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생/사상

<자발적 복종>을 읽고 ...그리고 복종의 심리학

박찬운 교수 2015. 9. 26. 22:27

<자발적 복종>을 읽고 ...그리고 복종의 심리학


어제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에티엔 드 라 보에시의 <자발적 복종>(심영길, 목수정 옮김)을 읽었다. 16세기 라 보에시라는 18세의 프랑스 소년이 쓴 책이다.


절대왕권으로 들어가는 시기 그는 한 가지 의문을 품었다.

왜 사람들은 저런 독재자에게 복종하는가? 왕이라 할지라도 한 인간이고, 그가 혼자서 열 사람, 백 사람을 이길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수 천, 수 만의 민중은 어찌하여 저런 독재자에게 복종하는가?

이 질문은 오늘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


그의 말이 나의 가슴을 친다.

"독재자의 권력이란 그 권력에 종속된 다른 모든 이들이 그에게 건네준 힘일 뿐이다. 다른 모든 이들이 독재자를 참고 견디는 한, 그의 권력이 부리는 횡포는 계속될 것이다. 사람들이 독재자에게 저항하지 않더라도, 단지 견녀내기를 멈추기만 해도, 독재자는 더 이상 그들에게 어떤 해악도 끼칠 수 없다."(36-37)


"독재자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는 혼자이고, 사랑받을 만한 어떤 장점도 지니지 않았다. 그는 민중들에게 비인간적이고 잔혹할 뿐이다."(37)


"독재자와 싸울 필요는 없다. 그를 패배시킬 필요도 없다. 독재자는 스스로 굴복한다. 민중이 독재자에 대한 굴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독재자는 스스로 무너진다."(46)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존재이며, 또한 그 상태로 계속 존재하길 희망한다. 그러나 그 본성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받아들이면서 매우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자발적 복종의 일차적 근거는 습관이란 사실을 발견한다. 그것은 마치 말이 길드는 과정과 같다. 말에 재갈을 채우면 처음에는 재갈을 물어뜯다가 나중에는 익숙해져 재갈을 갖고 장난질한다."(81)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라 보에시라는 이 18세의 소년의 말에서 우리가 깨달을 말은 이것이다.

"굴종에서 벗어나자. 굴종을 견뎌내지 말자. 그러면 독재는 무너진다.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생긴 이 굴종의 습관을 직시하자. 이 굴종의 사슬을 끊어버리자."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하자.

나는 이 문제에 대하여 몇 년 전 오마이뉴스에 글 하나를 썼다. 복종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의 복종>이란 책을 해설한 것이다. 우리의 복종이 어떻게 심리학적으로 설명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부디 아래 글을 읽어 보기 바란다.

http://school.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36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