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공무원이 되니 하루하루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역시 교수에 비하면 일과가 빡빡하고 좀처럼 나홀로 시간을 갖기 어렵다. 그래도 점심 산책만은 바꾸고 싶지 않은 내 삶의 버릇이다. 직원들과 밥을 같이 먹고 나면 의례 홀로 산책 시간을 갖는다. 하루는 명동의 이곳저곳을, 다음 날은 충무로의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빈다. 코로나 시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살아가는 지를 매일같이 목격한다. 오늘은 모처럼 혼밥을 했다. 갑자기 점심 약속이 취소되니 어찌나 반가운지(ㅎ ㅎ) 1년 전 내 모습으로 돌아가, 사무실에서 조금 떨어진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가 국수 한 그릇과 김밥 한 줄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니, 산책할 시간이 넉넉하다. 오늘은 어딘가를 가고 싶다. 발 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곳은 세운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