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생/역사 13

삶은 단순하게, 생각은 깊게

(아래 글은 내 책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의 후기이다. 이 책이 어떤 삶 속에서 나왔는지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삶은 단순하게, 생각은 깊게 나의 삶은 단순하다. 그렇지만 생각은 깊게 하려고 노력한다. ‘삶은 단순하게, 생각은 깊게’ 이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나는 일과가 끝나면 대체로 곧장 귀가해서 잠시 운동을 한 다음 하루를 정리하고 바로 취침(10시 전)에 들어간다. 5-6시간 잠을 잔 다음 새벽 4시 전에 기상해 하루를 시작한다. 맑은 머리로 두 시간 이상 독서와 글쓰기를 한다. 6시가 되면 부엌에 나가 과일샐러드를 만들고 빵을 구운 다음 우유나 커피를 곁들여 아침 식사를 한다. 그리고 8시 출근. 주말에는 주변 산책을 하고 잘 가는 카페에 가서 카페라테 한 잔을 마신다..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언론인터뷰-

출간 이후 몇 군데 언론사의 인터뷰가 있었다. 여기에 그것을 모두 모아본다. 1. 오마이 뉴스 https://omn.kr/26khe "인권위, 이명박근혜 정권보다 지금이 더 심각" [인터뷰] 저자 박찬운 전 인권위원에게 묻다 ① www.ohmynews.com https://omn.kr/26kho "국가인권위 3년간 무슨 일이... 여기 다 있어요" [인터뷰] 저자 박찬운 전 인권위원에게 묻다 ② www.ohmynews.com 2. 한겨레 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18473.html 내가 경험한 3년, 인권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권위 상임위원과 군인권보호관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www.hani.co.kr 3. 시사..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 최대의 위기, 인권위는 어떤 인권위원을 필요로 하는가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찬운 교수가 기록한 인권위 3년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시끄럽다. 혹자는 인권위 설립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도 한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인권위원 구성원이 바뀌자 인권위 운영에 큰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이며 인권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많은 사람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주목할 만한 책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법 학자이자 인권변호사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찬운 교수가 지난 3년간(2020년 1월-2023년 2월) 인권위 상임위원(차관급, 초대 군인권보호관 겸직)을 역임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권위가 어떤 조..

‘반일 종족주의’, 말문을 잃게 하는 이영훈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주장

이영훈 교수와 그의 사단이 ‘반일 종족주의’에서 강제징용과 함께 대한민국 반일 종족주의의 극단적인 예로 제시하는 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다. 이교수는 위안부 장을 다룬 총 120쪽 글에서 80쪽이 넘는 양을 직접 쓰고 있다. 그만큼 위안부 문제는 반일 종족주의를 주장하는 그에겐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이영훈 교수의 관점 이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형성되어 온 성노예로서의 위안부(그러므로 이를 운영한 일본군은 국제범죄의 당사자가 됨)를 근본적으로 부정한다. 이교수가 위안부를 보는 관점을 그의 글로 직접 확인해 보자. “저는 위안부제를 일본군의 전쟁범죄라는 인식에 동조하지 않습니다. ... 그것은 당시의 제도와 문화인 공창제의 일부였습니다. 그것을 일본군의 전쟁범죄로 단순화하고 줄기차제 일본..

‘반일 종족주의’ 과연 읽을 만한 책인가

내가 평소 책을 많이 사지만 아무 책이나 사는 것은 아니다. 읽을 만한 책이 아니면 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을 사고 말았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는 바람에 낚인 것이다. 덕분에 나도 이 책 베스트셀러 만드는데 작은 도움을 주고 말았다. 이왕 샀으니 읽을 수밖에. 도대체 이 책이 왜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것일까? 대학자(?)인 이영훈 교수와 그 사단의 학문적 업적을 많은 사람들이 이교수 말대로 반일 종족주의로 깔아뭉개는 것은 아닐까? 조국 교수의 말대로 이 책은 구역질나는 그런 책일까? 지면 관계상 책 전체를 하나하나 비판할 수는 없다. 단지 문제되는 이슈 하나만을 선정해 이 책이 갖고 있는 근본적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지금 한참 논란 중인 강제징용 문제다. 이 문제는 이 책 중 ..

8번이나 이름이 바뀐 도시, 리비우-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한 죄의 기원-

1. 법률전문가들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에 인도에 반한 죄(Crimes Against Humanity)와 집단살해죄(Genocide, 제노사이드)란 범죄가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법은 있지만 한 번도 이 범죄가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어 적용된 예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우리나라엔 이런 범죄를 규율하고 있는 법률이 있다. 이 법률에 정한 범죄는 일반적인 형사범죄와 달리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범죄가 발생한 후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처벌이 가능하다. 또한 이 법률에서 정한 범죄에 대해선 보편적 관할권(universal jurisdiction)이 있어 우리나라나 우리 국민과 전혀 관계없는 나라에서 발생해도 우리나라 법정에서 처벌이 가능하다. 이 법률이 바로 2..

미국 건국의 진정한 일등공신, 알렉산더 해밀턴 -베개 같은 책 <알렉산더 해밀턴>을 읽고-

미국 건국의 진정한 일등공신, 알렉산더 해밀턴-베개 같은 책 을 읽고- 알렉산더 해밀턴(1755-1804) 오늘(2018. 9. 29) 오전 드디어 대작을 완독했다. 이 시대 미국의 최고 전기 작가라고 불리는 론 처노(Ron Chernow)가 쓴 (서종민·김지연 옮김). 1426쪽의 책이다. 이 책을 읽느라고 지난 2주 동안 극도로 절제된 생활을 했다. 집에 들어오면 바로 독서 모드로 전환, 취침 전까지 한 두 시간, 새벽 4시부터 아침 식사 전까지 또 한 두 시간을 할애해 읽었다. 특히 지난 추석 명절 때엔 두문불출 논문을 쓰다가도 하루 몇 시간은 이 책 읽는 데에 정성을 쏟았다. 빠른 속도로 읽었지만 족히 30시간 이상이 걸린 것 같다. 그리고 이 리뷰를 썼으니 40여 시간을 이 책과 보낸 셈이다. ..

한 가문을 넘어 모든 이의 역사가 된 가문 이야기 -서간도 시종기를 읽고-

한 가문을 넘어 모든 이의 역사가 된 가문 이야기-를 읽고-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내가 워낙 한미한 집안출신이라 그런지, 가문, 집안, 문벌...이런 유의 이야기 하는 걸 싫어한다. 나는 나대로 살고 싶지, 어떤 누구의 아들로, 어느 가문의 일원으로 살거나 평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가문에 대해선 알아보고 싶고, 그 앎을 널리 전파하고 싶다. 이미 그 가문은 일개 가문을 넘어 우리 모두의 역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 감동 이상을 준 전설의 가문이기 때문이다. 우당 이회영 선생(1867-1932) 가문. 의 저자 이은숙 여사와 남편 우당 이회영 선생 우당의 북경 시절(1924), 앞 줄 맨 오른쪽 인물 우당 형제들은 조선 중기 명재상 백사 이항복의 자손으로 그 집안은 대대로 정..

올챙이 시절의 일본과 이토 히로부미

올챙이 시절의 일본과 이토 히로부미 . 나는 인권법, 그 중에서도 국제인권법을 주 전공으로 연구한다. 박사학위도 국제법으로 받았다. 그런 연유로 시사적인 문제가 국제법 분야와 연관될 때는 특별히 관심 있게 보고 내 의견을 자주 피력한다. 박근혜 정부의 일본군위안부 합의, 이명박 정부의 UAE 비밀군사협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것도 그런 이유다. 두 사건은 우리나라 외교사의 대실책이며 국제법적 재앙이었다. .작년 가을 일본에 갔을 때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 있다. 이토 히로부미(고단샤 학술문고). 문고판 책 표지에 이토를 ‘근대 일본을 창조한 사나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책을 사와 몇 달 동안 시간 있을 때마다 한 부분 한 부분을 음미하며 읽고 있는데, 오늘 아침 읽은 부분이 참 흥미롭다. .187..

<사피엔스>로 보는 장대한 인류의 역사

로 보는 장대한 인류의 역사-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신이 될 것인가- 인문학의 기본적 관심은 인간에 대한 이해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 왔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등등의 문제는 역사, 종교, 철학, 문학 등 인문학의 각 분야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입장에서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십 수 년 만에 맞이한 혹한의 주말에 2014년 출판된 이래 세계적으로 문제작이 된 유발 하라리의 를 완독했다. 웬만한 책이라면 책을 사서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데 이 책은 읽는 데만 3주나 걸렸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 보다도 책 자체가 주는 부담감이 큰 원인이었다. 600쪽 가까운 볼륨에서 오는 부담감과 곱씹어서 읽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