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느 날부터 기억력을 상실한다면... 나는 어떤 존재일까? 오래 전 일을 기억 못하는 것이야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자기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 가족의 이름과 심지어 얼굴마저 잊어버린다면.... 마지막으론 나 자신조차 누구인지를 모른다면.... 그렇게 된다면 나는 과연 살 필요가 있을까? 아니 이런 고민마저도 할 수 없을 텐 데.... 사람은 기억하는 한도에서 살아가는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내가 더 이상 너를 모르는데 너란 사람을 어찌 사랑할까? 내게서 기억력을 앗아가면 너는 존재하지 않고, 급기야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내가 기억하는 만큼 존재하는 것이다. 일본 영화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2007년 작)은 기억력을 잃어가는 한 인간의 삶을 실감나게 그렸다. 사에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