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더 깊이 절망하겠습니다. 더 높이 희망하기 위해서” 제법 책이란 것을 끼고 살아왔다. 누구 말대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서 가시가 돋는다는 생각을 갖고 말이다. 호기심도 많아 여러 장르의 책을 읽었다. 나는 그것을 통해 지식을 습득했고, 그것으로 세상을 보아왔다. 그런데 내가 피한 책이 있었다. 동시대의, 동년배의 작가들이 쓰는 소설을 읽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오만과 편견에서 비롯되었다. 소설은 그냥 글재주로 써선 안 되지, 그것은 경험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되지...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내게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아. 뭐,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나는 동년배의 작가, 더욱 나보다 나이가 어린 작가의 글에서 그런 감동을 기대하지 않았다. 우연한 인연으로 작가 공지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