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생 102

나의 소박한 한강론

나의 소박한 한강론 며칠 동안 한강의 소설, 와 를 읽었다. 지금 이 순간 내 머릿속은 온통 이 두 소설 이야기가 차지하고 있다. 몇 자 적어 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두서 없는 글을 쓴다. 그렇게라도 해서 이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수년 전 맨부커상을 수상 소식으로 가 알려졌을 때 우리 문단에 한강이라는 작가가 있음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채식주의자’를 상찬했음에도 내게는 그 작품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책을 읽고 났더니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무언가 다른 스타일의 소설임은 분명했지만 평소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나 같은 수준의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소설이었다.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를 읽으니 비로소 한강이 보인다. 그저 나오는 대로 말한다면, 한강이 노벨상을 받은 것..

<교정판례백선>이 출간되다-지난 30년 나는 무엇을 했는가-

교정판례백선>이 출간되다-지난 30년 나는 무엇을 했는가-  매우 의미 있는 책 한 권이 나왔습니다. 교정판례백선>. 우리나라 형사절차에서 구금 당한 피구금자(피의자, 피고인, 수형자)의 인권과 관련된 법원 판결, 헌재 결정,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해설한 책입니다. 우리 인권 역사에서 역사적인 저술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내기 위해 6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저도 영광스럽게 참여해 두 꼭지의 글을 썼습니다. 부디 이 책이 널리 익혀 우리나라의 피구금자 인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회고하면, 저에게 있어 피구금자의 인권문제는 매우 역사가 긴 과제였습니다. 30년이 넘는 동안 이 문제에 관여해 왔습니다. 교정판례백선을 받아보니 몇 가지가 선명하게 기억나는군요. 잠시 정리해 보겠습니..

대지의 행성 어스(Earth)에서 물의 행성 플래닛 아쿠아로-제러미 리프킨의 <플래닛 아쿠아>-

대지의 행성 어스(Earth)에서 물의 행성 플래닛 아쿠아로-제러미 리프킨의 - 저의 집 거실에는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습니다. 30여 년 전 제가 어느 화가에게 부탁해 그린 그림입니다. 가 없는 바다, 거기에 3척의 조각배 그리고 멀리 보이는 작은 등대. 해가 지는 어느 해변가 그림입니다. 그림의 컨셉도 제가 특별히 주문했습니다. 당시 저는 그런 그림을 왜 원했을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저는 산보다는 물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지자요수(智者樂水)라 했는데....그렇다면 제가 지자? ㅎㅎ. 그것보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바다라는 물에 본능적으로 끌린 것이겠지요. 그 근원은 어머니 양수 속에 있을 때의 포근함에 있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인간이란 물을 떠나서는 한시도 살 수 없다는 생각을 저는 일찍이 했던..

아마르티아 센은 어떻게 진보의 아이콘이 되었는가-회고록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을 읽고-

아마르티아 센은 어떻게 진보의 아이콘이 되었는가-회고록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을 읽고- 케임브리지와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 철학 교수.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의 학장, 노벨경제학상 수상, 미국경제학회장, 인도경제학회장, 국제경제학회장, ’자유로서의 발전‘(1999), ’정의의 아이디어‘(2010) 등 베스트셀러의 저자... 이렇게 몇 가지만 열거해도 그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업적을 이루어냈는지 가늠조차하기 힘들다. 1933년 인도 뱅골에서 태어난 아마르티아 센은 한마디로 흥미진진한 인물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자유의 의미를 공부하는 과정에서였다. 나는 자유가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권리 주체의 역량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유는 그저 종이..

북 콘서트 인사말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북 콘서트 인사말‘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박찬운입니다. 긴 겨울이 끝났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실감났습니다. 봄은 왔는데 봄같지 않았지요. 그런데 오늘은 완연한 봄날입니다. 여러분을 이곳에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늘 오신 분 들 중 많은 분들이 오프라인에서 저를 보는 것이 처음이지요? 어떻습니까? 예상했던 대로 인상이 괜찮습니까? (웃음) 우리는 그동안 전기만 꺼지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공간에서 만났습니다. 21세기가 만든 새로운 인연이었습니다. 이 인연은 혈육의 인연, 동창의 인연 등과 같이 우리의 육신이 만나 왔던 인연과는 다른 것입니다. 오로지 우리의 마음으로만 연결된 인연입니다. 몸이 연결되지 않으니 가벼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때론 육신의 만남보다 더 순수..

인권법 제3개정판

나의 전공서인 인권법 제3개정판이 출판되었다. 여기에 서문을 게시한다. ------ 인권법 제3개정판 서문 대한민국 인권법 30년 역사를 회고하며 인권법 제2개정판을 낸 지 8년이 지났다. 교과서란 성격을 갖고 출판했으니 이미 한참 전에 제3개정판이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독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변명을 하자면 개정판을 낼 짬을 내지 못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특별히 지난 3년(2020년 1월~2023년 2월)간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으로 일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공무 외에 연구를 한다거나 글을 쓴다는 것이 사치스러울 정도였다. 이제 학교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으니 비로소 내 본업으로 귀환했음을 느낀다. 마음을 가다듬고 연구자로서 할 일을 해야 할 때..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잠시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본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까지 책 한 권을 읽었다. 200쪽이 안 되는 소책자이지만 내게 주는 울림이 크다. (신아연 지음). 어제 저녁 서가의 책을 정리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낯선 책이다. 내가 이런 책을 샀는가? 약간의 호기심에 겉표지를 넘기니 명함 한 장이 나왔다. 신아연. 모르는 이름이다. 생각을 더듬으니 작년 어느 토론회에 가서 받은 책과 명함이다. 나는 그날 조력사망에 관한 세미나 좌장으로 나갔다가 토론회가 끝난 뒤 청중 한 사람으로부터 인사를 받았다. 바로 그분이 이 책의 저자였다. 그날 나는 건성으로 인사를 받고 책을 받아 집으로 가지고 와 1년 동안 모셔 두다가 어제서야 우연히 읽게 된 것이다. 저자에게 미안하다. “죄송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조력 자..

삶은 단순하게, 생각은 깊게

(아래 글은 내 책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의 후기이다. 이 책이 어떤 삶 속에서 나왔는지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삶은 단순하게, 생각은 깊게 나의 삶은 단순하다. 그렇지만 생각은 깊게 하려고 노력한다. ‘삶은 단순하게, 생각은 깊게’ 이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나는 일과가 끝나면 대체로 곧장 귀가해서 잠시 운동을 한 다음 하루를 정리하고 바로 취침(10시 전)에 들어간다. 5-6시간 잠을 잔 다음 새벽 4시 전에 기상해 하루를 시작한다. 맑은 머리로 두 시간 이상 독서와 글쓰기를 한다. 6시가 되면 부엌에 나가 과일샐러드를 만들고 빵을 구운 다음 우유나 커피를 곁들여 아침 식사를 한다. 그리고 8시 출근. 주말에는 주변 산책을 하고 잘 가는 카페에 가서 카페라테 한 잔을 마신다..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언론인터뷰-

출간 이후 몇 군데 언론사의 인터뷰가 있었다. 여기에 그것을 모두 모아본다. 1. 오마이 뉴스 https://omn.kr/26khe "인권위, 이명박근혜 정권보다 지금이 더 심각" [인터뷰] 저자 박찬운 전 인권위원에게 묻다 ① www.ohmynews.com https://omn.kr/26kho "국가인권위 3년간 무슨 일이... 여기 다 있어요" [인터뷰] 저자 박찬운 전 인권위원에게 묻다 ② www.ohmynews.com 2. 한겨레 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18473.html 내가 경험한 3년, 인권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권위 상임위원과 군인권보호관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www.hani.co.kr 3. 시사..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 최대의 위기, 인권위는 어떤 인권위원을 필요로 하는가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찬운 교수가 기록한 인권위 3년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시끄럽다. 혹자는 인권위 설립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도 한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인권위원 구성원이 바뀌자 인권위 운영에 큰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이며 인권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많은 사람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주목할 만한 책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법 학자이자 인권변호사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찬운 교수가 지난 3년간(2020년 1월-2023년 2월) 인권위 상임위원(차관급, 초대 군인권보호관 겸직)을 역임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권위가 어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