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기타 27

신원권(伸冤權)과 국가의 의무

사람이 살다보면 원통한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내 피붙이가 어떤 사고(재난)로 갑자기 눈에서 사라졌는데 그 시신마저 찾지 못한다면 그 원통함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정황으로보면 죽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나는 장사도 치르지 못하고 망연자실 이제나저제나 하늘만 보며 살아야 한다. 시신이라도 찾을 수만 있다면 고이 장사를 지내고 죽은 자의 명복을 빌어줄텐데 그것을 못하니 살아 있어도 산 것이 아니다. 이럴 때 신원 (伸冤) 이란 단어가 가슴에 와 닿는다. 그 한자 뜻을 들여다보면 '원통함을 풀다'라는 말이다. 이것은 애도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 죽은 이를 생각하며 마음 속의 애절함을 푸는 것.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한 사람과 영원한 작별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

일본의 양심, 이가라시 후다바 변호사

제겐 아주 존경할만한 일본인 친구가 여럿 있습니다. 저는 30년 전 국제인권법을 배울 때 일본 법률가에게 많은 빚을 졌습니다. 그중엔 이가라시 후다바(여성)라는 분이 있습니다. 올해 92세. 일본의 대표적 인권 변호사입니다. 이분은 원래 문학을 전공하다가 30이 넘어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신 분입니다. 늦게 출발했지만 변호사 생활을 거의 60년 가까이 해오신 분이지요. 이가라시 변호사님은 일찍이 국제인권법 연구를 하셨고 많은 관련 저서를 내셨습니다. 그의 주된 연구는 일본의 형사절차가 얼마나 국제적으로 후진적인가를 밝히고 그 개선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연세 80이 넘어서도 그 연구는 쉼이 없고 최근까지 저서를 내고 계십니다. 놀라울 일이지요. 원래 문학을 하신 분이라 소설까지 쓰시는데 한국에서도 ..

자유란 무엇인가(적극적 자유)

https://youtube.com/watch?v=WesLlsnpKwg&si=EnSIkaIECMiOmarE 이 동영상은 제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시절(2020-2023) 제작한 사이버 인권교육 영상입니다.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두 번의 강의(소극적 자유, 적극적 자유, 각 15분)를 통해 자유 곧 인권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강의 내용은 제가 학부에서 강의하는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강의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한 학기 강의 48시간을 단 30분에 만날 수 있습니다.

자유란 무엇인가(소극적 자유)

자유란 무엇인가? 이것은 제 학부 교양과목의 제목입니다. 16주 동안 48시간에 걸쳐 강의가 진행됩니다. 저는 이 내용을 인권위 시절 15분짜리 동영상 두 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48시간의 내용을 30분으로 축약해 만든 것이지요. 여기에 그 동영상을 올립니다. 첫 번째는 '소극적 자유'에 관한 강의입니다. https://youtube.com/watch?v=2uGux9FGPSE&si=EnSIkaIECMiOmarE

인권 관련 학회의 필요성

지난 토요일(2019. 6. 8)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선 인권법학회, 인권학회,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인권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두 학회가 중심이 되어 이런 학술대회를 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로 자못 역사적인 일입니다. 아래 글은 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제가 말씀드린 축사입니다. 이 학술대회의 취지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ㅡㅡㅡㅡ 안녕하십니까. 오늘 주말인데 쉬지도 못하시고 많은 분들이 이 학술대회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이 학술회의를 공동으로 주최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국가인권위 최영애 위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권법학회와 인권학회가 공동으로 이 같은 학술회의를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저는 우선 현 시점에서 두 학회의 시대적 존재의의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수소경제에 관하여

수소경제에 관하여 최근 수소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다. 다만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수준이 높지 않다. 이 페북 공간마저도 그 논의는 막 시작된 느낌이다. 전문가들의 글들이 가끔 보이지만 혼란스런 상황을 정리해 주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수소경제가 그 일부에 불과한 수소 전기차 논의로 축소되어 갑론을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본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해하는 수소경제는 이렇다. .수소경제의 개념 1. 정부가 이야기하는 수소경제란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구조를 말한다. 즉 화석연료 중심의 현재 에너지..

기자는 자성을 넘어 행동으로 보여야 -권석천을 환영하며, 그를 기대하며-

기자는 자성을 넘어 행동으로 보여야 -권석천을 환영하며, 그를 기대하며- 권석천이 돌아왔다. 그는 조중동으로 분류되는 중앙일보가 매일같이 아궁이의 불쏘시개로 들어갈 때 가끔 그것을 멈추게 하는 기자다. 그의 칼럼을 읽을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어떻게 중앙일보에서 이런 기사가 나올까? 어떻게 그곳에 이런 기자가 있을까? 혹시 그는 중앙일보가 만일의 사태를 위해 들어놓은 보험이 아닐까?.... 누가 보아도 그는 중앙일보의 손석희다. .그가 한동안 Jtbc에 있다가 다시 중앙일보로 적을 옮겨 글쓰기를 시작했다. 어제(2019. 1. 15)자 칼럼(나는 왜 방조범이 되었나)은 사법전문기자답게 사법농단에 관한 글이다. 내용을 읽어보니 역시 권석천이다. 그의 칼럼은 사법농단에 관한 기자로서의 자성의 목소리..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대한 약간의 소견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대한 약간의 소견 어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tional Action Plan for the Human Rights, 인권에 관한 국가행동계획, 약칭 NAP)어제 발표되었다. NAP는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인권정책 청사진이 될 것이다. 이 기본계획을 읽어보니 본문만 무려 300쪽이 넘는 방대한 계획이다. 계획을 만든 공무원들, 그 중에서도 주무부서인 법무부 인권국 관계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쪼록 이 NAP가 앞으로 제대로 이행되어 대한민국의 인권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길 바란다. .나는 NAP수립과는 매우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원래 NAP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국가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처음으로 도입된 것으로 나는 당시 인권위 정책국장..

자신감이 괴물이 되는 특권 사회

자신감이 괴물이 되는 특권 사회 .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자신감 넘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험난한 인생살이에서 그보다 좋은 자질은 없습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성공적인 인생을 살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부모는 이것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 자질이 교육으로 키워질 수 있는 것이라면, 영어, 수학 가르치는 것보다 이것을 키워주는 게, 현명한 부모의 역할입니다. .그러나... .이 자신감 많은 친구가 일류대학, 특히 서울대, 그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간다는 학과(예컨대 법대나 의대)에 들어가면, 자신감은 이상한 방향으로 증폭되기 쉽습니다. 그 때부턴 세상 만물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생각하니, 가히 그는 천동설적 인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울대(법대)를 나온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제주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

제주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 성산 일출봉, 제주2공항이 이 근처에 온다는 것이다. 제주에 두 번째 공항이 필요한가? 지금 이것 때문에 제주가 홍역을 앓고 있다. 찬성하는 측은 몰려오는 관광객을 유치하기엔 현재의 제주공항만으론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제주 발전을 위해선 또 하나의 공항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개발론자 중엔 신공항에 한 술 더 떠 제주를 아예 본토와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주장까지 한다. .반대하는 측은 제주의 미래를 우려한다. 그렇잖아도 과도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또 하나의 공항이 만들어져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오면, 제주도의 개발 한계의 임계점을 넘는다는 것이다. .나는 공항신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한계수치를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