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발틱제국을 가다 4

발틱 제국을 가다(4)

탈린 유럽의 문화의 수도라고 하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이 아름다운 도시를 간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 우리 발틱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탈린이다. 7월 11일 오후 일행은 탈린에 입성했다. 탈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12세기 이전의 이곳 역사는 잘 알려지 있지 않다. 유럽 역사에서 분명한 기록은 13세기 초 이곳이 덴마크의 영토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의 탈린은 덴마크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탈린에는 덴마크인들이 만든 성벽 등이 남아 있어 그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는 게 어렵지 않다. 덴마크 이후 이곳을 지배한 이들은 북구의 중세사에서 이름을 떨친 튜톤 기사단이다. 기록에 의하면 14세기 중반 덴마크는 탈린과 그 인근 영역을 튜톤 기사단에게 팔았..

발틱 제국을 가다(3)

빌뉴스를 돌아 본 다음 우리 일행은 시내에서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트라카이로 향했다. 이곳은 빌뉴스가 수도로 정해지기 전에 수도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리투아니아의 고도 중의 고도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지금 국립공원인데, 큰 호수 한 가운데에 붉은 지붕의 성이 하나 우뚝 서 있다. 그것이 바로 관광의 핵심 트라카이 성이다. 이 성은 14세기 말에 리투아니아의 지배자 비타우타스가 건립한 것인데 15세기 초 베네딕트 수도사들에게 주어 버렸다고 한다. 그 후 수 세기에 걸쳐 재건축에 재건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유럽에서 호수 한 가운데 있는 성으로서는 유일한 성이라고 한다. 트라카이 성으로 가기 전에 한 마을을 지난다. 카라이마 마을이라고 하는데 14세기 흑해 지역에서 일단의 터키인들이 이곳으로 ..

발틱 제국을 가다(2)

2차 대전 중 히틀러의 비밀 요새는 여러 곳에 산재해 있었다. 그 중에서 볼프스산체는 가장 유명한 곳이다. 히틀러는 소련 침공 이후 이곳에서 800일을 머물면서 전선을 지휘했다. 이곳은 천연의 요새이며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었다. 당시 소련 국경과는 80킬로미터 밖에는 떨어져 있지 않고 주변에는 마주리아 호수 등이 있어 물을 얻기 쉬울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천연의 장벽 역할을 해주었다. 또한 주민의 수도 많지 않았고 이미 독일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도 독일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평지이지만 울창한 숲이기 때문에 요새를 숨기기에는 적격이었다. 가이드 매트가 볼프스산체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곳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와 같이 여행하는 분들 대부분이 65세 이후의 노인들인데 가이드의 설명..

발틱 제국을 가다(1)

벌써 오래 전 일이다. 10년이 지나 가고 있으니. 나의 룬드시절(2012-2013) 발틱 국가(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여행한 일이다. 2013년 여름 귀국을 앞두고 동료교수 두 분과 함께 발틱 국가를 여행했다. 나는 이 여행을 위해 연구소 근처의 여행사 창가에 붙은 가격표를 매일 점검했다. 봄철 어느날 여름에 떠나는 발틱 여행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여행사 문을 두드렸다. 이야기인즉, 연중 가장 싼 가격(지금 기억인데 8박9일에 60만원 정도)에 예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학교의 두분 교수(최태현, 김차동)에게 알리면서 발틱여행을 권했다. 이분들과는 이미 몇 곳(실크로드, 터키, 이집트)을 함께 여행했기 때문에 발틱여행도 죽이 맞을 것 같았다. 긍정적인 답신이 왔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