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중앙아시아를 가다 4

중앙아시아를 가다(4/최종회)-알마티로 가는 길-

중앙아시아를 가다(4/최종회)-알마티로 가는 길- 이제 여행의 종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식쿨 호수 인근 도시 카라콜에서 하룻밤을 자기로 하고 산속 리조트에 짐을 풀었다. 카라콜은 키르기스스탄 4번째 도시라지만 인구 9만에 불과한 조그만 도시다. 특별히 볼만한 게 있는 도시가 아니니 그냥 패스해도 될듯하지만 이곳에 오면 꼭 들러야 되는 건축물 몇 개가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 기와집 형태의 모스크인데 지나가면서 차창으로 언뜻 보았을뿐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웠다. 인터넷으로 모스크를 찾아 살펴보니 10여 년 전 타클라마칸 기행을 할 때 들렀던 카슈가르의 모스크와 흡사했다. 중국과의 변경 지대에서 나타나는 문화의 교착현상이 건축양식에 영향을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신 한 곳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러시아 정..

중앙아시아를 가다(3)-중앙아시아의 숨은 보석, 키르기스스탄-

중앙아시아를 가다(3)-중앙아시아의 숨은 보석,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혀가 꼬였는지 발음하기조차 힘든 이름이다. 외웠다고 생각해도 잠시 딴전을 피우면 머릿속에서 뱅뱅돌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주 흥미로운 나라다. 실크로드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이곳이 없었다면 동서 교류의 위인들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내륙에 위치하며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중국과 접경을 이루고 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이고 더군다나 3천 미터 이상의 산간지방이 그 40%을 차지하니, 사람들은 이 나라를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고 부른다. 나는 이런 별칭보다 키르기스스탄을 중앙아시아의 숨은 보석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게 속살을 보여준 키르기스스탄은 ..

중앙아시아를 가다(2)-돌 하나에서 실크로드의 옛 영화를 보다, 타슈켄트에서의 감상-

중앙아시아에 가다(2)-돌 하나에서 실크로드의 옛 영화를 보다, 타슈켄트에서의 감상-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실크로드 역사에서 사마르칸트와는 그 중요도에 있어 비할 수는 없지만 이 도시가 동서문명 교류의 거점도시 중 하나였던 것만은 확실하다. 이 도시는 실크로드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천산 산맥의 서쪽 끝에 위치하기 때문에 현재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국경에서 멀지 않다. 타슈켄트는 우즈베키스탄 역사에서 2천 년이 넘는 도시로서, 8세기 이후 이슬람화되었고, 13세기 초 징키스칸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후 여러 한국(Khanate)에 의해 지배되다가,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지배를 받게 된다. 러시아 혁명 이후 타슈켄트는 소련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의 거점도시로 급속하게 성장돼,..

중앙아시아를 가다(1)-사마르칸트에 서다-

중앙아시아를 가다(1)-사마르칸트에 서다-  중앙아시아 탐방을 마치고 어제 서울에 도착했다. 열흘의 노독으로 몸은 푸석푸석 하지만 책상 앞에 앉았다. 사마르칸드의 비비하눔 근처 바자르에서 산 꽃차 한 잔을 마시며 카자흐스탄의 건포도를 맛본다.  꽃차의 향과 건포도의 단맛을 느끼며 눈을 감으니 아직도 중앙아시아의 어느 골목길을 걷는 느낌이다. 생각해 보니... 이런 맛과 향의 호사스러움은 지금으로부터 1천 년 전 실크로드 어느 선상의 도시에서 살면서 세계의 모습을 그려보고자한 어느 시인의 삶이기도 했을 것이다. 21세기의 눈으로 보면 이런 모습이야말로 일상이지만 그 원형은 1천 년 전의 인간에게도 발견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류는 탄생 이래 지금까지 수백만 년을 꾸준히 교류하고 공감하면서 살아왔다.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