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현장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다-기억, 그것은 산 자의 의무- 남영동 경찰청 인권센터(구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31년이 지났지만 나는 그 사건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나는 사법연수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바로 몇 달 전 가을 결혼을 했으니 신혼의 단꿈을 꾸고 있을 때다. 연수원을 졸업하면 바로 군대에 가야 할 처지니 마음은 신숭생숭. 하지만 살아 온 인생 중 가장 여유가 있을 때였다. 그러던 중 1월 어느 날 박종철이 죽었다. 조사 중 고문을 받다가 죽은 것이다. 경찰 수뇌부가 필사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지만 뜻한 대로 되지 않았다. 하나하나 진실이 드러났고 그것은 민주화 열기로 이어져 분노의 정점을 향해 달렸다. 박종철의 죽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