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279

내가 본 대한민국(격정시대를 산 우리들)

내가 본 대한민국 격정시대를 산 우리들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가 살아온 시대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은 격동의 시대, 격정의 시대, 혹은 낭만의 시대를 살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과는 시대가 달랐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말을 들을 때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아니, 신뢰해야 한다. 우리도 늙을 것이고 분명히 그런 말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나의 부모님세대는 어린 시절에는 식민지를, 청년기에는 전쟁을, 3-40대는 4. 19 학생혁명과 5. 16. 군사 쿠데타를 경험하고 살았다. 그분들은 절대적인 빈곤을 경험한 세대였다. 밥이 없어 밤마다 배불리 먹는 꿈을 꾸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해마다 보릿고개를 넘지 않으면 안 되..

내가 본 대한민국 (불평등 시대,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할까)

내가 본 대한민국 불평등의 시대,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할까 내가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려고 했던 10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 머리를 지배한 것은 가난이라는 문제였다. 예수도, 부처도 이 삶의 모순을 일찌감치 발견하고 그 해결을 위해 고민하지 않았던가. 나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이라는 인간사의 모순을 보았고, 그것을 불평등의 기원으로 이해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나는 뒤 늦게 루소의 을 읽고 동지를 만난 듯 기뻤다. 1973년 10월 충청도 촌놈이 서울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이 거처를 정한 곳은 청계천 판자촌 변. 방 한 칸에 여섯 식구가 뒹굴었다. 밤에 모로 누웠다가 돌아누우면 내 자리는 이미 없었다. 그래서 지금도 잠버릇만큼은 기가 막히게 좋다. 자는 동안에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학교에 가니 친..

내가 본 대한민국 (훌륭한 삶에 대하여)

내가 본 대한민국훌륭한 삶에 대하여 ㅡ종교에 관한 나의 고백ㅡ 대한민국의 제 영역에서 해방 이후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영역은 어디일까. 두 말 할 것도 없이 종교다. 그 중에서 기독교(개신교 및 천주교)의 성장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한밤 중 남산에 올라 하얀 십자가를 세어보라. 마치 한 집 건너 하나씩 십자가가 나타날 것이다. 한국은 이미 동방의 예루살렘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그런 기독교도 이제 점점 쇠퇴일로에 있다. 교회에 관한 모든 통계가 그것을 말해주는 데, 70-80년대의 고도성장을 끝내고, 이미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교회는 더 이상 과거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향후 기독교의 성장에 대해서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교인에 대한 사회..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변호사회와 법조인분들께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변호사회와 법조인분들께 이 글이 꽤나 파문을 일으킬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 특히 법조인 여러분들께 저의 충심이 전달되길 바랄뿐이다. [1] 사시존치와 로스쿨 문제에 대해서 나는 몇 차례 이곳에 의견을 올린 적이 있다. 간단하게 내 의견을 정리하면 이런 것이었다. 1. 로스쿨이 도입되었지만 수다한 문제가 있다. 로스쿨에서 유능한 법률가를 양성하는 것은 지금 상황으론 어렵다. 로스쿨의 교육수준을 높이기 위해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로스쿨은 개혁되어야 희망이 있다.2. 그 중에서도 수업연한이 짧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폐지된 법학부의 부활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3. 사시존치론자의 주장도 경청해야 하지만..

최고의 변호사, 그는 누구인가

최고의 변호사, 그는 누구인가 법조계 들어온 지 30년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 변호사 일을 안 해도 지인들로부터 종종 좋은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난감하다. 좋은 변호사라? 그게 어떤 변호사인가?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 양심을 걸고 이런 변호사야말로 제대로 된 변호사니 당당히 추천할 수 있는 변호사, 그가 누구인가?생각해 보니 몇 부류의 좋은 변호사가 떠오른다. 그 기준은 변호사가 가져야 할 품성 혹은 덕성이었다. 몇몇 변호사 중에는 아래에서 제시하는 여러 품성을 동시에 갖기도 했지만 어떤 변호사도 그 전부를 갖진 못했다.만일 그 전부를 가졌다면 당사자로서는 생애 최고의 변호사를 만나는 것이겠지만 그 변호사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멋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세상사에서 완..

파탄주의 도입을 위한 두 방향

파탄주의 도입을 위한 두 방향 며칠 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혼사건에서 파탄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로부터 파탄이 판명되면 이혼을 허용하는 파탄주의로의 판례변경을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종래 판례를 유지한 판결이 선고되었다. 앞으로도 당분간 파탄된 부부라도, 유책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하는 수없이 형식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오늘 내 관심사는 파탄주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대법원 판결 다수의견의 주요 논리를 분석해 보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향후 방향이야 파탄주의로 가는 게 맞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다. 우리 법제는 ‘유책배우자의 상대방을 보호할 입법적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현 단계에서 파탄주의를 취하면, 유책배우자의 행복을 위..

통진당 해산결정 중 국회의원직 상실판단에 관한 나의 생각

[통진당 해산결정 중 국회의원직 상실판단에 관한 나의 생각]통진당 해산결정으로 한국 민주주의는 중대기로에 섰다. 이에 대한 나의 입장은 명확하다. 있을 수 없는 결정이다. 그런데 결정 중 국회의원직 상실판단은 해산결정과 달리 법률적 각도에서는 더욱 큰 문제를 안고 있다. 해산결정은 법률적으로 보면 헌재의 권한사항이니 동의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고 우길 수 있지만, 국회의원직 상실부분은 헌재의 권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그 판단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면 헌재로서도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통진당 국회의원들은 행정재판으로 '국회의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그 소송은 제기되자마자 각하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고,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이 소송이 ..

내가 본 대한민국 (나는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살고 싶다)

내가 본 대한민국 나는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살고 싶다 나는 가끔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는 게 숨이 막힌다. 나는 자유롭게 살길 원한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쓰고 싶을 때 마음대로 쓰고 싶다. 나는 그것이 인간존재의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자유가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대학시절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우리 사회에서 이 기본적 자유가 시시때때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는 불온한 말을 했다는 이유로, 불온한 책을 보았다는 이유로,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간 이들을 위해 변호하기도 했다. 누구는 말할 것이다. 우리는 분단된 사회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자유의 제한은 감수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그래도 우리는 북..

내가 본 대한민국 (지식인의 책무)

내가 본 대한민국 지식인의 책무 이 새벽, 가슴에 손을 얹고 떨리는 맘으로 말한다면, 나는 철이 들고 나서부터 지금껏 진실되고 성실한 사람이 되려했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이로운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하기야 좋든 싫든 지식인으로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런 맘을 갖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 만은.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대체로 이런 맘은 균열이 가고, 자주 잊기 일쑤다. 일상은 나태로 시들고, 하지 않던 실수마저 하나 둘 늘어가는 법이다, 그게 인생인 걸 어찌하리. 따지고 보면 지식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한 사회가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도 개인적으로는 행복해야 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 지식인에게 아무리 애국을 강조한다고 해서, 부부싸움을 하는 중에 (애국가가 들..

내가 본 대한민국 (제발, 이젠 더 이상 죽이지 말라!)

내가 본 대한민국 제발, 이젠 더 이상 죽이지 말라! 나는 이 새벽에 왜 이런 글을 쓸까? 누가 본다고... 또 누가 이것을 본들 무엇이 바뀐다고... 이 시간에 책이나 읽지... 그 시간에 논문이나 쓰지...그럼에도 나는 가족들 다 잠자는 이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 어둠 속에 고함이라도 지르면 조금 답답한 마음이 뚫릴 것 같은 심정으로 글을 쓴다. 비록 메아리 없는 함성일지라도 나는 지르고 또 지른다. 야! 대한민국! 제발, 좀 바뀌어라!------“서울의 어느 달동네에서 사는 A모녀가 방안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자살했다. A는 남편과 이혼하고 중학교에 다니는 딸을 혼자 키웠다. 그녀는 어느 빌딩의 청소원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그것마저 할 수 없게 되었다. 청소용역회사에서 비정규직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