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이태리기행 5

토스카나를 가다(2)

피렌체 피렌체! 지난 해(2011) 초 처음으로 간 이래 일년만에 두번째 방문이다. 두번째 방문이라 산타노벨라 역에서 내려 시내까지 가는 데 거침이 없었다. 두오모는 역시 위엄스런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관광시즌이 되어서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성당 주변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에는 쿠폴라에 오르자 하는 마음으로 매표소를 갔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 줄 선 이들이 모두 올라가려면 이곳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포기. 좀 아쉽다. 점심은 작년 이곳에 와서 몇 번 가본 단테의 집 근처 식당에서 하기로 하고 그곳을 찾았다. 찾기가 쉽지 않았으나 나의 끈기로 찾아냈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1년 전 이곳에서의 식사를 생각했다. 피티궁을 향했다. 피티궁은 1458년 메디체가의 경쟁자..

토스카나를 가다(1)

나는 룬드시절(2012-2013) 가급적 많은 여행을 하고 싶었다. 스웨덴에 간 것이 놀러 간 것이 아니기에 본업인 연구야 성과를 내야 하지만(참고로 나는 1년간 두 개의 논문을 쓰기로 계획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귀국 전에 두 개 논문을 완성해 학회지에 실었다) 틈틈히 유럽 이곳저곳을 다닐 계획을 세웠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한 달에 한 번은 3박 4일 혹은 5박 6일 정도의 여행을 할 수가 있는데 그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야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유럽에 있다는 것은 돈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내가 원하는 여행지를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력만 있다면 단 돈 몇 만원이면 내가 평생 로망으로 생각해온 여행지를 갈 수 있는 항공편이 있었다. 나는 심심할 때 라이언 에어와 이지 제트 항공편을 살펴보았다..

로마문명의 살아있는 박물관, 폼페이를 가다

로마문명의 살아있는 박물관, 폼페이를 가다 2008년 나는 사흘간 로마에 머물면서 로마의 이곳저곳을 돌아본 적이 있다. 그 때 로마를 떠나면서 다시 올 것을 결심했다. 로마를 그 정도로 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로마는 세계 최대의 야외 유적박물관이다. 피렌체와는 또 다른 맛이 나는 도시다. 그곳엔 로마문명의 유적도, 르네상스의 유적도 즐비하다. 때문에 로마에 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 적어도 로마문명에 대한 기초지식과 르네상스에 대한 일정한 지식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들 없이는 로마를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제우스 신전 하지만 2012년 로마행의 주된 목적은 로마가 아닌 폼페이었다. 폼페이는 오래 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로마문명의 정수를 보고 느..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가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가다 2012년 1월 29일 오후 베로나를 떠난 기차는 베네치아를 향해 달렸다. 저녁 무렵 기차는 중세 이후 대학도시로 유명했던 파도바를 거쳐 베네치아로 이어지는 바다로 들어섰다. 석양에 비치는 베네치아 섬들이 눈앞에 들어왔다. 한 마디로 충격이다. 어찌하여 인간이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베네치아는 어쩜 인간을 교만하게 만드는 곳이다. 도시 자체가 불가능에 도전하여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인간 위업의 상징이다! 5세기 말 서로마 제국이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탈리아 반도는 혼란에 휩싸인다. 그 때 북쪽에서 또 다른 거친 민족이 이탈리아로 다가온다. 훈족이다. 이 훈족 중 아틸라가 지휘하는 부족이 가장 강력하고, 가장 야만스러웠다. 사람들은 이들을..

꿈의 도시 피렌체를 가다

르네상스의 수도 피렌체를 가다 르네상스의 수도 피렌체 피렌체! 사람들은 그곳을 르네상스의 수도라 부른다. 나는 오래 전부터 피렌체에 가는 꿈을 꾸어 왔다. 내 머리 속에 피렌체는 가장 완벽한 도시, 인간의 이상이 현실화된 도시 등으로 각인되어 왔다. 왜일까. 아마도 이런 피렌체관을 갖게 된 것은 박홍규 교수의 르네상스 관련 서적이나 미국의 도시학자 루이스 멈퍼드의 도시관의 영향이 크리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갖는 도시의 이상은 자율적 자치가 가능한 작은 규모의 공동체, 그러면서도 있을 것이 다 있는 자족적 도시다. 그런 면에서 피렌체는 모든 것이 충족된 도시였다. 교회와 정청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경제력이 가장 이상적으로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2012년 1월 31일 오후 나는 산타루치아 역을 통해 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