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단상-생기있는 삶을 위하여- 내게 있어 나이가 들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는 욕망의 감소다. 육체적 욕망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정신적 욕망마저 줄어든다. 평생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호기심의 쇠퇴는 심각한 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뭔가를 새롭게 안다는 게 즐거움이었다. 독서를 평생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하철 속에서도 책을 읽었고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책을 지참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다.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새 책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주문하다 보니 주체할 수 없이 책이 쌓여갔다. 그런 내게 변화가 찾아왔다.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지식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시나브로 약해졌다. 온갖 매체에선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음을 알리고 있지만 나와는 크게 관계없는 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