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279

학문하는 자세, 샹폴리옹 그리고 나

학문하는 자세, 샹폴리옹 그리고 나 방학 중이지만 학교에 나오는 일은 학기 중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도 일찌감치 연구실로 나왔습니다. 오는 도중 전철 안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슨 자세로 학문이란 것을 하는 것인가. 지난 번 이곳에 포스팅한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았습니다. 막스 베버의 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일단 눈가리개를 하고서, 어느 고대 필사본의 한 구절을 옳게 판독해 내는 것에 자기 영혼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생각에 침잠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예 학문을 단념하십시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우리가 학문의 체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결코 자기 내면에서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학문에 문외한인 모든 사람들로부터는 조롱을 당하는 저 기이한 도취, 저 열정, ”네가 태어..

조용히 죽어가는 대한민국 사법부

조용히 죽어가는 대한민국 사법부 이성호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국가인권위원장으로 내정되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대통령의 현직 법관 사랑이 입증됐다. 물론 당사자야 인권위원장으로 가는 것을 크게 기뻐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라면 대법관을 원하지, 큰 권력을 행사하는 것도 아니고, 임기 내내 구설수에 휩싸일 수 있는 인권위원장을 선호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청와대의 내정을 수락했다. 아마도 대법관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현실적 판단 아래 차선의 기회를 선택 했을 것이다. 오늘 내 관심사는 그 피내정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은 왜 그리도 법률가, 그 중에서도 현직 판검사를 좋아할까. 대통령은 법률가를 좋아해도 절대로 반골기질의 법률가를 좋아하진..

김무성과 민영익

김무성과 민영익 아침 신문에서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을 보았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미국을 방문해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만나 큰 절을 올렸다고 합니다. 미국인에게 한국식 큰 절이라? 미국인들에게 전례없는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감사의 대상 무엇인지, 그게 감사할 일인지에 대해서는 여기서 왈가불가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자국민에겐 그런 예를 차리지 않으면서ㅡ 요즘 국민들에게 허리를 굽히고, 아니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세월호 문제, 국정원 문제... 이런 것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는 모양이지요?ㅡ외국에 나가 단순히 허리를 굽힌 게 아니라, 아예 머리를 땅에 조아렸다고 하니, 당혹스럽기 그지없군요. 1883년 민영익을 정사로 하는 사절단이 만들어져 미..

스웨덴 재벌가의 평등기여

[기고]스웨덴 재벌가의 평등 기여나는 연구년을 맞아 현재 스웨덴 룬드 소재 라울 발렌베리 인권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스웨덴을 우리가 가야 할 미래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한 세기 인류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 왔다. 하나는 보편적 자유이고, 또 하나는 보편적 평등이다. 전자에 치우친 나라는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했고, 후자에 천착한 나라는 사회주의를 실험했다. 어떤 나라도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성공시킨 곳은 없다. 하지만 스웨덴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아 왔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스웨덴은 보수연립정당이 의회를 지배한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바람이 이곳까지 불어온 결과이다. 그러나 60년 이상 스웨덴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온 사회민주주의의 이상은 비록..

우리 로스쿨,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로스쿨에 있는 사람으로서 로스쿨의 현실을 보면 답답한 마음 금할 수 없다.페북을 보면 로스쿨 문제가 자주 등장한다. 그 글에 댓글을 달아 내 의견을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쓸 문제가 아니기에, 오늘, 종합적인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 읽는 분들에게 우선 양해를 구한다.나는 몇 개의 주제로 나누어 로스쿨의 현재상황을 우선 설명하고, 그에 대한 나의 입장을 이야기한 다음, 말미에 종합적인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한 마디 하고 들어간다. 나는 원래 로스쿨 도입에 회의적이었다. 여러가지 문제를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류는 내 뜻과 관계없이 흘러갔다.한 마디 더. 로스쿨 학생들은 나같은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시 합격률을 높이라고, 목소리 내주길 ..

국토 난개발에 대한 나의 견해

전체기사[경향논단]국토 난개발에 관한 근본적 성찰박찬운 |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댓글twitterfacebookband폰트 크게하기폰트 작게하기프린트복사하기지난 주 제주도 올레길 제7코스를 걸었다. 강정리에 도착하자 수려한 풍광의 해안가와 거대한 해군기지 공사현장이 동시에 두 눈에 들어왔다. 착잡함이 밀려왔다. 이제 이 천혜의 비경은 영원히 안녕인가. 그 날 석간보도가 약간의 위안을 주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하여 이를 심의해 온 국립공원위원회가 그동안 문제된 대청봉을 비롯한 국립공원 6곳에 대해 부결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천만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백면서생에 불과한 나라도 이번만은 참을 수 없어 대청봉 정상에 올라가 결정철회를 요구하는 메아리 없는 격문을 읽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지난..

자기 멋대로 살라

자기 멋대로 살라우리 사회처럼 개성없는 사회가 세상에 또 있을까. 개성없는 게 개성인 이 사회에서 우리는 정말로 재미없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생각도, 몸도, 패션도, 모든 게 같아야만 한다. 한 마디로 획일사회! 그래서 아이들은, 젊은이들은 괴롭다. 모두가 일류대학 들어가야 하고, 모두가 제한된 몇 몇 직업에 종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대접 받지 못하니 말이다."나는 다르다, 누구보다 다르다." 이 말은 르네상스를 연 계관시인 페트라르카의 말이다. 사람은 다름에 의미가 있다. 달라야 사람 대접을 받는다. 똑 같을 이유는 더욱 없다.한 마디로 자기 멋이 있어야 한다. 남과 다른 멋이 있어야 한다. 그게 누군가의 눈에는 조금은 거슬릴지라도.... 그것은 상관없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머리..

나의 주장 2015.09.26

걸으면서 생각하다

걸으면서 생각하다 이제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방학이 없는 많은 분들에겐 좀 미안합니다. 놀고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땀 흘리는 만큼 책을 보고, 글을 쓰겠습니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생각하고 시야를 넓히겠습니다. 방금 전 밖에 나가 점심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학교 뒷골목에 있는 조그만 식당에 갑니다. 후배, 제자들과도 가지만 가끔은 혼자도 갑니다. 이제 방학이 되니, 마땅히 같이 갈 밥 친구도 없어, 오늘은 혼자 가서 칼국수 한 그릇을 먹었습니다. 의례히, 저는 점심을 먹은 뒤엔 산책을 합니다. 3킬로미터 정도 학교 주변을 걷지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걷습니다. 걸으면서, 철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도 느끼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가슴 속에 새겨..

나의 주장 2015.09.26

당신은 독립적 존재입니까?

당신은 독립적 존재입니까? 2년 전 오늘, 저는 스웨덴 생활을 정리하면서 신문에 기고를 하였습니다. 페친분들이 한 두번 읽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년이 된 오늘, 저는 다시 이 글을 읽어 봅니다. 인간행복에서 자유와 독립은 필요조건이라는 믿음은 점점 강해져만 갑니다.일독을 권합니다! 스웨덴 체류시절 스웨덴 젊은 친구들과 공동생활을 했습니다. 30전후의 두 커플, 저와는 20년 이상의 나이 차가 있었지만, 그들의 정신연령은 우리나라 사람들 40, 50세수준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이렇게도 생각했습니다. 내가 저 친구들보다 20살이 많은 데도, 나의 정신연령이 저들보다 어리구나!" 왜 스웨덴 청년들은 그리도 성숙할까요? 저는 그 해답을 그들이 살아 온 자유와 독립성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웨덴의 ..

나의 주장 201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