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 163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4)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4) 사진으로 보는 바간의 대표적 파고다 바간의 파고다 자, 오늘은 바간의 대표적 파고다를 내가 찍은 사진으로 감상해 보자. 바간에는 2천 개가 넘는 파고다가 산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죄다 본다는 것은 여행자로선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딜 가도 랜드마크가 있고, 꼭 봐야 할 대상이 있는 것처럼, 바간의 파고다도 마찬가지다. 바간에 가서 이것을 보지 않았다면 돌아와서 몹시도 후회할, 이름하여 must-go place가 있다. . 나는 이 대표적 파고다를 두 가지 양식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지난 회에 말한 것처럼 파고다의 대표적 양식 파토와 제디다. 파토는 아래 기단 부분에 회랑을 만들어 불상을 모셔 순례자들이 참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위에 탑을 올린 양식이다...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3)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3) 내 심장을 멎게 한 바간의 석양-바간 서장- 석양 속의 바간, 중앙의 사원은 아난다와 탓빈뉴 석양 속의 바간, 숨 막힐듯한 장엄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름다운 풍경을 수없이 보았을 것이다. 바간의 아름다움은 어떨까? 아무리 평가가 박한 사람이라도 그것을 수많은 절경의 하나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내 표현력으론 그 신성한 아름다움을 묘사할 길이 없다. 해가 떨어지는 시간에 바간 한 가운데 퇴락한 수도원의 옥상에 올라가 수천 개의 파고다 군락을 지켜볼 때의 그 감동을 어떻게 그것을 맛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앙코르와트의 일출 수 년 전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 시엠립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 가면 반드시 봐야 할 것이 앙코르와..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2)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2) 미얀마를 이해하는 키워드 세 가지 어떤 여행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말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감동받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역사도시를 방문했을 때 이 말은 진리에 가깝다. 바간을 중심으로 미얀마를 여행하는 경우 우리는 무엇을 알고 가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세 가지다. 불교를 알면 미얀마가 보인다첫째, 미얀마를 이해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불교다. 미얀마 인들에게 있어 불교는 절대적이다. 지금으로부터 1천 년 전 바간왕국은 완전히 불국토였다. 바간의 수많은 불탑과 불상은 모두가 바간왕국에 살던 왕족과 귀족이 만들어 놓은 것들이다. 그들은 왜 수천 개의 불탑과 불상을 그 대지에 만들어 천불천탑의 고대도시를 만들었을까? 그건 두 말 할 것도 없이 그들의 불심의 ..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1)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를 가다(1) 미얀마 여행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바간에서 필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순간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 죽어도 여한이 없다. 많은 것을 이룬 것은 아니다. 그래도 열심히 읽었고 썼다. 열심히 공부했고 나름 일정한 성과도 거두었다.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이제 이 숨 막히는 광경을 보았으니 지금 죽는다 해서 무엇이 두려우랴. 바간 한가운데 퇴락한 이름 모를 수도원 옥상에서 본 낙조 속의 파고다들은 그리도 아름다웠다. 아침 일찍 인레호수를 보트로 타고 건너가면서 본 고기 잡는 인따족 어부들을 볼 때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 네이 툰 나잉, 그는 내게 미얀마의 인권과 정치를 알려주었다. 미얀마, 과거 버마라고 불리던 이 나라가 내 관심 한 가운데로 들어온 것..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8(쉼에 대하여)

8-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 쉼에 대하여-인간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다- 룬드 근처 비야레드 칼바드후스 연말연시 내겐 약간의 긴장감이 지속되었다. 일본군위안부 한일정부간 합의의 부당성을 알리는 일로 고군분투했기 때문이다. 아마 내 글을 읽은 독자들도 나로 인해 약간은 심적 부담감을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약간 이완된 글을 하나 쓰기로 한다. ‘쉼’에 대해서다. 쉼의 철학, 쉼은 권리다인간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지만 인간이 그것만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노동하면서 한편으론 쉬어야 한다. 노동과 쉼의 조화는 인간을 완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따라서 한 사회에서 노동도 기본적인 권리이지만 쉼도 그에 못지않은 권리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편적 인권기준을 정한 세계인..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7(룬드의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생각하다)

-7-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 룬드의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생각하다 룬드 중앙광장 유럽의 도시를 갈 때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도시마다 있는 광장이다. 고색창연한 역사도시에는 예외 없이 도심에 광장이 있고, 성당과 시청 그리고 조그만 가게들이 이를 둘러싸고 있다. 광장에서 두 개의 권력, 즉 교권과 속권이 만나고 이를 경제력이 떠받치는 모습이다.따지고 보면 서구 사회의 광장은 중세나 르네상스기에 비롯된 것이 아니고 멀리 그리스의 아고라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광장은 2000년 이상 서구인들의 삶의 공간이었고, 서구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서구 도시인들에게 있어 광장은 삶의 중심이다. 이들은 매일같이 광장에 모여들어 성당에서 기도하고, 시청에서 볼 일을 보았다. 집에 돌아갈 때는 광장에 있는..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6(죽음에 대하여)

-6-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 죽음에 대하여-공원묘지와 묘지공원의 차이- 룬드 교회묘지공원 중앙대로, 학생과 주민은 룬드 시내로 나가기 위해 이 길을 통과해야 한다. 매일같이 묘지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룬드에 있었던 시절 내 일상사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산책이었다. 룬드 올드 타운 곳곳을 천천히 산보하며 성당, 광장, 공원 등을 돌아보았다. 점심 무렵에는 시내를 산책했고, 저녁에는 룬드 외곽을 산책했다. 이 산책에서 뺄 수 없는 코스가 있었으니 세미터리(묘지)였다. 한국에서라면 아무리 잘 꾸며 놓은 묘지라고 해도 그것은 일상과는 거리가 먼 공원식 묘지, 곧 공원묘지지만, 그곳은 사람들 일상의 사색의 공간으로서의 묘지식 공원, 곧 묘지공원이었다. 교회묘지 공원은 이런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히 심겨져 있..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5)(나의 라울 발렌베리 인권연구소 시절)

-5-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 나의 라울 발렌베리 인권연구소 시절-재벌의 사회적 기여와 평등에 대한 단상- 룬드대학 라울 발렌베리 인권연구소 나는 왜 스웨덴에 갔는가? 대한민국 법대교수로서는 처음으로 연구년을 그곳에서 보내기로 한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도 한몫했겠지만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가 어떤 곳인지 직접 경험하고 싶었던 게 더 큰 이유였다. 과연 북구 복지국가는 우리가 가야할 미래가 될 수 있을까? 2012년 여름부터 1년간 나는 스웨덴 룬드대학 라울 발렌베리 인권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일했다. 이곳에서 나는 이미 약속된 연구주제에 대한 연구활동을 하면서 틈만 나면 스웨덴에 대한 내 평소 의문을 풀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이 연구소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 참이다. 먼저 연구..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4(커피 한 잔 하실까요?)

-4-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 커피 한 잔 하실까요?(Ska vi fika?) 스톡홀름 옴부즈만 사무소. 사무소 중앙에 피카룸이 있고 직원들 방은 피카룸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서구사회는 개인주의가 팽배하여 개인은 소외되기 쉽다? 반면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 문화가 강해 개인은 항상 사회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된다? 정말 그럴까? 내가 미국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이 생각은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북구 복지국가인 스웨덴에서 1년간 생활하면서 이런 생각을 말끔히 정리했다. 서구사회라 해서 다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국가에서는 그 성패가 구성원의 공동체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법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문화의 문제였다. 사회적 연대가..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3)(북구의 명문 룬드대학1)

-3- 사진으로 추억하는 룬드 북구의 명문 룬드대학(1)-28세 교육부 장관의 나라 스웨덴의 비밀- 룬드대학 본관 나는 2012년 여름부터 그 다음 해 여름까지 룬드대학 라울 발렌베리 인권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소는 바로 옆의 룬드대학 법학부와 특별한 관계에 있었으므로 나는 법학부 도서관과 법대교수 방을 자주 방문했다. 이로 인해 나는 룬드대학의 교육상황과 스웨덴 고등교육 시스템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시 나는 한국에서 온 학생들을 자주 만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과 스웨덴의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 그 대화 중 한 부분을 여기에 옮겨 놓는다. 대화 상대자는 형호라는 학생인데, 나는 그 친구와 여러 차례 학교 이곳저곳을 함께 산책했다.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