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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북 십계명

박찬운 교수 2015. 9. 27. 04:34

페북 10계명

나는 아직 페북 초년병이다. 지난 몇 달간 페북에 빠졌을 뿐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경험만으로도 페북 문화에 대해서 한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다. 페북은 엄청난 문화현상이다. 이것은 우리 세대에게 축복이자 재앙이다. 제대로 사용한다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폐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요 며칠 만나는 사람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페북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 보았다. 그렇게 해서 서로 공감 할 수 있는 페북 10계명--혹시 50대 쉰세대의 페북 10계명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을 만들었다. 그것을 오늘 공개한다!!

이 계명이 부디 페북 공간에서 페친들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즐겁게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든데 일조하길 바란다.

제1계명 친구를 존중하라

페북에선 비슷한 관심,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친구가 된다. 그런 이유로 페친은 감정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때는 가족보다, 동창생보다 더 편하다는 감정을 갖는다. 이런 페친으로부터 감정적, 인격적 공격을 당한다면 그 상처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무엇보다 페북에서 만난 페친을 존중해야 한다. 결코 욕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글을 의도적으로 쓰거나 그런 댓글을 달아서는 안 된다.

제2계명 나쁜 친구는 과감히 정리하라

친구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그런 친구를 페북에서 둘 필요는 더욱 없다. 따라서 자신의 글에 인격적인 공격을 하는 페친은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 기준은 무턱대고 욕하는 사람, 글 내용을 보지도 않고 비난하는 사람, 자신의 생각을 과도하게 강요하는 사람 등이다.

제3계명 친구를 너그럽게 대하라

페북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댓글이나 글을 게시하는 것은 결코 좋지 못하나 설혹 그런 것을 보더라도 조금은 너그럽게 대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글을 볼 때도 너무 흥분하지 말고 차분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그런 댓글을 만나면 <좋아요>를 눌러주라. 대부분 댓글을 단 사람이 미안함을 느낄 것이다. 눈에 안 보이는 친구라 쉽게 비난 할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비난한 사람을 안 보니 오히려 쉽게 너그러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제4계명 친구를 격려하라

페북에 글을 올리는 사람의 마음은 그 글이 공감을 얻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니 페친들은 그 글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 한 <좋아요>를 눌러 주는 게 좋다. 그거 누르는데 돈도 안든다. 에너지 소모도 거의 없다. 글이 마음에 든다면 한 줄 댓글을 달아 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게 글쓴이에 대한 최소한의 격려다.

제5계명 적극적으로 공유하거나 페친 신청을 하라

페북에서 페친이 늘어나는 것은 자신과 공감하는 친구가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서 글쓴이는 만족감을 느낀다. 그러니 읽어 본 글에서 공감했다면 글쓴이와의 관계를 계속함으로써 서로의 공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글이나 정보를 다른 페친과 공유하거나 글쓴이에게 적극적으로 페친 요청을 할 필요가 있다. 글쓴이도 그것을 통해 자신의 글이 많은 친구로부터 공감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낄 것이다.

제6계명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게시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삼가라

페북 상에 의외로 허위사실이 많이 떠돌아다닌다. 이런 것은 자칫 법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타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사실은 게재나 공유를 삼가야 한다.

제7계명 실수를 인정할 때는 즉시 시정조치를 취하라

페북에 글을 게시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일어남으로 조심을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실수할 수 있다. 이 경우 실수를 발견하는대로 조치를 취해야 그 실수로 인한 책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즉시 글을 삭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실수를 하였다 해서 모든 경우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 아니다.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법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8계명 지극히 사적인 글이나 사진 게재는 삼가라

페북이 페친 간의 교류의 장이지만 한번 올린 글이나 사진은 사적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이야기 혹은 그런 유의 사진은 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번의 실수가 후일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나타날 수 있다.

제9계명 페북 사용에 금기시간을 설정하라

페북은 매우 중독성이 강한 SNS다. 하루 대부분 시간을 페북에 몰입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밤에 잠을 자다가도 페북을 하기도 한다. 이런 것은 삼가야 하는 데 그게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지티브 방식으로 이럴 때만 하라고 하는 방식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오히려 네가티브 방식으로 이런 때는 하지 않도록 하자고 자신만의 규율을 세울 필요가 있다. 예컨대, 취침 시간 중, 사람과 대화할 때, 수업시간이나 업무시간, 가족과 식사할 때 등등, 최소한 이런 때는 페북 사용을 삼가라.

제10계명(황금률) 페친을 존중하고 페북 사용은 절제하라

제1계명에서 제9계명까지 9개의 계명은 결국 페친을 존중하고, 과도한 페북 사용을 절제하라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것 다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이것만은 기억하라.

<페친을 존중하고 페북 사용을 절제하라>

이것이 바로 계명 중의 계명, 황금률이다.

(2014.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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