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영외에서 동성애를 했다고 형사처벌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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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나 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여러분에게 우선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아래 예를 잘 읽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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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원 A는 동성애자이다. 그는 연인 B와 성생활을 즐긴다.
2. 군인 C는 동성애자이다. 그는 군인인 연인 D와 성생활을 즐긴다.
3. 교사인 E는 이성애자이다. 그는 연인 F와 여러 형태의 성생활을 즐기는 데, 그 중에는 항문섹스도 포함된다.
4. 군인 G는 이성애자다. 그는 군인인 연인 H와 여러 형태의 성생활을 즐기는 데, 그 중에는 항문섹스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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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예 중 우리나라 법에서 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 행위가 있을까요? 법을 모른다 하지 말고 상식선에서 한 번 답해 보십시오. 아마, 기독교에서 동성애에 대해 엄격한 교육을 받은 분들이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요? “설마 저런 게 범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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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저런 행위는 본질적으로 범죄가 될 수 없습니다. 동성애든 이성애든, 사람들이 어떤 형태의 성생활을 하든, 정상적인 국가라면 국가가 관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선 위 행위 중 두 경우가 자칫 범죄로 취급되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2번과 4번입니다. 군인들은 저런 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민간인은 두 경우 모두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데, 군인은 안 된다는 것이지요. 군인의 경우는 이불속까지 국가가 들여다보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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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근거가 군형법 92조의 6(추행)입니다. 이 규정에 의하면 군인 간의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그 밖의 추행’이라 함은 항문성교에 준하는 성행위를 말함)을 처벌합니다. 그것은 동성애자든(위 2번 예) 이성애자든(위 4번 예) 항문성교를 하면, 영 내외를 불문하고, 합의를 한 경우라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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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번과 4번은 법적으론 다 같이 범죄지만 실제로 처벌되는 것은 2번에 한합니다. 군이 동성애에 대해서만 편파적으로 이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규정은 처음부터 군인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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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육군이 참모총장의 지시로 군내 동성애자를 색출해 처벌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자인 육군대위 A모는 는 며칠 전 영외에서 같은 동성애자인 군인과 성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군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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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에게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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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형법 제92조의 6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국민의 사생활 중 가장 내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불속 행위를 통제하는 것입니다. 현대문명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국가폭력입니다. 이 규정은 국가가 성생활의 체위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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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규정은 오로지 동성애자에게만 적용되니, 국가가 국민을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로 나누어,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것이고, 민간인 동성애자는 처벌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군인 동성애자를 이중 차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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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군형법 제96조의 6은 폐지하거나 개정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이미 유엔의 인권기구(UN Human Rights Committee)마저 대한민국 정부에 강력히 권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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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장은 영내에서 군의 기율유지상 필요한 성행위 금지도 필요 없다는 게 아닙니다. 현역 군인으로 가서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강요받는 경우를 염려하십니까? 그렇다면 염려하지 마십시오. 우리 군형법은 그런 경우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습니다. 강간죄, 유사강간죄, 강제추행죄 등이 규정되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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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나갈 수도 있습니다. 군기율을 위해 영내에선 합의가 있더라도 성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을 따질 것 없이, 금지공간을 영내로 제한해, 모든 군인에게 차별 없이 적용되도록 규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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