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분노는 종교 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 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 논개) 불갑사에 상사화가 만개했다. 전국 최대 상사화 군락지에 들어선 순간 이 시가 떠오른 것은 무슨 연유일까? 상사화의 그 진한 붉은 색깔이 내 망막에 맺힐 때 그 붉음은 어디에 비할 수가 없었다. 순간 양귀비꽃이 생각났고 그 붉음은 논개의 마음으로 연결되었다. 그렇다, 지금 불갑사의 상사화는 양귀비꽃보다 붉고, 논개의 마음 같은 처절함의 절정이다. 상사화(相思花). 꽃의 이름에 상사병의 ‘상사’가 들어가니 심상치 않다. 꽃말 자체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입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그리 붙여졌다고 한다. 정말 자세히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