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검찰개혁

보완수사 폐지론자에게 묻는다, 도대체 구속제도를 어떻게 바꾸려는가?

박찬운 교수 2026. 4. 17. 08:43

보완수사 폐지론자에게 묻는다, 도대체 구속제도를 어떻게 바꾸려는가?

 



민주당 내부에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이 여전히 대세라고 한다. 나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보완수사권의 성격이나 피해자와 피의자를 위한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입장에서 그 불가피성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오늘은 그것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구속제도의 입장에서 폐지론의 허구성을 밝히고자 한다. 이 문제는 보완수사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이슈이다. 내가 오늘 폐지론자들에게 묻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다.

“보완수사권을 없앤다면 도대체 구속제도를 어떻게 바꾸려는가?”


1. 현재의 구속제도는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202조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한 경우 10일 이내에 검사에게 인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03조는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하거나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인치받은 경우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석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수사를 계속할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10일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이 202조와 203조의 구조를 함께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경찰 구속 후 검사에게 인치하도록 한 202조, 그리고 검사에게 별도의 구속기간과 그 연장권을 부여한 203조는 모두 검사가 수사를 계속한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구속은 단순한 신병확보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수사를 위한 제도이며, 형소법은 그 수사의 주체로 검사를 명확히 상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검사에게서 수사권(여기서는 보완수사권을 의미)을 빼앗으면 어떻게 되는가? 검사에게 피의자를 인치할 이유가 없어지고, 검사 구속기간의 존재 근거가 사라지며, 구속제도 전체가 뿌리부터 흔들린다.


2.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의 허구

폐지론자들은 이에 대해 이렇게 반박할지 모른다(이것은 내가 폐지론자 입장에서 가상한 것임).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는 폐지하되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는 여전히 가능하다. 따라서 검사의 (보완) 수사권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보완수사의 방법만 제한하는 것이니 구속제도를 크게 바꿀 필요는 없다.“

만일 폐지론자들이 이렇게 주장한다면 이것은 근본부터 틀린 것이다.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검사에게 (보완) 수사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현행 구속제도는 위에서 본대로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형소법이 검사에게 별도의 구속기간을 부여하고 그 연장까지 허용한 것은 바로 그 직접수사를 위한 것이다. 보완수사 요구는 그 직접수사의 대체물이 될 수 없다.

설령 이를 인정하더라도 현실의 벽은 더 높다. 피의자가 검사에게 인치되는 순간 신병은 검사 관할로 넘어가고 피의자는 구치소에 수감된다. 이 상태에서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조사를 하려면 구치소 출장조사를 하거나 피의자를 경찰서로 보내 조사를 받게 해야 한다. 출장조사는 환경적 제약이 크고, 조사 목적의 신병 이동은 피의자의 동의와 계호 인력이 필요하다. 제한된 구속기간 안에 이러한 방식으로 실질적 수사를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나아가 구속영장은 검사의 청구에 의해 법원이 발부한 것인데, 그 신병이 영장 청구와 무관한 경찰의 수중으로 사실상 넘어간다면, 이는 영장주의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한다.

결국 "방법만 제한할 뿐"이라는 주장은 구속제도의 설계 원리를 부정하고, 현실적 수사를 불가능하게 만들며, 영장주의마저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형식은 살리되 실질은 작동하지 않는 제도를 만드는 셈이다.


3. 경찰구속제도만 남긴다면 무엇이 전제되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폐지론자들이 한 발 더 나아가 "구속제도 자체를 바꾸어 경찰 구속제도만 남기면 된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이렇게 된다면 구속사건에서 검사는 경찰의 수사 종료와 동시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경찰 구속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려면 한 가지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검사가 경찰의 수사과정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의 방향, 증거 수집의 범위, 조사의 깊이를 검사가 처음부터 함께 관리해야만 수사 종료 시점에 즉각적인 기소 판단이 가능하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폐지론자들이 가장 강하게 거부하는 것이다. 그들은 검사의 수사 관여 자체를 없애자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경찰 수사만으로 기소 판단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것은 앞에서도 막히고 뒤에서도 막히는 완전한 자기모순이다.


4.폐지론은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보지 못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론은 검찰 권한 축소라는 정치적 목표에 집중한 나머지, 형사절차가 하나의 유기적 체계로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수사권을 없애면 구속기간의 존재 근거가 사라지고, 구속제도를 바꾸면 기소제도에 영향을 미치며, 결국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 재설계는 필연적으로 검사의 수사 관여를 다시 요구한다. 폐지론은 제 꼬리를 무는 논리다.

부분만 바꾸고 전체의 정합성은 무시하는 입법은 법조문을 바꿔 현장을 마비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의 구속제도 하에서 보완수사 폐지론은 도저히 법적 정합성을 갖출 수 없다. 폐지론자들이 진정으로 이 주장을 관철하고 싶다면, 구속제도 전체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 먼저 답해야 한다. 그 답 없이 보완수사권 폐지만을 외치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무지이거나, 아니면 그 혼란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것이다.(2026.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