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케시를 가게 된 연유 나는 법률가로 이 작은 땅 대한민국에서 살지만 머릿속은 언제나 세계를 유랑한다. 시간이 나면, 기회가 있으면 배낭을 메고 세계를 누빈다. 그곳에서 다른 문화를 접하고, 피부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 나 자신을 확인한다. 잠시 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금새 그들도 나의 형제요 자매다. 그 속에서 '보편인으로서의 나'를 확인한다. 그런 내가 지난 3년간 어딜 나가보질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공무든 휴가든 대한민국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저 책상 앞에서 일만 하는 수밖에.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분명 3년 내내 사건 속에 파묻혀 산 코로나 인권위원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년 간 인권위 역사에서 나처럼 일해 온 인권위원은 없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