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지혜 26

이런 사람이 좋더라

누구는 밤이 선생이라 했지만 저에겐 지하철이 선생입니다. 지하철 타고다니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오늘은 지하철 타고 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글은 순전히 지하철 속에서 손가락으로 쓴겁니다) 나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가? 생각해 보니 이런 사람입니다. 사실 이런 사람이 제가 되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 60년 이상 살아 오면서 조금은 이루었겠지만 대부분 아직도 바라만 보고 있는 중입니다. 1. 선한 인상을 가진 사람 사람은 인상이 좋아야 합니다. 인상이 좋으면 약간의 허물도 그냥 넘어갑니다. 선한 맘으로 선한 행동을 오랫동안 하면 반드시 얼굴에 그것이 나타납니다. 2. 단순하게 살지만 깊게 생각하는 사람 검소하고 담백하게 살면서도 큰 이상을 품고사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Think glob..

자리를 잘 찾아야

아침 출근 길에 아파트 정원 조경수를 유심히 보았다. 많은 나무들이 5월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잎이 무성해 지고 색깔은 짙어지고 있다. 그런데 몇 나무들이 죽은 시체처럼 서 있다. 소나무들이다. 재건축을 하면서 한 그루에 수 천만원을 호가하는 소나무를 아파트 이곳저곳에 심었는데 열 중 둘이 고사되고 있다. 지금쯤이라면 솔잎은 윤기가 흘러야 하고 솔잎 끝엔 송아가루가 풀풀 날려야 정상인데, 이 소나무들은 장례 치를 날만 기다리는 중환자들이다. 아니 이미 사망선고가 내려져 밑둥을 잘라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학교에 도착해 연구동에 들어오는데 또 소나무를 만났다. 사실 나는 이 나무를 볼 때마다 미안하다. 인간이 이 소나무를 고문한다는 생각에. 2009년 로스쿨을 시작하면서 법학..

나의 페북 십계명, 세계 최고 페부커의 비결-조국 사태를 경험하면서-

무한공유로 페북 공간을 바꿉시다!!!!! 저는 대학교수로서 SNS 공간에서 지난 수년 간 활동해 왔습니다. 보람도 있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지난 한 달간 조국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쟁터가 된 이 공간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과연 제가 언제까지 이곳에 들어와야 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자뻑입니다만, ㅎㅎ 저는 대한민국 아니 세계 최고의 페부커라는 긍지를 갖고 삽니다. 제가 관리하는 담벼락을 둘러보십시오.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아실 겁니다. 이 공간이 전쟁터라도 제 담벼락은 평화를 유지합니다. 제가 민감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제 공간에서만큼은 큰 소란이 없습니다. 제 페친들은 서로 공감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때론 생각을 달리할 때라도 조용히 한 마디하고 물러..

안희정, 김학의, 정준영이 진정 모르는 것

안희정, 김학의, 정준영이 진정 모르는 것 요즘 뉴스를 보면 성폭력 사건이 도배를 한다. 안희정, 김학의, 정준영과 같은 유명인사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들 사건의 원인과 배경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한 가지 가장 원초적인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사실 섹스라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섹스의 목적이 자손의 번식을 넘어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키는 데 있다면, 그들은 그 만족이 어떤 경로를 통해 오는지, 어떻게 하면 그 만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를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마 이것은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남성 아니 여성마저도 모르는 것 아닐까. 나는 작년 11월 이곳에 섹스와 행복에 대한 단상을 쓰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조금 자극적인 말이지만,..

시시한 질문 그러나 엄청나게 중요한 질문 -어떻게 손을 잡고 어떻게 키스를 할 것인가-

시시한 질문 그러나 엄청나게 중요한 질문 -어떻게 손을 잡고 어떻게 키스를 할 것인가- 시인 문정희는 남녀의 달콤한 키스를 이렇게 시로 옮겼다. 두 조각 입술(문정희)닫힌 문을 사납게 열어젖히고 서로가 서로를 흡입하는 두 조각 입술 생명이 생명을 탐하는 저 밀착의 힘투구를 벗고 휘두르던 목검을 내려놓고 어긋난 척추들을 밀치어놓고 절뚝이는 일상의 결박을 풀고 마른 대지가 소나기를 빨아들이듯 들끓는 언어 속에서 해와 달이 드디어 눈을 감고 격돌하는 순간별들이 우르르 쏟아지고 빙벽이 무너지고 단숨에 위반과 금기를 넘어서서 마치 독약을 마시듯 휘청거리며탱고처럼 짧고 격렬한 집중으로 두 조각 입술이 만나는 숨가쁜 사랑의 순간 얼마 전 어떤 남학생과 이야기하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전 아직까지 엄마 말고..

신(新)페북 10계명

신(新)페북 10계명 페북을 통한 의사소통은 엄청난 문화현상이다. 이것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축복이자 재앙이다. 제대로 사용한다면 민주사회의 값진 보배가 되겠지만 악용한다면 민주주의를 망치게 하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과거(2014년) 페북 10계명을 만들어 이 공간에 공개한 적이 있다. 그 계명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격려와 박수를 받았다. 그게 벌써 5년 전 일이다. 신년을 맞이해 그 10계명을 개정할 필요를 느꼈다. 10계명 공개 이후 이 공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현실적인 계명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리하여 계명 일부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고, 그 순서를 조정하며, 설명을 보강했다. 이 신(新)계명이 부디 페북을 ‘(페친 들 간에) 서로 존중하고 즐겁게 생각을 공유하며 토론할 수 있는 ..

세계인권선언이란 무엇인가 -제70주년을 기념하며-

세계인권선언이란 무엇인가 -제70주년을 기념하며- 오늘은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입니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이 선포한 세계인권선언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정도는 알고 있지만, 세계인권선언이 정확히 어떤 것이고,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해 묻는다면, 제대로 답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오늘 기념일을 맞이해, 제가 잠시 설명 좀 하겠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의 영어 명칭은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입니다. 직역하면 ’인권에 관한 보편선언‘입니다. 명칭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인권‘(human rights)이란 단어와 ’보편적‘(universal)이란 단어입니다. 이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인권)는 ’보편적으로 적용되어..

신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한다는 것, 그것은 어쩜 기적이다

신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한다는 것, 그것은 어쩜 기적이다 (위) 1990년 변호사 1년 차 시절. 서초동 정곡빌딩 사무실에서. (아래) 1990년 가을 개인 사무실을 내고 작은 개업식을 하는 장면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제자들이 법률사무소를 내고 있다. 아마 그들 대부분이 사무실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고객이 찾아와 사건을 상담하고, 적정 수임료를 책정한 다음, 사건의뢰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잘 생각하면 신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어떤 사건이든 당사자에겐 중요하지 않은 사건이 없다. 그 사건은 당사자에겐 생명과 재산 그리고 명예와 관련이 있다. 일생일대 가장 큰 시련일지 모른다. 그래서 자기를 도와 줄 변호사를 찾아,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

눈부신 변화 속에 사는 우리들

눈부신 변화 속에 사는 우리들 1993년 삼성에서 출시한 그린 컴퓨터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시답지 않은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우리는 엄청난 변화 속에 산다. 컴퓨터 하나만 예를 들자. 내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변호사가 될 무렵만 해도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구경할 수 없었다. 그 때는 변호사가 육필로 초고를 작성하면 사무원이 그것을 보고 타자를 쳐 문서를 작성하던 때다. .내가 처음 컴퓨터로 문서작성 하는 것을 눈으로 본 것은 1986년 1월 경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실에서였다. 나는 당시 사법연수생으로서 법원 시보를 하고 있었는데, 잠시 배치된 곳이 단독판사실이었다. 두 명의 단독판사가 쓰는 방 귀퉁이에 책상 하나를 받아 숨죽이며 시보생활을 하던 시절이다. 그 방에서 만난 뛰어난 젊..

페북 고수가 되는 비결 대공개!

페북 고수가 되는 비결 대공개! “선생님처럼 글을 쓰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선생님의 페북 글쓰기 비결을 간단히 공개 글로 써 줄 수 있습니까. 글을 써서 뭔가를 세상에 전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큰 교훈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그냥 웃으며 지나칠까 하다가 토요일 아침 자판을 두드립니다. 간단히 답하겠습니다. .페북은 문명의 이기가 만들어낸 최첨단의 글쓰기 플랫폼입니다. 이것의 장점은 특정 글의 평가가 거의 실시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선 아무리 훌륭한 글이라도 하루가 지나가면 독자가 읽을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페북 알고리즘 때문일 겁니다. 따라서 페북 글은 포스팅한 지 한 시간 내에 결판이 납니다. 제 경우를 보면 이 시간 내에 ‘좋아요’ 개수 100을 넘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