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사법

검찰개혁연재(2) 검사 없는 법무부 하루빨리 보고 싶다

박찬운 교수 2017. 5. 22. 13:33

검찰개혁연재(2)

검사 없는 법무부 하루빨리 보고 싶다
-법무부 문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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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새벽에 첫 번째 검찰개혁 연재물로 검찰의 기수문화에 대해 글을 썼다. 내킨 김에 두 번째 주제 ‘법무부 문민화’에 대한 글을 올린다. 여담이지만 누군가는 내가 글을 쉽게 쓴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시간에 쫓기면서(강의 등) 이런 글 쓰는 게 쉽지만은 않다. 지금도 점심을 거르고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것이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의 본령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에 참여하는 것은 인권전문가인 나로서는 본래적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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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과제 중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법무부 문민화다. 정부 수립 이후 오늘 날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법무행정을 담당하는 법무부는 검사들이 지배해 왔다. 과거엔 차관 이하 실국장을 모두 검사들이 차지했고, 지금도 교정본부장을 제외하곤 법무부의 모든 요직을 검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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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 지위에 있을 뿐인데도,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장 자리를 50여 개나 만들어 이들이 검찰을 넘어 법무부까지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리 보아도 정상이 아니다. 그러면 검사들이 지배하는 법무부,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몇 가지를 지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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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법무부의 모든 부서에서 검사 우위가 확립되어 있어, 법무부엔 검사가 아니면 일이 안 되는 문화가 만들어져 있다. 검사가 아닌 어떤 공무원도 법무부에선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중요한 모든 일이 검사들에 의해 장악되어 있기 때문에 검사 외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없는 구조다. 심지어는 검사들이 잘 모르는 영역인 출입국 외국인 영역까지 그 수장을 검사가 장악하고 있어 그 소속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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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법무부의 최고 요직이라고 하는 검찰국장은 검찰의 조직, 인사, 예산을 담당하는 데, 검사장 신분으로서, 검찰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검찰국장의 역할이 권부(청와대)가 검찰을 길들이고 복종시키는 장치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역대 정권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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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법무부 검사들은 인사원칙상 검찰로 복귀하기 때문에 친정인 검찰과의 관계에서 독립적 위치에 있지 못한다. 법무부가 검찰의 상급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에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국장과 회식을 하면서 동석한 검찰국 과장들에게 돈봉투를 준 것에 대해, 검찰 후배들에게 격려금을 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것이 그런 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장관을 제외하곤 법무부 최고위 직급인 차관마저 의전 서열에선 검찰의 다른 고등검사장 직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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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법무부의 검사들이 타 부처의 동급 공무원보다 대우상 상급의 처우를 받기 때문에 부처간 협조도 어렵다. 검사들은 임관과 동시에 3급 대우를 받고, 검사장들은 차관급 대우를 받기 때문에 타부처와 회의를 할 때면 꼭 의전으로 신경전을 벌린다. 법무부 실국장들은 자신들이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고 하면서, 타 부처의 1-2급 대우(현재는 고위공무원 가급 혹은 나급)를 받는 국실장보다, 의전에서 항시 우월적 존재로 대우받길 원한다. 어느 부처의 간부가 이것을 좋아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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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일거에 해결하는 게 법무부 문민화다. 법무부에서 검사들을 내보내고 다른 부처처럼 법무부를 일반 행정공무원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물론 검찰국엔 연락관으로서 일부 검사들이 파견 나올 수는 있다). 전문적 법률업무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률가들이 일반 행정공무원으로 채용되면 문제가 없다. 이렇게 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도 높아질 수 있다. 검찰청의 수사업무에 대해 검사가 아닌 행정공무원들이 관여하기 어려울 것이고 설사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검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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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민화 작업은 사실 절차적으론 어렵지 않다. 의회의 도움도 필요 없다. 고작 대통령령만 바꾸면 가능하다. 검찰이 반발할지 모르지만 크게 반발할 명분도 없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는 실패하고 말았다. 개혁의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실패해선 안 된다.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문제는 여론이다. 관건은 대통령의 이 의지를 확고한 여론으로 미는 것이다. 검사 없는 법무부를 하루빨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