구라 기조가 쓴 (조성환 역)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일본의 한국 사상사 전공자가 다년 간 한국을 연구한 끝에 써내려간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철학적 분석서이다. 도대체 한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이 책은 매우 분석적으로 한국이란 나라에 흐르는 철학적 기조를 파헤쳤다. 240여 쪽의 책은 각 쪽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답하고 있으니, 세부적인 주제를 열거하면 쪽수만큼이나 많다. 그러나 전체적인 주제는 하나다. 한국을 성리학의 이와 기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조선조를 지배한 성리학이 아직도 계속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존재를 들어본 사람들 중엔 이런 태도에 대해 대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