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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단상 -커피 한 잔에서... -

점심 단상-커피 한 잔에서... -(정치라는 블랙홀이 일상을 빨아들이고 있는 이 때, 잠시 일상을 찾아봅니다.)혼자 점심을 먹었다.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혼밥하는 일이 잦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기분이다. 시장통의 작은 밥집에서 담백한 음식으로 한 끼를 때우고, 익숙한 골목을 천천히 걷다가 단골 카페에 들어섰다.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라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핸드폰 자판을 두드린다.곧 둘째가 결혼한다. 이로써 자식 둘 모두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간다. 부모님은 오래전에 이미 내 곁을 떠나셨다. 처가 부모님도 세상을 뜨신지 오래다. 갑자기 가슴 한켠이 휑하다. 혼자가 된 느낌이다.인생의 새로운 챕터에 들어섰다. 아직 노인이라는 소릴 들을 때는 아니나 인생 황혼은 멀지 않았다.이제 당분간 누구를 키..

디지털 시대의 우정의 지혜

디지털 시대의 우정의 지혜-SNS는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요구한다- SNS를 하면서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친구 관계가 금이 가는 것을 느낄 때입니다. 오프라인에서 한번도 본 일이 없고 볼 일도 없는 친구가 쓴 글이라면 그냥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든 볼 수 있는 친구의 글에서 상처를 받는 경우는 다릅니다. 그의 글이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음으로써 과거의 그는 이제 다른 사람으로 변해갑니다. 그렇게 되면 오프라인에서 연락이 뜸해지고 심정적 거리감은 지속적으로 강해집니다. 결국 친구를 잃게 되는 것이지요. 소통의 도구 SNS가 만들어내는 작은 비극입니다.이제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입니다. 이 공간에는 날이 번득이는 글들이 넘칩니다. 저도 그런 글을 쓰는 한 사람일 겁니다. 잘못하다가는 친구를..

대법원 개혁 요구가 연성 내란?

이재명 후보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이후 정치권에서 대법원 개혁안이 쏟아지자 이것을 사법부 흔들기라고 비판하는 법률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나는 이에 대해 동의할 수 없어 연거푸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대법원 개혁 요구가 연성 내란?-국민 위에 군림하는 법원은 존재할 수 없다-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은 명백한 선거개입이었다. 이어진 파기환송심이 선거운동 기간 중 공판기일을 속전속결로 지정한 것도 또 다른 형태의 선거개입이었다. 이에 대한 거센 국민적 저항과 비판 여론이 일자, 파기환송심은 공판 기일을 선거일 이후로 미뤘고, 다른 형사사건들도 줄줄이 기일을 선거일 이후로 변경했다. 이는 법원이 스스로 선거 개입 사실을 자인한 결과라고 본다.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국..

에리히 프롬에게서 얻는 삶의 방식, 그리고 세상에 대한 비전

에리히 프롬에게서 얻는 삶의 방식, 그리고 세상에 대한 비전 에리히 프롬의 3권의 책이번 학기 나의 학부 강의 ‘자유란 무엇인가’에서 다루는 책 중 하나는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이다. 그동안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프롬의 사상을 어떻게 하면 쉽게 학생들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었다. 이번 학기는 그 수준을 넘어 에리히 프롬의 다른 저술과 연결해 프롬의 사상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의 다른 저작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있는 ‘소유냐 존재냐’와 ‘사랑의 기술’이다. 이하는 이 세 권의 저작을 하나로 잇는 일종의 강의안이다. 프롬의 사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나는 이 책들의 저작 연대와 관계없이 프롬의 사상을, ‘개인의 책임을 바탕으로..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나는 윤석열의 치졸함이 고맙다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나는 윤석열의 치졸함이 고맙다 신의 섭리가 있는지 없는지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 어떤 운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인가 정해진 길로 가는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오늘 윤석열 내란 재판에서 전 수방사령관 부관이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했다. 요지는 12. 3. 밤 윤석열이 수방사령관에게 국회의원들을 의사당 내에서 끌고 나오라는 지시를 직접 했다는 것이다. 20대의 이 젊은 장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증언을 했다고 본다. 추호의 거짓이 있을 수 없다. 신빙성 100% 증언이다.윤석열이라는 인간은 한마디로 치졸한 인물이다. 잘잘못을 떠나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 1도 없는 인간이다. 아들 같은 장교가 나와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증언하는데도 양심의 가책은..

광복회가 던진 국적 논쟁

광복회가 던진 국적 논쟁광복회가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질문에 답변을 요구했다고 한다. 1. 일제의 국권 침탈이 원천적으로 불법·무효인지? 2. 일제 시기 우리 국민의 국적이 한국인인지?나는 광복회가, 국헌을 준수하고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대통령의 자격 요건으로 투철한 국가관과 역사의식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단체가 관심을 갖는 문제에 대해 후보자들에게 공개 질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질의에서 두 번째는 국가관과 역사의식의 표식을 묻는 질문으로 보기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자칫 역사 논쟁, 법률 논쟁으로 번져 대통령 후보자들의 다른 공약 검증을 방해하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광복회가 바라는 답은 사실상 정해져 있다. 1번 질문에 대해선 이미..

일요단상-한국의 정치를 생각하며-

일요단상-한국의 정치를 생각하며- (저는 지금 휴일 일상을 즐기고 있습니다. 강남의 어느 골목을 산책을 하다가 단골 카페에 들어와 있습니다. 창밖을 보니 우중충한 날씨군요. 카페는 조용합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이런 짧은 글을 썼습니다.) 정치, 참 멀리하고 싶은 말입니다. 서로 싸우고, 욕하고, 갈라지는 걸 보면 점잖은 사람이 관심 가질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멀리하려 해도 정치란 놈은 우리 삶 속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 아이들 교육, 집값, 병원비, 일자리...정치가 안 얽힌 데가 없습니다.12. 3 내란 사태 이후부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날 이후 SNS에 올라오는 글 대부분이 정치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대선철까지 겹쳐서 정치 얘기가 하루도 빠지..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따른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따른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나는 몇 차례에 걸쳐 헌법 제84조의 대통령 불소추 특권의 취지를 명확히 하는 법률적 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며칠 전 국회 토론회에서도 그 필요성을 말했다). 지금 국회에서는 이에 대한 법률안이 논의되고 있다. 며칠 전 관련 법률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데 이 법안의 적절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안을 찾아 살펴보니 급히 만든 것이라 그런지 조문이 복잡하고 향후 논란이 될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에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에 수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나의 간단한 의견을 여기에 올린다. (페친인 국회 관계자 여러분은 참고하기 바랍니다.)1. 우선 최근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형소법 제306조 제6항을 다음과 ..

나는 왜 쓰는가

나는 왜 쓰는가(저의 일과는 새벽 3시 조금 넘어 시작됩니다. 기상과 동시에 책상 앞에 앉아 수업 준비를 우선 합니다. 오늘은 9시부터 로스쿨 인권법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제 교과서로 강의하기 때문에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습니다. 일주일 내내 조금씩 준비도 했고요. 작년 강의와 비슷하지만 올해 특별히 강조해야 할 것을 중심으로 자료를 보강해 생각을 정리합니다. 올해는 AI의 도움을 조금 받고 있으므로, 제 강의 내용 중 일부에 대해 AI에 묻고 그 답이 괜찮으면, 강의 시 사용합니다. 이렇게 강의 준비가 얼추 끝나면 뉴스를 점검하고 세상을 향한 글을 씁니다. 오늘 새벽은 이런 내용의 글을 써야겠다고 며칠 전부터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쓰는가”)지난 10년 이상 나는 SNS에 꾸준히 글을 써왔다..

AI 시대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

AI 시대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 『1984』와 『멋진 신세계』를 넘어- (우리의 삶이 지난 12. 3 내란 사태 이후 피폐해졌습니다. 이 공간에 포스팅되는 글은 90% 이상 정치 이야기입니다. 저도 거의 그런 글만 써왔습니다. 빨리 이 삶이 끝나길 바랍니다. 올 6월부터는 정치 이야기도 나누지만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 서로 배울 수 있는 퀄리티 높은 이야기가 이곳에 수놓아지길 바랍니다.오늘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교양과목 '자유란 무엇인가'는 인권고전을 통해 자유의 참 의미를 이해하고, 자유인이 되는 길을 모색하는 과목입니다. 인문사회 분야에서 저희 대학을 대표하는 교양과목입니다.내일 다룰 책은 조지 오웰의 와 올더스 헉슬리의 입니다. 지난 학기까지는 이 두 책이 공통으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