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단상

새벽 단상-인생의 벽-

박찬운 교수 2024. 3. 3. 07:42

 

냉전 시기 베를린을 둘로 나눈 베를린 장벽

 

일요일 새벽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일어나 조용히 세상을 돌아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확실한 것은 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 하고 싶어도 할만한 것이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계에 온듯하다.

20대 아니 30대까지는 세상엔 벽이 없었다. 희망이 있었다. 내가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꿈이 있었다.

40대에 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언가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둘 늘어났다. 세상이 온통 안개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50대를 통과해 60대로 들어서니 사방은 난공불락의 벽이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이것이 인생이고 철드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벽을 넘지 않고서는 새 세상은 오지 않는다. 이 벽을 깨지 않고서는 희망을 말할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이 벽에 다가가길 멈추어선 안 된다. 이 벽을 넘어야 하고, 깨부수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결심한다.

 

 

저것은 벽이다.

우리가 매일 같이 찾아가 눈물을 뿌리는 통곡의 벽이다.

 

저것은 벽이다.

우리가 넘어보려고 아무리 시도해도 좌절만 안겨준 난공불락의 벽이다.

 

저것은 벽이다.

우리가 저 앞에서 365일 싸웠건만 결국 수많은 주검만을 만들어 낸 죽음의 벽이다.

 

저것은 벽이다.

우리가 어떤 희생을 해서라도 넘어서 개벽을 맞이해야 하는 벽이다.

 

저것은 벽이다.

우리가 넘을 수 없다면 깨부수고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