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일본여행기

사진으로 보는 도쿄

박찬운 교수 2017. 7. 4. 04:42

사진으로 보는 도쿄

 

요즘엔 어딜 가도 사진을 많이 찍는다. 스마트폰이 있기에 순간적으로 남겨야 할 장면이라 생각되면 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이번 도쿄 출장도 마찬가지였다. 몇 년만에 가는 도쿄는 변한 것이 없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피사체는 여전히 많았다. 이곳에 그 일부를 간단한 메모와 함께 남긴다. 나는 저 장면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히비야 공원 

1903년 만들어진 일본 최초의 서양식 공원이다. 아마도 일본의 선각자들이 영국 런던 등지에서 본 공원에 큰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황궁 근처에 소재하며 주변엔 관청가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도쿄 중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나무들은 이미 수령 100년을 넘었다.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런던 한 가운데에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코네 모리 조각 미술관/ 고라 공원

하코네를 오랜만에 다녀왔다. 내가 워낙 온천을 좋아하는 지라 일본에 가면 온천욕 하는 것은 놓치지 않는다. 하코네는 도쿄 신주쿠에서 로만스카라는 하코네 전용 열차를 타면 편리하다. 한시간 반쯤 걸리는 데, 하코네의 중심 하코네 유모토로 바로 들어간다. 온천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유모토 근처에서 묵어도 좋고 시간이 없는 경우라면 히가에리 온천(1일 관광객을 위한 온천)을 이용하면 된다. 

하코네는 지형상 일본의 간사이 지방에서 도쿄(에도)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이 산악지방을 통과하면 광활한 개활지인 에도로 들어가는 것이다. 에도 시대엔 도쿄의 유력자들이 시시때때로 이곳에 온천을 하러 왔기 때문에 많은 온천여관이 생겨났다. 지금도 유명 온천여관은 그 역사가 수백 년이다.

하코네는 풍광이 좋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도쿄는 산이 없는 곳이라 하코네에 와야 제대로 된 산을 볼 수 있다. 울창한 숲과 계곡이 운무와 함께 어울어져 있으면 별천지라는 느낌이다. 이 풍광을 보고자 한다면 유모토에서 떠나는 등산철도를 이용해야 한다. 이 철도를 타고 40분쯤 올라가면 고라라는 곳에 도착한다. 고라에서 로프카를 타고 산을 넘어가 아시노고 호수에서 배를 타고 유모토로 돌아오면 하코네 일주를 완성한다. 

나는 이번 하코네행에선 온천욕을 한 다음 등산철도를 타고 고라에 가 고라공원을 보고 그곳에서 도보로 모리조각미술관을 보는 것에 그쳤다. 모리조각공원은 일본을 여행하는 분들에겐 꼭 한 번 가볼 것을 권하고 싶다. 심산유곡에 세계 최고수준의 경이로운 조각 공원이 있다. 1969년 개장한 이 미술관엔 헨리무어, 브르델 등의 거장 작품 120여 점이 탐방객을 맞이한다. 나의 이번 여행은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그로 인해 주변 풍광은 더욱 이채로웠다. 특히 이곳엔 1984년 개관한 피카소 미술관이 있다. 회화는 많지 않지만 피카소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수많은 드로잉과 도자기를 볼 수 있다.

 

고라공원

 

 

모리조각공원

 

 

 

 

두 장의 사진

일본이 우리보다 잘 살고 풍요로운 사회인 것은 맞지만 사람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여유는 없어보인다. 노인은 외롭고 아이들은 애처롭다. 두 사진을 보라. 하나는 도쿄 제일의 상업지역인 롯뽄기에서 찍은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어시장으로 유명한 스키지 시장 근처에서 아침에 찍은 것이다. 노인과 소년, 다르지만 무언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