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과 잉크에 담긴 추억 내 책상 속에는 귀한 만년필 한 자루가 있다. 가격도 꽤 나가겠지만 내겐 추억이 가득 담긴 만년필이다. 나는 그것을 특별한 경우에 사용한다. 내 저서를 누구에게 선물할 때, 마음먹고 손 편지를 쓸 때... 이 만년필에 사용하는 잉크 또한 특별하다. 자그만 치 17년이나 된 잉크다. 살 때도 수퍼 블랙이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 농도는 더욱 더 진해졌다. 수퍼 수퍼 수퍼 ... 블랙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아주 옛날이야기다. 내가 사법시험 수험생활을 한참 할 때이니 33-4년 전의 일이다. 그 때 내 주변에는 A라는 선배가 있었다. 그 선배는 선후배 누구로부터도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던 사람이었다. 나는 운 좋게도 그 선배와 같이 공부하고 함께 잠을 잤다. 그 선배의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