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 123

공부란 무엇인가-16살 소년이 터득한 공부 이야기-

과거 이야기 자주 하는 사람, 학창 시절 공부 잘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어려운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노력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요즘 세상에선 꼰대라 부른다. 나는 그런 말 안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는 말을 막기 어렵다. 젊은 친구들이여, 용서하시라, 이해해 주시라. 그대들도 시간이 지나면, 모름지기 나 같이 옛날 이야기할 때가 올 테니, 너무 지겹다고 말하지 말라.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가 듣기 싫으면 그저 조용히 웃고 지나가시라. 이것은 내가 동시대를 살아온 동년배 친구들과 잠시 추억의 돌담길을 걸으며 나누는 시시한 이야기일 뿐이니.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추억의 상자를 발견하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시절까지 받았던 성적표와 상장 등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 ..

가장 오래된 제3자의 평가-50년 전의 성적표-

이틀 전 이사를 했습니다. 17년 동안 살 던 집이 현재 재건축 중이어 공사가 끝날 때까지 전셋집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사가 생각보다 힘듭니다. 저희 집 이삿짐이 보통이 아니거든요. 그 중에서도 책이 좀 많습니다. 천정까지 닿는 서가가 15미터 이상이나 되니 그 양이 얼마나 될지 짐작이 될 겁니다. 거기다가 제가 종이로 된 물건은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케케묵은 잡동사니가 셀 수 없습니다. 이러니 이사비가 다른 집보단 훨씬 더 나옵니다. 돈도 돈이지만 정확하게 날라 제 서가에 꽂아주어야 하니 일하시는 분들의 수고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삿짐센터의 일하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 이틀 전쟁터와 같은 방을 이제 대충 정리해 갑니다. 평소처럼 새벽 일찍 일어나 마지..

안희정, 김학의, 정준영이 진정 모르는 것

안희정, 김학의, 정준영이 진정 모르는 것 요즘 뉴스를 보면 성폭력 사건이 도배를 한다. 안희정, 김학의, 정준영과 같은 유명인사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들 사건의 원인과 배경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한 가지 가장 원초적인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사실 섹스라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섹스의 목적이 자손의 번식을 넘어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키는 데 있다면, 그들은 그 만족이 어떤 경로를 통해 오는지, 어떻게 하면 그 만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를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마 이것은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남성 아니 여성마저도 모르는 것 아닐까. 나는 작년 11월 이곳에 섹스와 행복에 대한 단상을 쓰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조금 자극적인 말이지만,..

고통 속에서도 웃자 ㅡ이 또한 지나가리라ㅡ

고통 속에서도 웃자 ㅡ이 또한 지나가리라ㅡ 사람들은 나를 보면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내 한 몸뚱이만 보면 그렇다. 돈 많은 사람도, 권력을 가진 사람도 크게 부럽지 않다. 내가 그들보다 못 한 게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진짜 부러워하는 이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사는 사람, 큰 것 바라지 않으면서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 나는 그들이 진짜 부럽다. .나를 꽤나 어렵게 하는 것은 주변 가족의 고통스런 삶이다. 오린 기간 그들 삶 자체가 내겐 아픔이었다. 최근엔 생노병사의 고통이 크다. 나의 형님은 중병에 신음하면서 어느 요양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거친 숨을 쉬고 있다. 아버지는 말기 암으로 시시각각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사신..

어머니

어머니 19년 전 이맘 때. 어머니는 생을 마감했다. 68세. 가시기엔 너무 이른 나이였다. 평소 건강한 분이라 일찍 가실 것을 누구도 예상 못했는데... 암 판명 6개월 만에 세상을 뜨셨다. .다행히 돌아가시는 순간 나는 어머니 옆에 있었다. 지금도 그 상황이 선하다. 사람이 숨이 끊어질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함께 있던 누이가 그것을 보자 쓰러졌다. 나는 누이를 업고 한 층 아래 병원 응급실로 뛰었다.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온 것이다.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모습이 누이에겐 크나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39살 팔팔했던 나는 어느새 중년이 되었다. 이제 반백을 넘어 올백이다. 아이들도 컸다. 주변 환경도 많이 변했다.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각났다 사라진다. .오늘 나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나와 아버지의 관계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좋은 게 없다. 내 생애에서 효자란 소리를 들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아버지는 늘 내겐 어려운 존재다. 요즘 자주 전화를 드리지만, 아버지가 그립고 좋아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설 연휴 아버지를 대하면서 조금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니 새로운 게 아니라 가끔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이런 고백을 이런 자리에서 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지만... 설사 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들으신다고 해도 자식을 그렇게 나무라진 않을 것 같다. 어쩜 이것이 내겐 아버지에 대한 최초의 사랑 고백일지 모른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우리 아버지는 남다른 의지와 ..

1인 언론사 공정 언론관 ㅎㅎ

1인 언론사 공정 언론관 ㅎㅎ 어제 밤에 친구삭제에 관한 글을 하나 올리고 잠을 청했더니 마음이 우울했던지 잠자리가 뒤숭숭했다. 눈꺼풀이 무겁지만 새벽에 일어나 페북을 여니 어느 페친(변호사)의 글이 보인다. 그런데 이건 웬일인가. 나를 곡학아세하는 교수라고 욕하는 글이다. 며칠 전 내가 올린 국회의원 이익충돌에 관한 글을 읽고 나를 그렇게 평가하기로 한 모양이다. .어쩌다 보니 페친들 중 일부는 내게서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 아마 내가 가끔 우스갯소리로 했던 1인 언론사란 말을 정말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중동을 욕하는 마음이 내게까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말도 우스갯소리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내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 언론사 사주이자 대표기자로서 잠시 나의 공정언론관을 ..

붉은 머리 애인을 추억함

2년 전 오늘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지요. 이제 새 애인이 생겼습니다. 오늘 시점에서 수정해 올립니다. .붉은 머리 애인을 추억함 2년 전 애인과 마지막을 보낸 버킹검 궁전 앞에서 새애인과 함께 2019년 1월 일본 유후인에서 .생각해보니 십년이 넘었구나. 유럽의 어느 공항에서 너를 만난지가. 너를 보는 순간 우리가 생을 함께 하는 건 운명이었다. . 너의 붉은 입술이 내 목을 핥을 때의 그 황홀함... . 추운 날이 되면 내가 너의 애무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느냐 . . 내겐 너외에도 옐로우와 그레이 두 친구가 있었잖니. 아침이면 그들도 얼마나 애절하게 내 간택을 바랐을까. . 나는 그들에게 너무나 쌀쌀했구나. 눈길도 안주고 너에게 손을 내밀 때 그들은 얼마나 나를 야속하다 했을까. . 그렇게 사랑한..

시시한 질문 그러나 엄청나게 중요한 질문 -어떻게 손을 잡고 어떻게 키스를 할 것인가-

시시한 질문 그러나 엄청나게 중요한 질문 -어떻게 손을 잡고 어떻게 키스를 할 것인가- 시인 문정희는 남녀의 달콤한 키스를 이렇게 시로 옮겼다. 두 조각 입술(문정희)닫힌 문을 사납게 열어젖히고 서로가 서로를 흡입하는 두 조각 입술 생명이 생명을 탐하는 저 밀착의 힘투구를 벗고 휘두르던 목검을 내려놓고 어긋난 척추들을 밀치어놓고 절뚝이는 일상의 결박을 풀고 마른 대지가 소나기를 빨아들이듯 들끓는 언어 속에서 해와 달이 드디어 눈을 감고 격돌하는 순간별들이 우르르 쏟아지고 빙벽이 무너지고 단숨에 위반과 금기를 넘어서서 마치 독약을 마시듯 휘청거리며탱고처럼 짧고 격렬한 집중으로 두 조각 입술이 만나는 숨가쁜 사랑의 순간 얼마 전 어떤 남학생과 이야기하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전 아직까지 엄마 말고..

신(新)페북 10계명

신(新)페북 10계명 페북을 통한 의사소통은 엄청난 문화현상이다. 이것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축복이자 재앙이다. 제대로 사용한다면 민주사회의 값진 보배가 되겠지만 악용한다면 민주주의를 망치게 하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과거(2014년) 페북 10계명을 만들어 이 공간에 공개한 적이 있다. 그 계명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격려와 박수를 받았다. 그게 벌써 5년 전 일이다. 신년을 맞이해 그 10계명을 개정할 필요를 느꼈다. 10계명 공개 이후 이 공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현실적인 계명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리하여 계명 일부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고, 그 순서를 조정하며, 설명을 보강했다. 이 신(新)계명이 부디 페북을 ‘(페친 들 간에) 서로 존중하고 즐겁게 생각을 공유하며 토론할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