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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의 후과, 혼란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에서...

검찰개혁의 후과, 혼란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에서...개혁이란 무엇인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일이다. 그러나 개혁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개혁을 통해 현재의 삶이 나아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겨야 한다. 개혁이 지나쳐 현재를 불안하게 만들고 미래마저 불확실하게 한다면, 그것을 성공한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검찰개혁의 빗장을 연 지 불과 한 달밖에 안 되지만 우리 사회가 혼돈 속으로 한발 한발 들어가는 것 같다. 검찰개혁을 통해 검사의 수사권을 없앴다고 하는데,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특검을 만든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검사가 더 이상 수사기관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정작 특검에는 검사들을 파견해 수사를 맡긴다는 ..

나를 울린 소설 『파친코』

나를 울린 소설 『파친코』—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민진의 장편소설 『파친코』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8년 전 구소은의 『검은 모래』를 읽었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났다. 그때 나는 소설을 읽으며 소리 내 울었고,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어 장문의 독후감을 썼다. 이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특히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는 한동안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파친코』는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영어 원문은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이다.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다. 식민지배와 전쟁, 민족적 차별은 그들이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살..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검찰개혁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첫째, 국가 핵심 사정기관 장들의 장기 공석이다.법무부 장관은 물론, 검찰총장은 1년 4개월, 경찰청장은 전임자의 파면 이후만 따져도 10개월 넘게 공석이다. 우리 헌정사에서 국가의 법질서와 치안을 책임지는 핵심 기관장들을 이처럼 장기간 공석으로 둔 전례가 있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지금은 형사사법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 추진되는 중대한 시기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둘째, 개혁의 정착을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보완수사권 폐지 등 아무리 무리한 개혁을 했다고 하더라도(그래서 내가 그렇게 반대했던 것임), 일단 입법이 끝났다면 그 개혁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최선을 다하..

대통령이 외국인에 대해 혐오표현을 했다?

대통령이 외국인에 대해 혐오표현을 했다?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5197&fbclid=IwdGRzaAVSUQljbGNrBVJRAGV4dG4DYWVtAjExAHBkb2YBc3J0YwZhcHBfaWQMMzUwNjg1NTMxNzI4AAEf3cgdYa1ytEHkdzSmZDK90y7_glRX7KgGd_12mwN4Mrb810w85oLakEC8yHI_aem_0tg8kpxIeBd1rWcviAupAQ 李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 혐오표현일까 - 더칼럼니스트[요약]혐오표현의 판단 기준: 특정 집단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고 곧바로 혐오표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발언의 맥락과 의도, 내용, 전파 범위, 해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부적ww..

이재명 정부 지지도, 어떻게 올릴 것인가

이재명 정부 지지도, 어떻게 올릴 것인가나는 이런 글을 좀처럼 쓰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걱정이 앞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으로서 최근 대통령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때 60%대에 이르렀던 지지도가 30~40%대로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지도 하락의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나는 지지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중도층의 대거 이탈에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 중에는 대통령이 개혁에 소극적이어서 진보층이 실망하고 등을 돌렸다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런 현상도 있을 것이다.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도 진보 진영 내부의 분열과 무관하지 ..

정신병적 가부장주의(Psychopatriarchy), 교육혁명으로 인간성을 회복하자

정신병적 가부장주의(Psychopatriarchy), 교육혁명으로 인간성을 회복하자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6/oct/28/psychopatriarchy-politics-opinion?CMP=share_btn_url We are seeing the rise of psychopatriarchy everywhere | V (formerly Eve Ensler)Psychopatriarchy is jet fuel to racism, colonialism, imperialism and capitalismwww.theguardian.com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현상을 보면 하나의 공통된 흐름이 발견된다. 미국의 트..

안세영 브라보!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

안세영 브라보!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안세영이 프랑스오픈에서 또 우승했다. 올해 들어 벌써 10번째 우승이다. 50연승, 66승 1패, 승률 98.5%. 도무지 믿기 어려운 기록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경쟁하는 무대에서 이런 성적이 가능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안세영이 이미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최고의 선수, 이른바 GOAT(Greatest of All Time)의 반열에 올랐다고 단언한다. 그가 당장 은퇴하더라도 이 평가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포츠 영웅이다. 우리는 안세영 보유국이다!나는 오랫동안 엘리트 스포츠에 비판적인 사람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 육성 방식에 비판적이었다. 국가의 명예를 앞세워 어린 선수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강요하고, ..

판결 유감, “탈북어민 강제송환 사건”

판결 유감, “탈북어민 강제송환 사건” 이틀 전(11월 21일) 서울고등법원은 탈북어민 강제송환 사건의 정부 관계자들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1심 형량보다 더 높은 집행유예(징역형)의 형을 선고했다. 나로서는 이런 판단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법원은 이 사건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특수성을 고려했다면 이 사건은 유죄로 판단하기도 어렵거니와 설혹 유죄라 해도 1심 형량보다 중하게 선고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이 사건은 내가 인권위에 있을 때 한 보수단체가 제기했던 진정 사건과도 연결된다. 당시 인권위는 이 진정을 각하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나는 이 진정사건의 담당 소위원장이었고, 이 사건이 소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전원위로 회부되어 최종 결론을 낼 때에는 결정문을 쓴 주심 ..

법원 주도의 양형조사관제도, 아무리 좋게 봐도 시기상조다

법원 주도의 양형조사관제도, 아무리 좋게 봐도 시기상조다며칠 전 나는 박은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양형조사관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양형자료 수집의 공백을 메우는 대안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당시 나는 이 제도가 잘못 운용될 경우 법원의 중립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그렇다고 내가 법원의 양형조사제도 자체를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충실하고 공정한 양형을 위해 전문적인 양형조사는 필요하며, 이는 검사의 수사권 존폐와 관계없이 논의되어야 할 문제다. 다만 양형조사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박은정 의원의 개정안을 지금 당장 그대로 입법..

보완수사권을 없애더니 이제는 법원에 수사를 맡기겠다는 것인가

보완수사권을 없애더니 이제는 법원에 수사를 맡기겠다는 것인가우연히 국회의 의안시스템을 검색하던 중 눈에 띄는 법안 하나를 발견했다. 박은정 의원이 지난 9월 11일 대표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양형자료 수집에 공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법원 조사관에게 양형자료 조사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이다. 법원이 조사관에게 양형자료 조사를 명하고, 조사관은 관계기관에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을 보면서 말문이 막혔다.나는 형소법 개정 전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면 기소유예 처분부터 문제가 생긴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검사는 범죄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범행의 동기와 경위, 피해 회복 여부, 피의자의 개인적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소유예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