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복지

복지국가, 거기는 어떤 곳인가?

박찬운 교수 2015. 9. 28. 11:30

복지국가, 거기는 어떤 곳인가?


언젠가 이런 제목으로 복지국가에 대해 이야기 좀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페북에서 아래 기사를 보았습니다.


아래 기사는 스웨덴에 관한 기사인데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제가 설명을 해야겠네요. 적어도 기사 중 1, 2는 스웨덴 사회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레 복지국가 무엇인지 제 첫번 째 이야기가 시작되는군요.


기사의 내용인즉, 스웨덴을 비롯한 북구사회가 사실은 매우 불편한 곳이고, 그것이 우리가 모르는 그들의 속살이라는 것이지요.


우선, 이것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스웨덴(북구를 대표하는 나라이니 이곳에 국한함)은 한국 사람이 언뜻 보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더욱 거기도 요즘 세계화,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고 있어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은 과거보다 훨씬 달라졌습니다.


24시간 편의점이 곳곳에 들어서 있고, coop과 같은 대형수퍼는 아침 7시부터 밤10시-11시까지 휴일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생필품 구입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약국은 휴일에도 저녁 8시까지 휴일 없이 열리니 오히려 한국보다 편한 점도 있습니다.


우편배달도 익스프레스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첫회는 배달을 해줍니다. 다만 사람이 없는 경우 쪽지를 놓고 가기 때문에 그 경우에는 수취인이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가까운 수퍼에서 우편물을 취급하니 그것도 적응하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돈이면 안되는게 없고, 전화 한 통이면 다되는 대한민국 기준으로는 불편하죠. 하지만 그 불편은 그들 사회의 본질을 이해하면 자연스레 수긍할 수 있습니다.


1. 그들 사회는 육체노동이 존중됩니다.

배관공과 의사를 비교하면 의사는 두 배 정도 소득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이니 육체노동의 결과로서 만들어지는 물건이나 서비스는 우리보다 훨씬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이케아 아시지요? 소비지가 스스로 조립하는 가구점 이케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스웨덴에선 간단한 집수리 정도로는 사람을 부르지 않습니다. 큰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육체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

그런 곳에서는 전화 한 통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돈이면 안되는게 없고, 전화 한 통으로 모든 게 되는 세상은 노동이 소외된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에선 노동은 천한게 되며 직업에는 귀천이 있을 수 밖에 없죠.

그게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가요?


2. 복지국가에선 의사 만나기 어려우니 우리 의료체계가 낫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도 철학의 차이에서 나오는 문제입니다.


스웨덴의 경우 분명히 그런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의료비용은 국가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입니다. 재정문제 때문에 중병중심으로 의료체계가 짜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한 환자는 중환자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지요.

경증 질환은 큰병원에 오기 전에 동네 보건소에서 해결합니다. 항생제도 억제하지요. 항생제 오남용이 결국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큰 병에 걸리면 모든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고 치료 속도도 빠릅니다.


우리의 의료체계는 어떤가요? 감기치료는 아마도 세계 최고이겠죠? 그런데 암치료는 어떻습니까? 돈 없는 사람 제대로 치료 받나요?

아직도 긴 병에 효자 없는 세상입니다.


이렇게 복지국가의 이념, 철학을 이해하면서, 불편함을 이야기해야 바른 비교가 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불편하다고 하는 그 사회도 딱 1년만 있으면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않을 겁니다!


저는 연구년을 맞아 2012-13 년 1년 동안 스웨덴의 한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그 사회를 직접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 위 이야기는 모두 저의 경험담이기도 합니다.(2014.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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