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낭만

박 조르바를 꿈꾸며

박찬운 교수 2015. 9. 28. 06:33

박조르바!


터키 마르마라 해협을 건너는 선상에서, 멀리 트로이를 바라다 보는 나를, 누군가가 찍었다.


나는 예전부터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 아래 내 몸을 던지고 싶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면서 자유인 조르바를 동경했다.

나도 그처럼 자유를 얻어 하늘 높이 훨훨 날고 싶었다.

카잔차키스가 말하는 조르바는 이런 인물이었다.


"조르바는 내가 오랫동안 찾아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그리스인 조르바, 이윤기 역, 22쪽)


"지금 세상이 아닌, 좀 더 원시적이고 창조적인 시대였다면 조르바는 한 종족의 추장쯤은 넉넉히 했으리라. 그는 앞장서서 도끼를 들고 새 길을 열었으리라."(111쪽)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었다. 조르바는 스스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유를 원하는 자만이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222쪽)"


몇 년 전 조르바와 같은 행색을 하고 터키를 찾았다. 단 며칠이라도 자유인이 되고 싶었다. 수염도 깎지 않고 태양을 즐겼다.


가끔 나는 이 번잡한 곳을 떠나 세상 이곳 저곳을 주유하고 싶다. 그 하나의 욕망 때문에 지금껏 나는 틈나는 대로 배낭을 둘러매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자유를 누리며 끼를 발산했다. 내게 있어 그 방랑은 이 세상을 살면서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쁨이자 행복이라 생각한다. 



미얀마 바간의 어느 폐허가 된 사원에서 


베니스 리알토 다리 위에서


파미르 고원에서


타크라마칸 사막 한 가운데에서


지중해 한 가운데 몰타에서


미국의 최 남단 플로리다 키 웨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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