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원통한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내 피붙이가 어떤 사고(재난)로 갑자기 눈에서 사라졌는데 그 시신마저 찾지 못한다면 그 원통함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정황으로보면 죽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나는 장사도 치르지 못하고 망연자실 이제나저제나 하늘만 보며 살아야 한다. 시신이라도 찾을 수만 있다면 고이 장사를 지내고 죽은 자의 명복을 빌어줄텐데 그것을 못하니 살아 있어도 산 것이 아니다. 이럴 때 신원 (伸冤) 이란 단어가 가슴에 와 닿는다. 그 한자 뜻을 들여다보면 '원통함을 풀다'라는 말이다. 이것은 애도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 죽은 이를 생각하며 마음 속의 애절함을 푸는 것.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한 사람과 영원한 작별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