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생/문학

레 미제라블과 무상교육

박찬운 교수 2018. 12. 12. 06:13

레 미제라블과 무상교육


<레 미제라블>에 많은 페친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에서 힘을 얻어 한 가지 이야기를 덧붙이고자 한다. 그것은 빅토르 위고가 이 책을 쓰면서 유난히도 무상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빅토르 위고가 레 미제라블을 쓸 당시 프랑스 나아가 유럽은 어떤 상황이었는가. 산업혁명의 여파로 사회의 부는 양극화되었고, 왕정체제와 신분제는 여전히 힘을 떨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평등을 주장하는 공산주의자의 출현은 역사의 순리이었다.


하지만 위고는 공산주의에는 명확히 반대했다. 그는 공산주의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에겐 공산주의는 경쟁을 소멸시키고 부를 죽이는 이념이었다.


“공산주의와 토지 균등법은 둘째 문제(분배)를 해결한다고 믿는다. 그것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그것들의 분배는 생산을 죽인다. 균등 분배는 경쟁을 소멸시킨다. 따라서 노동을 소멸시킨다. 그것은 백정이 행하는 분배로서, 그가 분배하는 것을 죽인다. 그러므로 소위 그러한 해결책에서 멈춰 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를 죽이는 것, 그것은 부를 분배하는 것이 아니다.”(제4권, 41쪽)


위고에게도 평등한 사회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것은 공산주의자와 같은 방법으로 생산수단을 사회화하는 것은 아니었다. 경쟁을 인정하면서 부를 생산하고 그것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었다. 이런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절실한 것은 교육이었다. 그는 교육이 유산자의 전유물이 된다면 무산자에게 평등은 공염불이라 생각했다. 그런 연유로 그는 레 미제라블 이곳저곳에서 무상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무식한 자들에게는 가급적 여러 가지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무상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사회의 죄다. 사회는 스스로 만들어 낸 암흑에 책임을 져야 한다. 마음속에 그늘이 가득 차 있으면 거기에서 죄가 범해진다. 죄인은 죄를 범한 자가 아니라, 그늘을 만든 자다.”(미리엘 신부의 말, 1권 31쪽)


“평등은 하나의 수단을 갖고 있소. 즉 무상 의무교육이오. 초보적 권리, 그것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하오. 초등학교를 모든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중등학교를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 그것이 법칙이오. 동일한 학교에서 동등한 사회가 나와요.”(1832년 6월 폭동에서 결사 ABC의 벗들의 지도자 앙졸라의 연설, 5권 45쪽).


평등사회는 어디서 나오는가? 그것은 교육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무상 의무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런 이야기가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 프랑스에서 나왔다는 것을 기억하자.


오늘 대한민국에서 논쟁하는 무상의무교육... 무상급식이 의무교육의 내용인가 아닌가...우리는 아직도 이런 논쟁을 하고 있다.


레 미제라블을 읽으면서 부끄럼이 앞선다면 그것은 나만의 이상반응인가?(2015.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