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인빅터스(Invictus)

박찬운 교수 2020. 7. 18. 09:05

 

 

 

  이 영화는 넬슨 만델라(모건 프리먼)의 이야기이며 남아공 화해 역사의 한 증언이다.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를 끝내고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앞엔 흑백 갈등으로 갈기갈기 찢겨진 국가가 있을 뿐이다. 백인으로 이루어진 럭비 국가 팀 스프링복스와 영국이 경기를 하면 흑인들은 모두 영국을 응원할 정도다.

이 상황에서 만델라는 스프링복스의 주장 프란시스 피나르(맷 데이먼)를 초대해 1995년 예정된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해 줄 것을 부탁한다.

스프링복스의 실력으론 불가능한 요구다. 이 때 만델라는 피나르에게 항상 애송하는 시 하나를 건네준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인빅투스. Invictus는 ‘굴하지 않는다’는 뜻의 라틴어. 이 시는 영화 이곳저곳을 수놓는다.

피나르와 그의 팀은 만델라의 이 불가능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이들은 넬슨 만델라가 30여 년 간 수감되었었던 감옥을 처음으로 가본 뒤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어떻게 그렇게 오랜 세월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갖은 박해를 가한 사람들과 함께 평화의 나라를 만들어 가는 꿈을 꿀 수 있다는 말인가...이렇게 만델라의 꿈은 선수들에게 전달되고, 선수들은 럭비로 남아공을 하나로 만들 것을 꿈꾼다.

그 결과일까, 스프링복스는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올라가 최강팀 뉴질랜드를 만난다. 상대는 천하무적, 평상시라면 남아공이 그들의 적수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경기엔 항상 이변이 있는 법! 경기는 연장전까지 가면서 남아공이 승리한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기적은 경기장에 운집한 6만5천명의 관중과 4천만 남아공 국민들이 흑백을 넘어 혼연일체 응원을 했다는 점이다. 남아공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남아공의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순간이다. 2009년 작,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마침 작고한 장영희 교수가 인빅터스를 번역해 놓은 게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2020. 7. 18)

 

굴하지 않는다(Invictus)/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엄습하는 밤에

나는 그 어떤 신이든, 신에게 감사한다.

내게 굴하지 않는 영혼 주셨음을.

 

생활의 그악스러운 손아귀에서도

난 신음하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우연의 몽둥이에 두들겨 맞아

머리에서 피가 흘러도 고개 숙이지 않는다.

 

천국의 문이 아무리 좁아도,

저승의 명부가 형벌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I am the master of my fate),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I am the captain of my 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