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교육 14

로스쿨의 미래가 있는가, 하기 힘든 말 한 번 해봅시다

로스쿨의 미래가 있는가, 하기 힘든 말 한 번 해봅시다 로스쿨 교수로서 요즘처럼 어려울 때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학업을 포기하겠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이런 행동이 진심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만 사태는 위중합니다. 지금 3학년 학생들은 내년 1월 4일부터 예정된 변호사시험을 봐야 하는데, 만일 시험이 그대로 실시되고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이들 3학년 학생과 2학년 학생들의 피해는 예상키 힘들 정도로 클 겁니다. 학생들의 주장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봅니다. 법무부도 이 사태에 대해서 별반 말이 없잖습니까. 그렇게 사시존치를 주장하던 변호사 단체도 조용하잖습니까. 그러니 이 사태는 일단 이 정도에서 정리하고 학업에 복귀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래 주길 바랍니다. 저는..

대학 경쟁의 허와 실

대학 경쟁의 허와 실 [요즘 중앙대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중앙대 문제는 중앙대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모든 사학, 모든 대학의 문제입니다. 중앙대 문제는 대학 경쟁의 실상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 지를 보여줍니다. 저는 4년 전 이 문제를 경향신문의 한 시론에서 거론한 적이 있습니다. 4년이 지난 오늘 이 글을 꺼내 읽어보니 한 자도 바꾸지 않고 다시 신문에 게재하고 싶습니다.] 12세기 이전만 해도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였다는 것이 세계사의 상식이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세계의 중심축은 급격히 유럽으로 기울어졌다. 유럽이 중국을 앞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대학의 출현이다. 유럽에는 학문의 자유를 누리는 대학이 탄생하여 그 대학을 중심으로 사상과 과학의 혁명이 준비되었다. 이것..

학문하는 자세

학문하는 자세 중앙대 사태를 보면서 대학의 현실을 알았을 겁니다. 한국의 대학은 자본과 권력에 종속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학문이란 기업과 권력을 위한 지식생산, 인간생산에 다름 아닙니다.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야기합니다. 대학에는 학문하는 사람, 학자가 있어야 한다고요.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요. 도대체 학자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이 학자일까요. 학자를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저는 오늘 학문하는 자세, 학문하는 이의 열정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없이는 어떤 학문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과 같은 현실에서 이렇게 말하는 게 참 어쭙잖은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상을 버릴 수 없습니다. 그것이 한심한 현재를 이길 수 있는 힘이..

학문하는 자세, 샹폴리옹 그리고 나

학문하는 자세, 샹폴리옹 그리고 나 방학 중이지만 학교에 나오는 일은 학기 중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도 일찌감치 연구실로 나왔습니다. 오는 도중 전철 안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슨 자세로 학문이란 것을 하는 것인가. 지난 번 이곳에 포스팅한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았습니다. 막스 베버의 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일단 눈가리개를 하고서, 어느 고대 필사본의 한 구절을 옳게 판독해 내는 것에 자기 영혼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생각에 침잠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예 학문을 단념하십시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우리가 학문의 체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결코 자기 내면에서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학문에 문외한인 모든 사람들로부터는 조롱을 당하는 저 기이한 도취, 저 열정, ”네가 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