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류경식당 종업원 사건의 진실 이제 국정원이 말하라

박찬운 교수 2018. 5. 12. 22:23

류경식당 종업원 사건의 진실 이제 국정원이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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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과거청산 작업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다. 2015년 총선 직전 중국에서 집단 탈북했다고 하는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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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사건은 종업원들이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대한민국으로 온 사건인가, 아니면 당시 국정원이 총선에 이용하고자 기획한 북풍사건으로서 사실상 납치사건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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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이 의혹은 금방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통령의 인권의식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서훈 선생이 국정원장에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더욱 서훈 원장은 취임 후 바로 국정원 개혁위를 가동해 과거 적폐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이 사건은 무슨 연유인지 진상이 드러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곡절이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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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묻힐 수 없는 법, 드디어 이 사건의 그 실체가 드러났다. 애석한 것은 국정원의 자체 조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jtbc가 방영한 한 프로그램에서였다. jtbc는 당시 탈북자 중 한 사람이자 종업원들 탈북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 류경식당 지배인의 입을 열게 했다. 충격적이지만 예상한 대로다. 이 사건은 국정원이 기획한 총선용 북풍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지배인을 제외한 종업원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한국 땅을 밟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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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정원이 입을 열 때다. 진실을 말해야 한다. 그의 말대로 종업원 입국이 국정원의 작품이었는지, 그것은 탈북이 아니라 납치였는지, 국정원은 정면에서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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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납치에 대해 북에 사과해야 한다. 종업원들은 의사에 따라 북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또한 그것을 기획한 당시 국정원 수뇌부와 정권의 핵심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국가기관에 의한 납치는 중대한 반인도적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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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시지탄이지만 이 사건에 대해선 사법부도 큰 책임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종업원들이 입국한 이후 민변 변호사들이 제기한 인신보호사건에서 법원은 어떤 태도를 보였는가. 그 사건은 종업원들의 구금이 불법구금인지 법원이 확인할 수 있는 절차였다. 당시 법원은 종업원을 법정에 출두시켜 탈북과정을 심문할 수 있었다. 나는 당시 신문 칼럼을 통해 그 사건이 우리 인권사에 기록될 사건이라 하면서 법원의 분발을 이렇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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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국정원에 대해 이렇게 똑 부러지게 말해야 한다. “그 당사자들을 모두 법정으로 데리고 오시오, 그들이 지금 불법구금하에 있는지 아닌지를 우리 법원이 판단하겠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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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법원은 어떻게 했는가. 국정원이 종업원의 출석을 방해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속수무책,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안 했다. 이제 법원은 그 사건에 대해 뭐라 변명할 것인가. (2018.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