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길에 아파트 정원 조경수를 유심히 보았다. 많은 나무들이 5월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잎이 무성해 지고 색깔은 짙어지고 있다. 그런데 몇 나무들이 죽은 시체처럼 서 있다. 소나무들이다. 재건축을 하면서 한 그루에 수 천만원을 호가하는 소나무를 아파트 이곳저곳에 심었는데 열 중 둘이 고사되고 있다. 지금쯤이라면 솔잎은 윤기가 흘러야 하고 솔잎 끝엔 송아가루가 풀풀 날려야 정상인데, 이 소나무들은 장례 치를 날만 기다리는 중환자들이다. 아니 이미 사망선고가 내려져 밑둥을 잘라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학교에 도착해 연구동에 들어오는데 또 소나무를 만났다. 사실 나는 이 나무를 볼 때마다 미안하다. 인간이 이 소나무를 고문한다는 생각에. 2009년 로스쿨을 시작하면서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