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기타

제주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

박찬운 교수 2017. 12. 20. 13:45

제주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

 


성산 일출봉, 제주2공항이 이 근처에 온다는 것이다.


제주에 두 번째 공항이 필요한가? 지금 이것 때문에 제주가 홍역을 앓고 있다. 찬성하는 측은 몰려오는 관광객을 유치하기엔 현재의 제주공항만으론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제주 발전을 위해선 또 하나의 공항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개발론자 중엔 신공항에 한 술 더 떠 제주를 아예 본토와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주장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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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는 측은 제주의 미래를 우려한다. 그렇잖아도 과도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또 하나의 공항이 만들어져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오면, 제주도의 개발 한계의 임계점을 넘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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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항신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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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수치를 넘는 관광수요 급증은 제주도를 개발광풍 속으로 몰아넣어 복구불능의 자연훼손 상태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지금 신공항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은 온통 개발의 환상뿐이다. 신공항이 만들어지면 수천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느니 하면서 제주도민을 현혹하지만 이 말은 제주도 자연환경의 불가역적 파괴를 전제한다. 신공항 건설과 함께 몰려오는 관광객을 맞기 위해 제주도의 여기저기에는 온갖 숙박시설과 위락시설이 들어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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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몇몇 사람과 대기업은 돈을 벌겠지만 그 대가는 클 수밖에 없다. 수많은 관광객의 발자국 아래에서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자연유산 제주는 그 천혜의 아름다움을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설악산에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대청봉까지 케이블카를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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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단기간 개발하여 수많은 사람의 입도를 재촉하는 것은 우리들 당대의 과욕이라는 생각을 해야 할 때이다. 그렇게 해서 매년 수천억 원의 돈을 번다한들 그것은 제주도를 불도저로 밀어붙여 얻어내는 피눈물이나 다름이 없다. 제주도를 백년, 이백년 아니 천년을 바라보며 우리와 후대들의 영원한 삶의 공간으로 만들기를 원한다면, 제주도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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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지속가능한 생태 자연환경으로 만들어 가는 것만이 해답이다. 섬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으면 제주는 더 이상 제주가 아니다. 제주의 자연이 인간과 공존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 제주도의 최고의 발전책이다. 그것만이 제주도민과 우리 국민 나아가 온 인류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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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호소한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재고해 주십시오.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이것을 밀어붙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정부의 철학에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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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에서 커온 그가 고향 제주를 위해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그가 지난 몇 년간 제주에서 보여준 정치역량은 보잘 것 없었다. 그는 기성의 제주 정치인들이 해 오던 대로 속절없이 제주를 파헤쳤다. 제주의 환경을 보존하면서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을 그에게서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제 제주에 새로운 지도자가 나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