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Essays/용기있는 삶 13

캄비세스 왕이 대한민국에 온다면...

캄비세스 왕이 대한민국에 온다면... 제라드 다비드, , 1498년, 목판에 유화, 브뤼헤 시립미술관 소장 사법살인으로 기록된 오판의 사법사 며칠 전 법조 선배이신 한승헌 변호사님이 쓰신 를 읽으면서 이 대목에서 한참 눈을 감고 생각했다. “권력의 이익과 눈치에 부응하여 신성한 재판을 그르친 사법부는 그 부끄러운 과오를 통렬히 참회해야 마땅하다. 나아가 이 나라의 사법부가 위정자 내지 사회지배세력의 입김에 휘둘려 민주사법의 본질을 소홀히 하는 그 어떤 오류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책머리에) 해방 이후 우리 사법부엔 과가 많다. 정의의 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조작사건으로 판명되었지만 박정희 정권 하에서 일어났던 인혁당 사건에선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고나서 18시간 만에..

지식인의 책무

지식인의 책무 이 새벽, 가슴에 손을 얹고 떨리는 맘으로 말한다면, 나는 철이 들고 나서부터 지금껏 진실되고 성실한 사람이 되려했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이로운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하기야 좋든 싫든 지식인으로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런 맘을 갖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 만은.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대체로 이런 맘은 균열이 가고, 자주 잊기 일쑤다. 일상은 나태로 시들고, 하지 않던 실수마저 하나 둘 늘어가는 법이다, 그게 인생인 걸 어찌하리. 따지고 보면 지식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한 사회가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도 개인적으로는 행복해야 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 지식인에게 아무리 애국을 강조한다고 해서, 부부싸움을 하는 중에 (애국가가 들려온다고) 국기에 ..

일요단상, 아브라카다브라! Abracadabra!

아브라카다브라. 이 말의 연원에 대해선 확실히 아는 이가 없다. 다만 많은 학자들이 이 말은 고대 히브리어나 아람어에서 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 두 언어에 비슷한 발음의 말이 있는데, 그 뜻은 대체로 ‘내가 말한 대로 될지어다’ 정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는지 오래 전부터 서양 마술사들은 관중 앞에서 곧 깜짝 놀랄만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 이런 주문을 외운다. 아브라카다브라! 내겐 블로그가 있다. chanpark.tistory.com. 4년 전 이곳 페이스북에 쓴 글 중 버리기가 아까운 글들을 모아 글 창고로 만든 블로그다. 그 이름이 ‘박찬운의 아브라카다브라’. 이 블로그를 만들 때 내 마음은 이런 것이었다. ”나는 말하노니, 이 말이여, 꼭 이루어지라!“ 나는 지금도 이 말을 주문처..

자존감과 자신감 넘치는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야! 하고 소리 한 번 질러 봐-

자존감과 자신감 넘치는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야! 하고 소리 한 번 질러 봐- 학교에 있다 보니 여러 학생들을 본다. 잘 관찰하면 유난히 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있는가 하면, (아쉽게도) 매우 낮은 학생이 있다. 그들 사이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게 물어본다면, 단연코 자존감과 자신감을 말하겠다. 자존감은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길을 걷게 하는 원동력이다. 자신감은 적극성과 용기의 근원이다. 이것들을 적절히 갖고 학업에 임하는 학생은, 학교생활도 잘 하지만, 졸업 후에도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반면 이것을 갖지 못한 학생은, 뒤에서 맴돌다가 학창생활을 끝내고, 졸업 후에도 큰 발전이 없다. .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는다고 모두 부자가 되고 출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 아래 본문은 3년 전 이곳에 올린 글이다. 오늘 아침 어느 페친이 이 글을 읽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보게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어느새 3년이 지났는데...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 왔는가. 잠시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 ------ . 조용한 일요일 아침이다. 이 적막한 시간과 공간에 감사하자. . 어젠 길게 산책했다. 평소 만보 걷기가 일상이지만 그 두 배를 훨씬 넘겼다.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가끔은 벤치에 앉아 메모도 했다. 그 메모했던 것을 여기에 옮긴다. . 내가 대학으로 직장을 옮긴 지 어느 새 9년. 나름대로의 꿈이 있었다. 진리를 추구한다는 꿈 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대학에서의 꿈은 이런 것이었다. . 1. 대학은 단순한 기능을 연마하는 곳이 아니라..

내가 세상에 말하고 써야 하는 이유

내가 세상에 말하고 써야 하는 이유 2018년 6월 사법농단 규탄대회를 변호사회관 앞에서 했다. 그 때 나는 마이크를 잡고 사법농단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저는 이 공간에서 지난 몇 년 간 셀 수 없는 글을 써왔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저는 그렇게 썼을까요.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습니까. 제 글을 가끔 보시는 분들은 저를 매우 고상한 세계에서 사는 인물쯤으로 알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게 바로 제가 항상 두려워하는 인물평입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것을 부인했지만 오늘 다시 그 말부터 해야겠습니다. 저는 그리 고상한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저 역시 흠이 많습니다. 정의감도 용기도 어디 내세울 정도가 아닙니다. 도덕적으로만 사는 사람도 아닙니다. 항상 일탈을 꿈꾸며 그것을 즐겨보려고..

기! 끼! 깡!

기! 끼! 깡! 페북에 졸업 사진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바야흐로 졸업 시즌입니다. 졸업하시는 분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보냅니다. 이분들에게 축사 한마디 하겠습니다(이 말은 이 공간에서 몇 차례 한 적이 있음). 사실 이 축사는 제 자신을 위한 자기최면입니다. ---------- 친구들아, 자유롭게 살자. 친구들아, 세상에 나가 거침없이 살자. 그리 살기 위해선, 우리 몸과 마음을 기운차게 만들어야 한다. 기! 그리 살기 위해선, 우리 자신을 좀 다르게 바라보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살 필요가 없다. 나만의 길을 가자. 끼! 그리 살기 위해선, 때때로 인생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위험한 것 같아도 마음속에서 무언가 강한 울림이 있을 때 그것에 응답하자. 깡!. 우리 외치자. 기! 끼! 깡! 기, 끼..

조지 오웰을 찾아 -나는 왜 쓰는가-

영국이야기 28 조지 오웰을 찾아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이 살았던 노팅힐의 캐논베리 스퀘어(Canonbury Square) 27번지를 찾아 즉석에서 동영상을 찍으면서 나레이션을 했다. 편집기술이 없어 현장에서 찍은 것을 그대로 올렸다. 나는 지난 5-6년간 많은 글을 써 왔다. 전공인 인권법 관련 글은 물론 그것을 넘어 다양한 내용의 대중적인 글을 썼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전공 관련 글은 의무감에서 큰 재미를 못 느끼며 썼지만 대중적인 글은 그것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기쁜 맘으로 썼다. 그렇다 보니 후자의 글이 압도적으로 많아졌고, 그게 책으로 발전해 이미 6권의 교양서를 냈다. 나는 왜 이렇게 글을 쓰는가? 무슨 목적으로 남들 다 자는 이 신새벽에 글을 쓰는가? 무슨 목적으로 SNS을 통해 그..

새벽을 여는 기도

새벽을 여는 기도 지금 시각 새벽 4시. 일찍 일어나 잠시 주변을 정리하고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정신없이 몇 주를 보냈습니다. 종강을 하고 기말시험을 치르자마자 일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한 주에 몇 번이나 있는 각종 회의에 참가하고, 오래 전부터 요청받은 몇 개의 강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주하게 지내다가 잠시 생각해 보니 어느새 저에겐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방학은 그것 없이 사는 분들에겐 어쩐지 죄송한 기간입니다만 결코 교수들 놀면서 월급 받는 기간은 아닙니다. 이 기간 저를 포함한 교수들은 많은 분들이 땀 흘리는 만큼, 부지런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세상을 돌아다니고 시야를 넓혀, 다음 학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개혁의 시기니 저 같은 교수는 동참의 자세로 과외의 일도 마다..

대한민국 가짜보수의 실체, 함부로 보수란 이름을 들먹이지 말라

대한민국 가짜보수의 실체, 함부로 보수란 이름을 들먹이지 말라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좌파척결을 주문 외우다시피 하면서 자신들을 보수우파라고 말하는 이들을 보면 진절머리가 났다. 왜냐하면 그들이 말하는 보수(우파)란 원래 의미를 왜곡해 진짜 보수(우파)를 조롱하고 모욕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사회의 보수우파란 사람들은 문제 제기가 없다. 바빠서인가? 그 말이 가당치 않으니 아예 상대를 하지 않으려고 해서 그런가? 오늘 내가 진짜 보수우파를 대신해 이 가짜 보수우파에게 한 마디 해야겠다. . 1. 가짜 보수의 안보관 원래 진짜 보수는 국가의 안전을 중시하고 강조한다. 그것을 위해 보수는 국민들에게 일정한 희생과 봉사를 요구한다. 진짜 보수라면 자주국방을 강조하고 실제로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