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시리즈

무대와 YS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대를 위한 조언

박찬운 교수 2015. 10. 7. 09:30

꽈배기 시리즈(2)

무대와 YS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대를 위한 조언


요즘 무대, 그러니까, 무성대장이 여러 가지 어렵다고 하지요. 정치생명 건다고 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이미 물 건너갔지요. 그것 안 되겠다 생각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을 들고 나왔는데, 그 마저도 친박들이 들고 일어나니, 며칠 만에, 우선추천인가 뭔가, 이미 한물 간 당헌 당규에 있는 것 꺼내들었다고 하지요. 후퇴에 후퇴... 참, 집권여당 대표 면이 안 섭니다. 더군다나 어제 뉴스를 보니, 서청원 형님이 한 마디 하셨더군요. (앞으로 계속 그러면) “용서하지 않겠다”고요. 국민들 보는 앞에서 무성대장을 한 마디로 개차반을 만들어 버렸군요.


어쩌다가 그 배경 좋은 무대가 이렇게 당하고만 살까요. 한번쯤은 대통령이든 누구든 들이박는 모습을 보여줘야, 저 사람, 대단하다, 뭔가 할 것 같다고 생각들 하고, 그 뒤를 따를 텐데, 지금으로선, 완전 파이군요. 한마디로 속수무책입니다. 그저 친박이 달라면 뭐든 다 벗어줄 것 같아요. 이렇게 가다가는 백기투항은 시간문제이겠군요.


그럼에도 무대에 대해 아직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있지요. 두고 봐라 무대는 YS와 비슷할 거야. 3당 합당으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 결국 대통령이 된 YS와 같이 시간을 번 다음 어느 날, 멋있게 용트림을 할 거라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것은 꿈입니다. 적어도 현재로선, 무대는 YS와 비교가 불가능하거든요. 지금까지 본 바로는 무대는 YS를 절대 따라갈 수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무대가 YS에 밀릴 것은 전혀 없지요. 가족배경요? YS는 거제도의 멸치어장을 해서 돈 푼이나 번 아버지를 두었다지만 무대에 비하면 그건 재벌총수와 골목길 학고 방 주인 정도의 차이지요. 무대는 부산 제일의 갑부 집 아들 아닙니까. 거기다가 그 친인척에 혼맥을 보십시오. 현대 가문과도 연결되고 무슨 신문재벌과도 연결되고... 하도 휘황찬란해 눈이 부실 지경이지요.


무대가 공부를 별로 잘하지 못했다, 독서력이 많지 않았다, 이런 말하는 사람들 있던데요, 제가 보기엔 그것도 두 사람간의 차이라고 볼 순 없지요. YS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왔다고 하지만 그 시절 공부 제대로 해서 거기 들어갔다는 사람 들어본 적 없습니다. DJ는 YS를 항상 무식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DJ, 비록 고졸 출신이지만 얼마나 공부 많이 했습니까. 감옥에 있을 때 이희호 여사에게 책 넣어달라고 엽서에 쓴 것 보셨지요. 거기 보면 DJ는 감옥에서 정치, 경제, 역사, 철학... 안 읽은 책이 없어요.


사실, YS가 DJ에 머리로 밀린 것은 그 감옥 때문이라고 봅니다. YS도 감옥을 몇 번 갔으면 쪼께 책 좀 읽었을 텐데, 그 양반은 그 경력이 없었거든요.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해 항시 옆엔 정치꾼들이 득실댔으니 언제 책 읽을 시간이 있었겠어요. 공부란 자고로 좀 고독해야 합니다. 여하간 YS가 서울대를 나왔든 뭐했든 그의 지적 능력은 천하가 다 알 듯 보잘 것 없는 것이지요. 그 양반 전매특허가 이 말 아닙니까?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


그럼 도대체 무대와 YS를 가른 차이는 무엇이고 그것은 어디에서 기인했을까요. 제가 보기엔 제일 큰 차이는 깡다귀, 근사한 말로 하면, 결기입니다. YS는 그게 있고, 무대는 그게 없습니다. YS는 20대 중반에 국회의원이 되면서 일찌감치 정치 엘리트 길을 걷지요. 머리와 관계없이 자긍심과 자존심이 넘쳤어요. 그래서 그게 손상된다고 할 때는 죽을 각오로 덤벼들었지요. YS는 서슬 퍼런 전두환 때 23일간 단식투쟁한 사람입니다. 무대는 재벌 집 아들이면서도 자존심이 약한 것 같아요. 그 양반 눈을 보면 매우 선합니다. 그런데 광채가 안나요. 그러니까 자존심 팍 상하는 일이 생겨도 그냥 그냥 넘어가는 거지요.


어제, 서청원이 용서하지 않겠다고 면전에서 말 할 때, 저 같으면, 딱 정색하고 세게 한마디 하겠던데, 무대는 그게 없더군요. 서청원을 여전히 범접하기 어려운 정치선배로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서청원의 머릿속엔 아직도 ‘김무성 쟤는 내가 한참 정치할 때 상도동에서 심부름하던 애’라는 생각이 꽉 차 있는 것 같아요. 서청원은 무대를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건 무대의 책임이지 서청원의 책임이 아닙니다. 무대는 서청원으로 하여금 만만한 애 취급을 받도록 처신한 것이거든요.


그럼, 왜, 무대는 YS와 달리 이렇게 자존심이 약하고 만만하게 보일까요. 왜 깡이, 왜 결기가 없을까요. 돈도 아니고, 공부도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저는 두 사람의 몸에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YS는 몸집은 작았지만 한 가지 훌륭한 것은 매일같이 일찍 일어나 조깅하고 배드민턴 치고 하는 버릇을 키웠어요. 그래서 몸이 단단했습니다. 최근에야 병원신세를 지고 있지만 그가 현역에 있을 땐 몸 아파 병원 신세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저는 YS의 몸에서 기를 느낍니다. 그 기가 눈으로 나타나 안광이 형형합니다. 인터넷에 YS 쳐보세요. 그리고 40대 시절의 사진을 한번 보세요. 단구이지만 보통내기가 아니란 게 딱 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무대가 아직껏 이렇게 몸 관리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만일 거구의 몸에서 그 기가 느껴지면 주변 누구도 그에게 함부로 하지 못할 겁니다. 지도자는 일단 눈이 밝아야 합니다. 지도자는 말을 하지 않아도 거기서 뿜어 나오는 기가 있어야 합니다. 거기서 끼가 발동하고, 또 거기서 깡이 나오는 겁니다. 그러면 대통령도, 그 어느 친박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거지요.


그러니 무대가 후일을 도모하려면, 오늘부터, 뛰어야 합니다. 팔 굽히기 해서 근육을 키워야 합니다. 배드민턴 채 사서 뒷산에 올라가 동네주민들과 매일같이 경기를 해야 합니다. 한 게임 한 게임 할 때마다, 몸은 단단해지고, 정신력은 강해질 겁니다. 그리고 하산하면, 천하를 얻을 수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기·끼·깡 철학이 말해주는 무대를 위한 조언입니다.

(2015.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