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오늘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지요. 이제 새 애인이 생겼습니다. 오늘 시점에서 수정해 올립니다.
.
붉은 머리 애인을 추억함
2년 전 애인과 마지막을 보낸 버킹검 궁전 앞에서
새애인과 함께 2019년 1월 일본 유후인에서
.
생각해보니 십년이 넘었구나.
유럽의 어느 공항에서 너를 만난지가.
너를 보는 순간 우리가 생을 함께 하는 건 운명이었다.
.
너의 붉은 입술이 내 목을 핥을 때의 그 황홀함...
.
추운 날이 되면 내가 너의 애무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느냐 .
.
내겐 너외에도 옐로우와 그레이 두 친구가 있었잖니. 아침이면 그들도 얼마나 애절하게 내 간택을 바랐을까.
.
나는 그들에게 너무나 쌀쌀했구나.
눈길도 안주고 너에게 손을 내밀 때 그들은 얼마나 나를 야속하다 했을까.
.
그렇게 사랑한 너를 어처구니 없게 잃고 말았구나.
.
그순간 내눈에 뭐가 씌었었나 보다. 돈주머니에, 컴퓨터에, 눈이 가는 바람에 너를 놓치고 말다니...
.
한순간의 실수가 우리를 영원히 갈라놓았구나.
.
애석하고 애석하다. 미안하고 미안하다.
.
너는 아직도 젊어 그 붉은 입술은 강렬하기만 한데...이를 어쩌냐.
.
부탁 하나 할테니 잊지 말거라.
.
혹시나 새주인이 생기거든 날 잊어야 하느니라. 그와 함께 너의 남은 생을 불태워라.
.
이것이 그동안 나에게 수고한 너를 위한 마지막 인사다.
.
아듀!!! 나의 붉은 머리 애인아!!!!
.
# 2년 전 전 런던 공항검색대에서 보안검색을 하는 중 잠간의 부주의로 제가 젤로 아끼던 붉은 스카프(100% pure 캐시미어)를 잃어 버렸습니다. 11년간 제 목을 감싸준 그 스카프를 잃은 게 참으로 애석하군요 ㅜㅜ.
# 최근 새애인이 생겼습니다. 과거 애인에겐 미안하지만... 정말로 보드라운 감촉이 죽여 줍니다.
'삶의 여정 > 낭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카페에서 (0) | 2019.10.07 |
---|---|
가을초상 (0) | 2017.10.11 |
밤하늘의 별 하나를 발견하는 것보다 어렵고 위대한 일 (3) | 2015.11.27 |
가을 남자 (1) | 2015.10.22 |
박 조르바를 꿈꾸며 (1) | 2015.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