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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의 자유, 이혼의 자유 A와 B는 부부로 둘 다 독립적인 경제능력이 있으며, 둘 사이엔 성년의 자녀들이 있다. A는 언제부터인가 B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고 느끼고 C와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A는 B와의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C와 새 출발을 하려고 B에게 이혼을 제의하였으나 B는 결사반대다. 그러나 A는 B와 별거를 선언하고 C와 동거에 들어갔다. 이런 세월이 어느새 5년이 지났다. A는 B와의 대화를 통해선 도저히 이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어떤 결론을 내릴까. 설마했는데, 법원은 A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위 유책주의 판례에 입각해 A의 이혼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혼에 원인을 제공한 A는 이혼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4년 전(2015년) 대법원..
인권 관련 학회의 필요성 지난 토요일(2019. 6. 8)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선 인권법학회, 인권학회,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인권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두 학회가 중심이 되어 이런 학술대회를 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로 자못 역사적인 일입니다. 아래 글은 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제가 말씀드린 축사입니다. 이 학술대회의 취지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ㅡㅡㅡㅡ 안녕하십니까. 오늘 주말인데 쉬지도 못하시고 많은 분들이 이 학술대회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이 학술회의를 공동으로 주최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국가인권위 최영애 위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권법학회와 인권학회가 공동으로 이 같은 학술회의를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저는 우선 현 시점에서 두 학회의 시대적 존재의의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버지의 태극기 아버지 유품을 정리하면서 아버지의 손때 묻은 태극기를 발견하고 집으로 가지고 왔다. 우리 아버지는 태극기를 끔찍하게 여기셨다. 국경일엔 아침 일찍 태극기 게양하는 것을 반세기 이상 한 번도 빠짐없이 몸소 실천하셨다. 이제부터 우리 집 국경일 태극기 게양은 아버지의 태극기로 교체될 것이다. 나는 그것이 아버지의 유지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나만큼 태극기를 사랑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이 십 수년 전 미국유학 시절 우리 집 거실 벽 한가운데엔 태극기가 붙어 있었다. 한국에서 가지고 간 천 태극기를 그렇게 붙여 두고, 매일같이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대한민국을 잊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내 머릿속엔 태극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가 있었다. 태극기를 끼고 산다고 해서 애..
뜻깊은 날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저희 학교(한양대) 개교 8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침에 나오면서 마음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학생들이 저를 만나면 부담이 될 텐데... 요즘 김영란법이다 뭐다 해서 학생들은 꽃 한 다발도 선생에게 주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런 날은 서로 보지 않는 게 상책이지요. 연구실에 앉아 있으니 멘티들과 함께 하는 단톡방을 통해 연락이 왔습니다. 멘티들이 찾아오겠다는 겁니다. 저는 이렇게 답변했지요. “오늘은 오지 말고 다른 날 오지 ㅎㅎ” 아 그런데 이 친구들이 부득불 잠시만 시간을 내달라고 하네요. 할 수 없이 점심 먹고 오라고 했습니다. 잠시 전 멘티 몇 명이 제 방을 다녀갔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왔는지 아십니까? 저는 그것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
원만한 검경 수사권 조정, 과연 불가능한가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개정 법률안이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되자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단 좋은 현상이다. 그간 이 개정 법률안에 대해선, 경찰은 찬성하고 검찰은 완강히 반대하고, 더욱 오랜 기간 양 기관간의 반목이 심해 원만한 조정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오로지 정치권에 의한 타결만 기대될 뿐이었다. 현재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최대 쟁점은 경찰의 수사종결권과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여부다. 검경이 이들 문제를 두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다투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찰 전 현직 이론가로 불리는 변호사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원만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아주 불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검찰의 존재의의는 수사과정의 사법적 통제다. 그러..
묘한 시기, 나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내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묘한 시기인 것 같다. ‘묘하다’는 표현이 다소 우습지만 더 이상 그럴듯한 표현을 찾기 어렵다. 위기인 것도 같고, 난관에 봉착한 것도 같고, 두렵지만 담담하기도 하고... 그런 중에도 뭔가 관리를 하고 있는 것 같고,.. 하나로 표현하기가 어려워 묘하다고 한 것이다. 페북에서 이런 말을 쓰려니 주저하는 바가 많다.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1만 명 이상의 페친앞에서 까발리는 것이 과연 적절한 일인가. 그럼에도 나는 글을 쓴다. 이 글쓰기마저 없다면 내가 나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이해할지 모르지만 내게 있어 글쓰기는 공기요 물이며 한 가닥 지푸라기다. 누구한테 하소연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글을 씀으로써 마음을 정화하고 안정시키는 것이다. 혼..
공부란 무엇인가-16살 소년이 터득한 공부 이야기- 과거 이야기 자주 하는 사람, 학창 시절 공부 잘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어려운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노력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요즘 세상에선 꼰대라 부른다. 나는 그런 말 안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는 말을 막기 어렵다. 젊은 친구들이여, 용서하시라, 이해해 주시라. 그대들도 시간이 지나면, 모름지기 나 같이 옛날 이야기할 때가 올 테니, 너무 지겹다고 말하지 말라.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가 듣기 싫으면 그저 조용히 웃고 지나가시라. 이것은 내가 동시대를 살아온 동년배 친구들과 잠시 추억의 돌담길을 걸으며 나누는 시시한 이야기일 뿐이니.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추억의 상자를 발견하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시절까지 받았던 성적표와 상장 등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 ..
가장 오래된 제3자의 평가-50년 전의 성적표- 이틀 전 이사를 했습니다. 17년 동안 살 던 집이 현재 재건축 중이어 공사가 끝날 때까지 전셋집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사가 생각보다 힘듭니다. 저희 집 이삿짐이 보통이 아니거든요. 그 중에서도 책이 좀 많습니다. 천정까지 닿는 서가가 15미터 이상이나 되니 그 양이 얼마나 될지 짐작이 될 겁니다. 거기다가 제가 종이로 된 물건은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케케묵은 잡동사니가 셀 수 없습니다. 이러니 이사비가 다른 집보단 훨씬 더 나옵니다. 돈도 돈이지만 정확하게 날라 제 서가에 꽂아주어야 하니 일하시는 분들의 수고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삿짐센터의 일하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 이틀 전쟁터와 같은 방을 이제 대충 정리해 갑니다. 평소처럼 새벽 일찍 일어나 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