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교육 14

나의 시민인권교육 방법론

어제 수원시청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인권 강의를 했다. 내 강의에 참여한 공무원의 수가 800여 명. 절반은 현장에, 나머지 절반은 줌으로 연결해 참여했다. 내 인권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이 강의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고 그것을 90분 동안 아낌없이 토해냈다. 강의 내내 분위기가 좋았다. 참석자들 중 졸거나 자는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공무원 인권교육에서 이렇게 조는 사람 없게 강의하기 정말 힘들다!) 강의가 끝난 다음 몇몇 직원은 나에게 찾아와 이렇게 수준 높으면서도 감동적인 강의는 오랜만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좀처럼 운전하지 않는 내가 수원까지 차를 몰고 가서 강의한 보람이 있었다. 요즘 인권교육이 이곳저곳에서 행해진다. 공..

추악한 스포츠계의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추악한 스포츠계의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대증적 요법을 넘어 근본적 문제를 생각하자- 토마스 바흐 현 IOC 위원장은 선수출신 위원장이다. 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그런데 그는 펜싱 선수를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법대를 졸업하고 법학박사가 되었으며 지난 수십 년 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경기인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라 명망 있는 법률가로서 스포츠 행정관으로서 인생을 살아왔다. 서구사회에서 토마스 바흐는 예외적인 인물이 아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아니 올림픽엔 출전했지만 노메달에 그친 선수들이, 선수생활을 마치고선 각자의 전공과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양한 직업전선에서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살아간다. 누군 제빵의 ..

로스쿨을 지원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로스쿨을 지원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 이제 로스쿨 입시철이다. 전국의 만여 명 가까운 소위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법조인이 되겠다는 각오로 로스쿨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시즌이 지나면 2천 명 신입생들이 로스쿨에 들어 와 법률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솔직히 요즘 로스쿨 들어오겠다고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선뜻 도전해 보라는 말을 못한다. 로스쿨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가 그들의암울한 미래와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로스쿨 교육을 통해 유능한 법률가를 만들어내긴 어려운 구조다. 그들이 그곳에 들어오면 십중팔구 실망하고 후회하게 되어 있다. 로스쿨을 졸업해도 그들 앞엔 수없이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결코 꽃길은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로스쿨에 들어와 법률가로 양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녀가 성공하길 원합니까 -성공을 위한 교육-

자녀가 성공하길 원합니까 -성공을 위한 교육- 과연 성공의 조건은 무엇일까? 많은 페친들이 자녀 교육 때문에 걱정이 많을 것이다. 자녀들의 성공적인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특목고에 보내고 싶고, 빚을 내서라도 대치동 학원가에서 사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맘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보기엔 부질없는 짓이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식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난 30년 이상 성공적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들(주로 법률가)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 왔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전제할 것은 여기서 ‘성공’이라 함은 반드시 돈을 많이 벌고, 누구나 알아주는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스로 행복하면서 자긍심 높게 인생을 살아간다면..

부질없는 탄식 -법학교육의 현장에서-

부질없는 탄식 -법학교육의 현장에서- . 동료 교수들과 점심을 먹고 차를 한 잔 했다. 거기에서 나온 이야기가 요즘 로스쿨 학생들의 공부 방법론. 다들 말하는 것이 요즘 학생들이 교과서를 제대로 안 보고 요약서를 중심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기초실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 선생으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모르겠다(사실 나는 기본법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 심각성을 그들 만큼 느끼지 못한다).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3년의 기간은 방대한 법학을 배우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법학은 어떤 학문보다 그 범위가 넓다. 헌법 민법 형법 등의 기본법만 보아도 하나의 법 분야가 다른 인문사회과학의 한 전공분야와 맞먹는다. 그런데 그들 교과서를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

법학교육의 위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법학교육의 위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나는 2년 전 오늘 이곳에서 ‘법학교육의 위기, 소통부재의 현실’이라는 글을 통해 로스쿨 이후 법학교육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것은 로스쿨이 도입되고 나서 대학의 법학교육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고 하루 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실한 호소였다. 그런데 지난 2년 간 이 문제는 단 1밀리미터도 전진하지 못했다. 논의는 전무했다.. 두어 주 전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학교를 방문했다. 교수들과 간담을 원한다고 해서 기대를 걸고 참석했다. 그런데 박장관이 와서 간담을 하려고 하는 주제를 듣고서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장관이 교수들로부터 듣고자 하는 것은 변호사 시험을 어떻게 개선했으면 좋겠느냐였다. 시험 출제형식은 어떻게 하고... 선..

지체해선 안 될 로스쿨 및 법학교육 개혁

지체해선 안 될 로스쿨 및 법학교육 개혁 . 모든 사람들의 눈이 평창으로 쏠려 있는 이 때,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만은, 수많은 국가 중대사가 산적한 대한민국에서 단 1도의 관심이라도 가질 수 있을까 만은, 법률가로 살기에, 법학자로 학생을 가르치기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로스쿨과 법학교육에 관한 이야기다. .요지를 우선 말하면, 우리 로스쿨과 법학교육이 참담한 상황에 있으니 하루 빨리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난 몇 년 간 이 공간에서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 . .로스쿨이 문을 연지 10년째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유능한 법률가를 양성하고 법학교육을 한 단계 올리겠다는 로스쿨 설립 목표는 어떻게 되..

58년 역사를 마감하며 다시부활을 꿈꾼다

58년 역사를 마감하며 다시부활을 꿈꾼다 . 지난 금요일 저녁 시간 내가 근무하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선 조촐한 행사가 있었다. 법과대학 기념 표지석 제막식. .2017년 2월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한양법대 58년의 역사가 끝났다. 그것을 아쉬워해 동문과 교수들이 십시일반 돈을 내 조그만 표지석을 세웠다. .이곳과 인연을 맺은 이가 적지 않다. 1959년 한양대가 종합대로 승격되어 법학과(당시는 정경대학 법률학과라는 명칭을 사용)가 만들어진 이후 거의 1만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이곳에서 법학을 배운 뒤 사회로 진출했다. .나도 이곳에서 법학을 배워 법률가로서 또 법학자로서 성장했다. 젊은 시절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을 때 이곳은 나를 거둬주었다. 거기에서 나는 꿈을 키웠고, 그것이 약간의 결실을 맺어, 오..

암울한 한국 법학과 나의 자화상

암울한 한국 법학과 나의 자화상 내가 있는 런던대학(SOAS)은 공대가 없는 순수 문과대학으로 지역학으로 유명하다.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각국의 웬만한 학술도서는 이곳에서 다 접할 수가 있다. 그래도 법학분야에서야 무슨 제대로 된 컬렉션을 가질 수 있겠는가? 별 기대를 갖지 않고 도서관을 돌아보다 깜짝 놀랐다. 이 세 지역의 각국 법률관련 도서가 나라별로 컬렉션되어 있는 게 아닌가. 아프리카의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의 법률관계 도서가 영불자료 및 때론 현지어 자료로 서가에 그득 꽂혀 있다. 이곳이 옥스포드도 아니고 케임브리지가 아니라고 무시해선 안 된다. 이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나이지리아 법학도, 우간다 법학도 연구할 수 있고, 아랍법학을 넘어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아시아 여러 나라..

법학교육의 위기, 소통부재의 현실

법학교육의 위기, 소통부재의 현실 로스쿨이 도입된 지 7년이 되었다. 문제가 많은 제도임이 분명하나, 시간이 가면서, 로스쿨은 대한민국의 법조인 양성기관으로 정착될 것이라 믿는다. 이제는 로스쿨을 비난하기 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유감스럽게도 사시존치 문제가 너무 큰 문제로 불거짐으로써 정작 로스쿨 개혁을 위한 논의는 하지 못했다. 이젠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로스쿨의 미래가 있다. 오늘 그 중에서 시급히 논의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한 가지만 말하고자 한다. 그것은 대학(학부)과정의 법학교육이다. 나는 이 문제를 로스쿨 출범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해 왔는데, 도무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이니,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대학과정의 법학교육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