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생/인권고전강독 8

인권고전강독 14 인권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권고전강독 14(최종) 인권의 새로운 패러다임ㅡ샌드라 프레드먼의 ㅡ 새로운 인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 인권이란 분명 시공을 초월한 보편성이 있지만, 한편 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 100년 전, 200년 전의 인권이 오늘 이 시대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시대에 따라 인권의 내용은 달라졌고 그 실현의 정도도 달랐다. 인권의 흐름을 회고하면, 인류는 18세기 이후 국가로부터 자유(권)를 얻기 위해 투쟁했고(1세대 인권), 19세기엔 사회주의 운동과 더불어 평등(권)을 요구했으며(2세대 인권), 20세기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경험하면서 평화와 연대의 권리(3세대 인권)를 추구하였다. 이런 변화과정 속에서도 홉스, 로크, 그리고 루소에 의해 형성되고 밀에 의해 완성된 근대인권사상은, 아직도 인권개념을 이..

인권고전강독 12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고독한 군중

인권고전강독 12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고독한 군중ㅡ에리히 프롬의 ㅡ 왜 가난한 이들이 보수의 첨병이 되는가 나는 자주 궁금했다. 왜 가난한 이들이 보수의 앞잡이가 되는지. 지난 20여 년 간 우리 사회가 70-80년대에 비해 민주화·자유화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교육수준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권위주의를 찬양하고 과거의 독재를 미화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잖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여론조사를 하면 응답자 중 30%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대통령과 여당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인데, 내가 보기엔, 이들이 그들일 가능성이 크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중 상당수가 경제적으론 빈곤층이라는 사실이다.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만이 대통령과 여당을 굳건히 지지하는 보수층이 아니다. 어..

인권고전강독11 당신은 독재자의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가

인권고전강독11 당신은 독재자의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가ㅡ스탠리 밀그램의 ㅡ 제도만으론 인권을 실현되지 않는다 인권은 법률이 잘 만들어지고 사법제도가 잘 운용되면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세계의 대부분 나라는 인권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들 나라엔 인권이 보장되는 헌법이 있고, 그것을 실천하는 법률이 있으며, 괜찮은 사법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나라든지 인권문제가 없는 나라는 없다. 결코 인권은 제도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권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선 제도 이외에 어떤 게 필요한가. 사람의 마음, 사람의 의지다. 그것이 없다면 인권은 종국적으로 종이 위의 권리일 뿐이다. 이런 점을 중시한다면 인권 실현을 위해선 사람의 마음을 공부해야 한다. 인간이 ..

인권고전강독9 자유주의 이론의 정수 ‘자유론’에 다가가기

인권고전강독9 자유주의 이론의 정수 ‘자유론’에 다가가기ㅡ존 스튜어트 밀의 ㅡ 공부라는 것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다 학자가 되진 않는다. 학자는 공부를 잘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되는 법이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의 특기는 인내를 잘하는 것이다. 그것 없이는 어떤 학문적 성과도 이룰 수 없다. 인내는 오랜 시간 땀을 내는 과정이다. 때론 신체에 무리가 가기도 하지만 견뎌야 한다. 무언가 성과를 내기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 학자는 이것을 견뎌 어떤 학문적 성과를 내고, 그것이 끝나면, 또 다른 성과를 내기 위해, 다시 인내의 바다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것을 업으로 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학자다. 인권강독을 하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 강독을 하는 내 모습도 기본적으론 ..

인권고전강독 8 나는 자유주의자다

인권고전강독 8 나는 자유주의자다ㅡ버트런드 러셀의 ㅡ 나는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내가 그를 제대로 안 때로부터 ‘나는 러셀처럼 살다가, 러셀처럼 죽고 싶다’는 꿈을 간직해왔다. 그는 내가 사모하는 자유주의자의 표상이었다. 오늘 나는 그에 대해, 한 자유주의자에 대해, 그가 쓴 자서전을 기초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래의 말은 오래 전부터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것이다. 러셀이 보내는 메시지다. 나는 학기 초가 되면 다음과 같은 러셀의 말로 수업을 시작한다.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 서문)Three passions, si..

인권고전강독7 당신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인권고전강독7 당신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ㅡ루돌프 본 예링의 ㅡ 만만치 않은 책, 내가 법대에 들어가서 법률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소개받은 책이 루돌프 폰 예링의 이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출해 보니 책 두께가 의외로 얇았다. ‘야, 이것 별거 아니네. 한 두어 시간 투자하면 읽어 보겠지’하면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도대체 한 쪽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번역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육중했다고나 할까, 글 자체가 내품는 엄청난 위력 앞에, 나는 주눅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법대 1학년 학생이 읽기에는 너무나 어려웠던 것이다. 결국 나는 이 책 읽기를 포기했다. 법대를 졸업하고 법률가의 길을 걸은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그 사이 나는 몇 번..

인권고전강독 5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사는 삶

인권고전강독 5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사는 삶ㅡ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ㅡ 나는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살고 싶다 몇 년 전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시중 서점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책들을 금서로 정한 다음 군인들에게 읽지 못하게 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뜻 있는 군법무관들이 그런 것은 헌법상의 사상·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헌법재판소는 이를 기각했다. 결국 국방부의 그런 조치가 대한민국 땅에서 허용된다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이에 동의하는가. 만일 동의한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글은 독자 여러분을 위한 것이다. 나는 위 사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나..

인권고전강독1 인간 불평등의 기원

인권고전강독1 인간 불평등의 기원 “어떤 토지에 울타리를 두르고 “이것은 내 것이다”선언하는 일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그대로 믿을 만큼 단순한 사람들을 찾아낸 최초의 사람은 정치사회(국가)의 창립자였다. 말뚝을 뽑아내고, 개천을 메우며 “이런 사기꾼이 하는 말 따위는 듣지 않도록 조심해라. 열매는 모든 사람의 것이며 토지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는다면 너희들은 파멸이다!” 동포들에게 외친 자가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범죄와 전쟁과 살인, 그리고 얼마나 많은 비참함과 공포를 인류에게서 없애 주었겠는가?“ ((최석기 옮김), 94쪽) 이 말은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제2부 첫머리에 나온다. 내가 보기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 바로 이 부분이며, 다른 부분은 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