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일어나 조용히 세상을 돌아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확실한 것은 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 하고 싶어도 할만한 것이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계에 온듯하다. 20대 아니 30대까지는 세상엔 벽이 없었다. 희망이 있었다. 내가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꿈이 있었다. 40대에 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언가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둘 늘어났다. 세상이 온통 안개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50대를 통과해 60대로 들어서니 사방은 난공불락의 벽이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이것이 인생이고 철드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벽을 넘지 않고서는 새 세상은 오지 않는다. 이 벽을 깨지 않고서는 희망을 말할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