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 18

요즘 유치원 현안에 대해 한마디 합니다.

요즘 유치원 현안에 대해 한마디 합니다. 대한민국 복지와 관련되어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없어서 복지를 못하는 게 아니라, 누구 말대로, 도둑이 많아 복지를 제대로 못한다는 사실이다. 복지재원을 너무 어설프게 쓴다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 이상의 지원금이 투입된다. 유치원 한 곳당 5억 원에 가깝다. 2013년부터 누리과정 지원 명목(유아학비)으로 원아 한 명당 월 22만원, 방과 후 과정 7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또 월 25만원을 지원하던 학급운영비가 내년부터 40만원으로 인상되고, 교원처우개선비(월 50만 원 이상)와 교재교구비(월 10만원) 역시 별도로 주어진다. .이렇게 지원되는 돈이 어떻게 쓰여 지고 있는가. 유치원 교비로 원장의 외제 승용차 유지비와 아파트 관리비, 명품가방,..

서울의 새로운 명소 ‘문화비축기지’

서울의 새로운 명소 ‘문화비축기지’-세계수준의 문화 도시의 가능성을 보다- 문화비축기지 T6 오늘 모처럼 문화도시 서울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말이다. 서울시 인권위원 자격으로 그곳에서 열린 인권관련 회의에 참석했다가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문화비축기지 전체를 돌아보았다. 아마 이곳에 대해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곳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바로 건너편 야트막한 산자락(매봉산)에 위치한 문화공원이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 역에서 내려 경기장으로 나가 서문 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멀리 원통 모양의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거기가 이곳 '문화비축기지'. 경기장 옆 큰 길을 건너 그 건물 쪽으로 발길을 재촉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T6, 문화비축기..

젊은 날의 초상 -21살 고시생의 상념- .

젊은 날의 초상 -21살 고시생의 상념- . 우연히 서가를 정리하다가 옛날 쓴 글을 발견했다. 그 중 하나를 여기에 소개한다. 대학 3학년 시절(만 21세)의 글인데, 나는 그 때 한참 고시공부 중이었다. 겨울방학 직전 고시반 기숙사에서 쓴 글이다. 긴 글이라 앞뒤를 빼고 중간 부분만 발췌한다. .이 글을 읽어보니 내 문체가 어쩐지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약간 신파조다. ㅎㅎ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내 20대 초의 상념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다. 마치 젊은 시절 한 순간을 흑백사진으로 찍어 놓은 것 같은 내용이다. .“삶이란 단지 환락은 아닌 것, 삶은 욕망과 결심. 인간은 가문으로서 고상해지지는 않는 것. 얼마나 많은 거룩한 이들이 살인자의 후예인가? ..

자녀가 성공하길 원합니까 -성공을 위한 교육-

자녀가 성공하길 원합니까 -성공을 위한 교육- 과연 성공의 조건은 무엇일까? 많은 페친들이 자녀 교육 때문에 걱정이 많을 것이다. 자녀들의 성공적인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특목고에 보내고 싶고, 빚을 내서라도 대치동 학원가에서 사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맘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보기엔 부질없는 짓이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식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난 30년 이상 성공적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들(주로 법률가)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 왔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전제할 것은 여기서 ‘성공’이라 함은 반드시 돈을 많이 벌고, 누구나 알아주는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스로 행복하면서 자긍심 높게 인생을 살아간다면..

눈부신 변화 속에 사는 우리들

눈부신 변화 속에 사는 우리들 1993년 삼성에서 출시한 그린 컴퓨터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시답지 않은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우리는 엄청난 변화 속에 산다. 컴퓨터 하나만 예를 들자. 내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변호사가 될 무렵만 해도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구경할 수 없었다. 그 때는 변호사가 육필로 초고를 작성하면 사무원이 그것을 보고 타자를 쳐 문서를 작성하던 때다. .내가 처음 컴퓨터로 문서작성 하는 것을 눈으로 본 것은 1986년 1월 경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실에서였다. 나는 당시 사법연수생으로서 법원 시보를 하고 있었는데, 잠시 배치된 곳이 단독판사실이었다. 두 명의 단독판사가 쓰는 방 귀퉁이에 책상 하나를 받아 숨죽이며 시보생활을 하던 시절이다. 그 방에서 만난 뛰어난 젊..

한글날에 생각하는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한글날에 생각하는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 오늘은 한글날이다. 솔직하게 말해,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산 적이 별로 없다. 해외에 나가 공부를 하거나 여행을 할 때, 한국역사와 문화를 자주 생각해 보았지만, 외국인들에게 딱히 자랑할 만한 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 나로 하여금 한국인, 한국문화에 대해 무한 긍지를 가져다주는 게 있다. 바로 한글이다. 인류역사상, 모든 사람들이 알기 쉽게 자신의 언어를 표기할 수 있는 문자를, 인위적으로 만든 예가 한글 외에 또 어디에 있을까. 그 목적성과 그 과학적 수준을 어느 문자 체계가 따라올 수 있을까. 우리가 한글날을 자랑스러운 날로 대대손손 경축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한글날, 이 특별한 날을 맞이해, 글쓰기에 대해..

잊힐 수 없는 폭풍의 화가 변시지

잊힐 수 없는 폭풍의 화가 변시지 변시지(1926-2013) 성수동 공장에서 전시가 있다? 40년 이상 이 주변과 인연을 맺어온 나로서는 믿기지가 않는다. 그 황량한 곳의 공장을 개조해 전시장으로 만들었다니 어떤 모습일까? 그곳에서 20세기 대한민국 최고의 화가의 그림을 친견한다고 하니 왠지 미안하다. 내가 보기엔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서울분관)이나 덕수궁 현대미술관도 이 거장의 그림을 건다는 것이 영광일 텐데, 어인 일로 공장 한 가운데에 그림을 건다는 말인가. 그것도 무슨 연유인지 전시기간이 고작 5일(10.3-10.7). 이건 거장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전시 마지막 날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성수동 에스 팩토리 도착해 보니 전시공간 주변은 아직도 공장지대이고 여기저기에..

부질없는 탄식 -법학교육의 현장에서-

부질없는 탄식 -법학교육의 현장에서- . 동료 교수들과 점심을 먹고 차를 한 잔 했다. 거기에서 나온 이야기가 요즘 로스쿨 학생들의 공부 방법론. 다들 말하는 것이 요즘 학생들이 교과서를 제대로 안 보고 요약서를 중심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기초실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 선생으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모르겠다(사실 나는 기본법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 심각성을 그들 만큼 느끼지 못한다).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3년의 기간은 방대한 법학을 배우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법학은 어떤 학문보다 그 범위가 넓다. 헌법 민법 형법 등의 기본법만 보아도 하나의 법 분야가 다른 인문사회과학의 한 전공분야와 맞먹는다. 그런데 그들 교과서를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