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6.13 지방선거 결과 단상

박찬운 교수 2018. 6. 16. 05:02

6.13 지방선거 결과 단상



1. 
예상한대로 민주당의 압승이다. 우리가 기도하고 염원한 결과가 이것이다.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 주었다.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정국을 이끌기 위해 기댈 곳은 국민지지 밖엔 없다. 지난 1년도 그것을 의지해 여기까지 왔지만, 이번 선거는 그것을 더욱 확실히 함으로써, 대통령과 여당의 정국 주도를 가능토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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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 결과를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알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중단해야 한다. 자한당은 이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수구골통 보수당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내세운다면 정당으로서의 존재의의가 없다. 정당으로서 일말의 존재감을 갖기 위해선 국민의 명령에 승복하라.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2년 뒤 총선을 기다리지 못하고 자한당 해산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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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제는 이제부터 대통령과 민주당이 어떤 식으로 정국을 주도할 것인가이다.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했다고 해서 여의도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아니다. 의석 수를 보태 운신의 폭이 넓혀졌을 뿐, 여당은 아직도 과반엔 20석이 모자란 상태라,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당분간은 민평당과 정의당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정당연합 및 정책연합을 해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조만간 정계개편이 이루어져, 민주당은 과반을 점하는 여당으로서, 명실상부하게 정국의 책임을 지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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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민주당은 자만해선 안 된다. 이번 선거 압승은 민주당에 대한 좋은 평가에서 기인한 게 아니다. 그것은 대통령의 인기와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에 대한 국민 염원이 나은 결과였다. 당분간 여론은 민주당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무한정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여론은 매서운 것이다. 뚝에 구멍이 뚫리면 무너지는 것은 삽시간이듯 여론이 등을 돌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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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겸손한 자세로 유능한 정부를 만들도록 힘써야 한다.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 만들고, 개혁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켜, 그 개혁의 성과가 국민의 피부에 와 닿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다가는 2년 후 총선에서 혹독한 결과를 맞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보정권 연장은 좌절되고 이명박과 박근혜의 전철을 또 다시 밟을 수도 있다. 이 나라를 바꾸기 위해선 지금 정권이 두 번 세 번 연장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한 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2018.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